테그라3는 올 초부터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듀얼 코어 스마트폰, 듀얼 코어 스마트패드가 막 선보여질 즈음에 이미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의 시제품이 제조사에 공급되어 차세대 제품 개발에 들어갔고, 그 뒤에도 성능이나 관련 제품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 가을쯤 첫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예상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어제 테그라3의 공식 데뷔와 아울러 아수스가 테그라3를 넣은 첫 번째 패드, 트랜스포머 프라임을 공개되면서 쿼드코어 모바일 제품 시대를 열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테그라3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쿼드 코어니까 막연하게 4개의 뇌를 갖고 있는 프로세서로 여길 수도 있지만, 실제 테그라3는 1개의 뇌를 숨겨 놓았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그래픽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능력도 더욱 강화했고요. 지금 그 비밀을 한 꺼풀씩 풀어보겠습니다.
제5의 코어, 컴패니언 코어
보통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적인 연산 회로를 코어(core)라고 합니다. 이 코어가 하나면 싱글 코어, 2개면 듀얼 코어라고 하죠. 테그라3처럼 4개의 코어를 가진 프로세서가 바로 쿼드 코어 프로세서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처리장치에 코어를 여러 개 넣는 이유는 특정한 명령을 여러 코어에 나눠 같은 시각에 처리함으로써 좀더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1개의 코어에서 4개의 명령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보다는 4개의 코어에서 1개씩 명령어를 나눠서 처리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니까요.
하지만 그 많은 코어를 다 쓰는 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쿼드 코어 프로세서에 있는 4개의 코어를 다 쓴다는 말은 결국 그 코어들이 모두 일을 하도록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배터리에서 영양분을 공급받는 모바일 장치에서는 치명적인 문제지요. 모든 코어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을 배터리에서 끌어다 쓰는 만큼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요.
때문에 듀얼 코어든 쿼드 코어든 요즘 프로세서는 처리해야 할 작업량에 따라 일을 할 코어의 수를 조절하거나 전체 클럭을 낮추는 등 전력 소모를 줄이려고 여러 묘안을 짜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동 클럭이 높은 프로세서일 수록 누설 전력도 많아 배터리 소모도 더 큽니다. 반대로 저전력 코어는 그러한 전력소모도 적지요. 쿼드 코어 AP인 테그라3도 예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모바일 장치에서 쓰는 프로세서인 터라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지요. 결국 오랜 고민 끝에 4개의 코어와 또 다른 5번째 코어, ‘컴패니언 코어’를 넣은 가변형 대칭 멀티코어 프로세싱(variable Symmetric Multiprocessing) 기술을 반영했습니다.
제5의 코어, 컴패니언 코어는 다른 코어와 기본적으로 구조 자체는 똑같습니다만, 작동 클럭이 절반 이하로 낮은 저전력 설계의 코어입니다. 테그라3의 최대 클럭은 1.5GHz지만, 이 코어만큼은 그 1/3인 500MHz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지요. 흥미로운 점은 제5의 코어를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가 알아채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는 쿼드 코어를 인식할 뿐 이 숨겨 놓은 코어를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제5의 코어는 필요한 때 별 탈 없이 잘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제 제5의 코어는 다른 코어보다도 더 많이 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다른 코어가 쉬는 동안, 또는 가벼운 작업을 처리할 때 쓰는 코어이기 때문이지요. 보통 대기 상태거나 e메일을 확인하는 작업을 할 때 제5의 코어가 작동합니다. 특히 모바일 기기들은 전체 사용시간 중 80%가 대기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기 상태라도 네트워크에 연결해 메일을 수신하고 소셜 네트워크 동기화나 날씨 같은 각종 정보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최소의 전력으로 이런 작업을 수행해야만 하죠. 또한 화면만 띄워 놓은 단순한 작동 상태에서 위젯이나 라이브 배경을 비롯해 단순한 작업에서 컴패니언 코어가 일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일의 분배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이 테그라3에 들어 있습니다.
