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1월 11일)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가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 평가에 관한 고시(안) 제정 의견 수렴’을 고지했습니다. 오는 24일부터 시행할 개정된 전파법에 따라 현행 인증 제도도 바뀌기 때문에 이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조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지요. 1월 24일 이후 많은 비용이 들고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개인 전파 인증 제도가 개선되는 터라 많은 이들이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습니다. IMEI 화이트리스트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외산 단말기를 국내에서 쓰는 가장 큰 걸림돌 하나가 제거된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이번 고시안 중 적합성 평가의 면제 조항(제18조) 가운데 개인 인증 관련 조항은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습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이 사용하기 위하여 반입하는 기자재(무선기능을 탑재한 기자재는 제외한다. 다만, 무선기능을 탑재한 기자재 중 국내에서 적합성평가를 받은 모델과 동일한 모델의 기자재인 경우와 적합성평가를 받지 아니한 기자재로서 별지 제14호서식의 방송통신기자재 반입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적합성평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
말이 참 어렵습니다. 그냥 된다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지요. 쉽게 풀어보자면, 일단 되팔 목적이 아니라 직접 쓰기 위해 반입한 제품 중에 무선 기능이 있다해도 면제가 됩니다. 단, 아래 같은 (방송통신기자재 반입신고서)신청서를 작성하면요.
이 신청서는 그리 복잡하진 않습니다. 몇몇 일반적인 신청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요. 다만 이 신청서에 제품 일련 번호를 넣어야 합니다. 아마 신청한 제품 일련 번호를 통해 등록자 관리를 할 듯 합니다. 다른 사람이 등록할 수 없도록 미리 관리하는 모양이네요. 하지만 신고서에 기재된 “본인이 반입한 기자재로 인하여 타인의 인명, 재산이나 전파환경 또는 방송 통신망에 위해를 주게 될 경우에는 그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감수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에서 전파 환경이나 방송 통신망에 어떤 위해를 주는지 구체적이지 않고, 감수해야 할 법적 책임의 범위도 없어 오히려 이 부분이 더 혼란스럽네요.
아무튼 이런 신청서를 작성하면 일단 외국에서 산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패드를 국내 이통망에서 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서식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작성한 뒤 프린트해 이통사 대리점에 가져가도록 준비 중이라고 하니 외산 단말기를 가져가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아, ‘개인이 쓰는 1대’라는 문구의 범위는 각 기종별 1대입니다. 예전 인증은 1인당 평생 1대였는데, 기종별 1대로 바꿈으로써 사실상 이 제한은 없앴다고 봐야겠네요.
이러한 외산 단말기는 국내에서 쓸 때 통화 문제는 없을 겁니다. 데이터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몇 가지 제약이 있는데, 가장 큰 제약은 단문 또는 MMS를 수신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국내 이통사가 저마다 다른 규격의 문자 발송 시스템을 쓰는 탓에 외산 단말기에서 문자를 수신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통사에 따라 일부 외산 단말기에서 정상적으로 문자를 수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국내에 스마트폰이 귀한 시절의 이야기지, 지금처럼 차고 넘치는 시대에서는 거의 투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대비 증가 고객이 미미한 탓이지요. 여기에 AS도 걸림돌입니다. 망가지면 그 제품을 샀던 외국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답답한 노릇이지요.
그럼에도 일부 이용자들이 외산 단말기를 쓰려는 이유는 국내에 출시가 늦어지는 제품을 미리 접하거나 국내 단말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값 때문일 것입니다. 외국에 출시된 단말들은 대개 몇 개월 뒤 국내에도 출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어지간한 얼리어답터들은 적극적으로 제품을 들여와 직접 써보며 여러 가지 실험도 해보며 평가 합니다.
하지만 가격적인 이유 때문에 외산 제품을 들여오는 이들은 국내 단말기 구매 방식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성능은 비슷하거나 더 좋은 데, 국내에서 약정 없는 개별 단말만 구할 수 없거나 구할 수 있더라도 지나친 출고가로 인해 사기 힘들 때가 많았던 탓이지요. 이통사 대리점에서 단말 자체만 구매할 수 없는 판매 구조도 문제인 데다, 국내 환경에 맞는 기능과 소프트웨어를 얹었다고는 해도 비슷한 외국 단말과 비교해 그 가격차가 너무 나는 터라 국내에서 단말기만 제 값 다 주고 사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내부적 요인을 무너뜨릴 수는 없으니 다른 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결국 외산폰을 사는 이유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이번 방통위의 개인 인증 완화를 두고 국내 이통 업계, 제조 업계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 중에 이용자가 검증 되지 않은 값싼 제품을 사들고 와서 이통망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는 게 제 견해입니다. 외산 단말기를 많이 사들고 오지도 않을 뿐더러, 문제가 있는 제품을 사들고 올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준이 낮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니 업계는 걱정하지 말고 왜 이용자가 외국에서 단말기를 사들고 들어오는지 그 이유를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외국에서 단말기를 사오지 않는 시장이 되면 이래저래 시끄럽게 떠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요?
넥서스S 계통하시는건가요? ^.^ 예전에 그냥 나두고 쓰신다는 글에 댓글을 단 것이 생각이 납니다. 몇가지 마음에 안드는 구석은 있지만 지금 이것도 그나마 잘 풀린 경우라고 생각이 듭니다.
신청만 하면 된다고 하니 개통해야지요. ^^
아 그리고 인터넷에서 구독하는 다른 블로거님들 중에서는 1인 1대라는 개념을 한사람이 1대라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듯한데.. 칫솔님이 말씀하시는 1인 동일기종 1대가 맞는건지 약간 혼란스럽니다. ^.^. 확실한건지요?
1인 동일 기종 1대겠지요. 그렇다면 아이패드 반입한 사람은 다른 기기는 일체 가져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가키님 말씀대로 1인 동일 기종 1대가 맞습니다. ^^
“그 중에 이용자가 검증 되지 않은 값싼 제품을 사들고 와서 이통망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같은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검증이 되면 값이 더 비싸질까요.
웃기지도 않습니다. 결국 자기들 주머니에 들어올 돈이 줄어드니까 볼멘소리를 하는거죠.
사실 국내용 제품의 단가 상승 부분은 일부 있기는 합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에서요. 그렇다고 해도 그 단가가 지나치게 높은 점은 분명 문제입니다. 제조사보다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더 큰 상황입니다.
전파인증을 거치게 되는데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드는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파인증비가 따로 부과되는거 아니었나요.
별도 전파인증 없이 신청서 한장만으로 모든것을 인정한다는게 이번 고시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paro님 말대로 이전에는 전파 인증을 받아야 했으나 이제 그것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제 정말 외국에서 쓰던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겠네요. 오히려 한국 제품이 역수입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같은 갤럭시라도 한국과 외국의 가격과 성능이 다르잖아요. 문득 일본 음반 개방때 일본 음반을 한국에서 사서 일본으로 가져가던 일이 생각나요;;
역수입 되어도 제대로 쓰긴 힘들겁니다. 글에서 쓴대로 같은 갤럭시라도 기능적인 문제에서 걸림돌이 많거든요. ^^
저게 뚫린 것 많으로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드디어 아이폰5를 정발되기 전에 으흑 ㅠㅠ
네, 한발 더 나아간 결정이라 저도 환영한답니다. ^^
얼리어답터의 기운(?)과 국내에 너무 늦게 들어오는 이유와 정발은 너무 비싼 이유 모두 합쳐져서
외산폰의 뽐뿌가 되는것 같아요 ㅎㅎㅎ 아이폰 들어오기전에 얼마나 갖고싶었는지….ㅠㅠ
그렇다면 다음 아이폰은 외국에서 사오시려나요? ^^
음… 전화해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원 말로는 자세히는 모르고, 전달받은 바로 보아서는 1인당 1기기이나 자세한건 1월 24일 이후에 재차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더군요. 혹시 소스가 있으신지요?
확인해본 경로는 여러 가지라… 일단 공청회가 끝나면 좀더 자세히 나오겠지만 이 기준은 변함이 없을 듯 싶네요.
저런 문구는 그냥 면피성 혹은 겁주려고 만든거죠
(휴대폰/태블릿이 ECM,전파방해무기도 아니고 해를 끼칠게 뭐가 있다고..)
아이폰5! 아이패드2! 기다려라!! (애플은 보조금 없는게 이럴때 좋네요..)
솔직히 국내에 파는 외산폰 써보니까요, 그냥 수입해서 써도 될 정도로 홀대합니다
싸이월드-멜론-네이트는 쳐박아도 하다못해 스팸신고도 못하고
문자번호도 바꿔서 못 보내요.. 개인도 무료로 해주는 어플개발하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
면피가 더 무섭죠. 나중에 이용자에게만 독박 씌우거든요. ㅜ.ㅜ
칫솔님 저도 이번에 넥서스s를 한번 써보고 싶은데 어떻게 구매해야 할까요?
좀 가르쳐 주세요~~ 이제 개인인증 없으면 좀 할만할듯해서
혹시 미국에 나가실 일 있으면 베스트바이에서 사오는 게 베스트고요. 나가지 못한다면 구매 대행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글에서 지적한 대로 제대로 안되는 게 있을 수도 있으니 감안하셔야해요. ^^
음.. 그러면 국내에서 대행구매 이런것들도 조금은 활성화 되려나요?
어쩌면 역수입이 유행이 될수도 있겠네요.
국내 단말기는 항상 다운그레이드 되서 판매되곤 했으니 말이죠.
국내 단말기가 다운그레이드되는 것도 옛날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요즘은 꽤 괜찮습니다. ^^
아이폰도 국내에 들어오기전엔 다른나라에서 구입해 와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간혹 보긴했지요. 이제 국내 제조사에서 국내보다 외국에 더 빨리
제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으니 역수입해 올일이 많을수도 있겠네요
문제는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점이지요. 모든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인 듯 싶어요. ㅜ.ㅜ
예전에 통신사 다니신다던 그분 생각 나네요 ㅋㅋㅋ
아.. 그분요… ^^;
에고;;; 어쩔수 없는거같군요.. 우리나라도 더많이 외산폰을 들여와야;;
아무래도 그것은 이용자들이 바꿔야할 듯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