듀얼 코어보다 낮은 전력에서 더 높은 성능 발휘해
컴패니언 코어의 역할 때문에 “그럼 메인 CPU 코어들은 계속 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물론 다른 코어를 놀고 있도록 만들었을 리 없죠. 테그라3의 메인 CPU 코어들도 필요한 때 작동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작동하는 것은 아니고, 들어온 작업량을 파악하고 필요한 만큼의 코어만 돌아가도록 해 놓았습니다. 물론 최대 1.5GHz로 작동하는 고속의 메인 코어가 켜지면, 자동적으로 컴패니언 코어는 작동을 멈추지요.
메인 CPU 코어가 작동하는 때는 대체로 화면을 켠 이후에 작업을 실행했을 때입니다. 이를 테면 e메일을 비롯해 게임이나 메시징, 웹브라우징, 동영상과 음악 재생, 그 밖의 수많은 앱을 실행하는 순간입니다. 그러한 앱들이 실행되면 테그라3는 그 작업량에 따라 코어를 하나만 쓸 것인지, 둘을 쓸지, 넷을 모두 쓸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결정은 CPU 가버너와 CPU 관리 로직이 맡게 되는데, 메인 CPU와 컴패니언 CPU의 전환, 또는 메인 CPU 안에서의 작동 코어를 조절할 때 성능 저하가 없도록 하는데 이러한 관리 기술들이 쓰입니다.
테그라3의 작업량 관리와 낮은 전압으로 작동하는 쿼드 코어의 특성 때문에 성능만 듀얼 코어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전력 효율성 역시 낫다는 게 엔비디아의 이야기입니다. 엔비디아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변형 멀티 프로세싱 기술을 넣은 테그라3와 종전 테그라2를 비교했을 때 대기 상황 28%, 음악 14%, 동영상 61%, 게임 15% 더 낮은 전력량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낮은 전력의 낮은 작동 클럭으로도 듀얼코어 수준의 성능을 보인 것인 물론, 듀얼 코어와 같은 작동 클럭과 비슷한 소비전력을 소모할 때는 두 배 가까운 성능 향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이러한 엔비디아 테그라3는 쿼드 코어가 단순히 4개의 코어를 갖춰 성능만 좋을 것이라는 기대만 채우는 것이 아닙니다.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 스마트폰이나 패드 같은 모바일 장치에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이용자 경험을 살리기 위해 성능 대비 전력 효율성을 강화하는 쿼드 코어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물론 이러한 기술적인 특성보다 테그라3 제품을 쓰는 이용자가 그 성능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느냐는 점이 더 중요하겠지요. 쿼드 코어가 가진 가치를 말이 아닌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서둘러 우리나라에서 테그라3를 얹은 제품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날이 너무 멀리 있는 건 아니겠죠? ^^
안녕하십니까? 모션원 전성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궁금한 사항이 있어 이렇게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Photoshake!라는 어플을 테터엔미디어를 통해 리뷰요청을 했었던 업체입니다.
궁금한 사항
1. 리뷰관련 당사와 직접계약이 가능한지?
2. 가능하다면 금액과 결과물 받기까지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3. 1번 정도는 당사에 방문이 가능하신지?
연락처가 없으셔서 이곳에 문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보시면 joon@motion1.co.kr으로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연락 드리겠습니다. ^^
연산능력은 별로 기대되지 않네요…ㅋ
그래픽은 엄청나더군요ㅎㅎ
연산 능력보다는 그래픽 능력이 중요하겠죠. 그에 대해선 따로 정리해야겠군요. ^^
확실히 배터리 소모그래프를 보면 대기상태,유휴상태에서 배터리의 소비량이 크긴 크더군요.
네, 화면을 꺼놓더라도 프로그램은 계속 돌아야 하니까요. ^^
음 이거 신세계인데요
네. 하지만 진짜 신세계는 코어쪽이 아니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