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LG 스마트폰 백업의 두 가지 위험 요소

옵티머스 LTE 백업 기능
LG 옵티머스 LTE2에 있는 수많은 기능과 앱 가운데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앱이 하나 있다. ‘BACKUP‘ 이라고 써 있는 앱이다. 이 앱의 기능은 간단하다. 옵티머스 LTE2의 거의 모든 데이터를 백업하고 복원한다. 지금 거의 모든 PC에 있는 백업/복원 기능과 거의 흡사해서 이용자는 지금 쓰는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백업했다가 초기화 뒤 이전 상태로 복원할 수 있다.


여기서 백업 가능한 데이터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은 편이다. 주소록이나 연락처 정도만 저장하는 일반적 백업이 아니라 이용자가 설정한 홈 화면의 구성을 비롯해 통화 목록, 문자, 북마크, 설치한 응용 프로그램까지 모두 백업한다. 만일을 대비해 용량이 많은 멀티미디어 데이터와 사진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단 하나의 파일 안에 담아두는 그야말로 강력한 백업 앱이다. 루팅을 해야만 백업과 복원을 통해 이전 상태의 앱 환경으로 돌릴 수 있는 티타늄 백업과 같은 서드 파티 응용 프로그램 못지 않은 기능을 가진 백업/복원 응용 프로그램을, 그것도 순정 상태에서 작동하는 앱을 제조사에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옵티머스 LTE2에 있는 백업의 의미는 적지 않다.


이 앱이 쓸만한 이유는 이용자가 옵티머스 LTE2를 초기화한 뒤 빠른 시간 안에 이전 환경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또 다른 하나가 있다. 옵티머스 LTE2의 데이터를 백업해 이 복원 기능을 가진 다른 LG 스마트폰에도 덮어쓸 수 있다. 이 말은 이용자가 지금 쓰는 단말기에서 다른 단말기로 갈아타더라도 이전의 이용 환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이 백업 기능이 있는 LG 스마트폰은 옵티머스 LTE2 외에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옵티머스 4X HD 뿐지만, 앞으로 다른 스마트폰에 이 기능이 탑재되면 이 앱은 옵티머스 LTE2가 아니라 LG 스마트폰 전체를 조명하는 데 적잖이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옵티머스 LTE 백업 기능
메뉴는 단순해 이용하기 쉽다
옵티머스 LTE2의 백업과 복원은 매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이용자는 자기 단말 또는 SD 카드에 백업을 선택할 수 있고, 다시 백업된 장소에 있는 데이터를 선택하기만 하면 복원한다. 백업은 앞서 말한 대로 연락처나 각종 통화 기록 뿐만 아니라 앱과 관련 데이터까지 모두 백업한다. 하지만 시스템에서 통제하는 계정과 그 데이터는 백업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구글 계정해 연락처를 등록해 놓았다면 그 데이터는 저장하지 않는다. 어차피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동기화로 그 데이터는 복원되기 때문이다.


매우 강력한 이 백업 기능은 분명 다른 제조사가 본받을 필요가 있는 기능이다. 이는 그 제조사의 단말기를 이용하던 경험을 이후에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스마트폰의 백업 기능은 두 가지 위험이 존재한다. 개인정보 유출 또는 백업 파일의 복제를 통해 앱의 불법 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옵티머스 LTE 백업 기능
이런 파일만 백업해 다른 단말에서 복원할 수도 있다.
개인 정보 유출은 고의적인 유출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의도치 않게 그 단말을 사용한 정보가 외부로 나갈 여지가 있다. 이용자가 백업 기능에 비밀 번호를 걸지 않은 채 놔뒀다면 악의적 의도를 가진 다른 사용자가 백업된 SD카드만 빼 가거나, 자기 SD 카드에 이용자의 데이터를 백업한 뒤 또 다른 옵티머스 LTE2 같은 LG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복원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통화를 했던 기록, 다른 사람과 나눈 문자를 다른 단말기에서 볼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단말기에 복원된 앱 중 자동 로그인을 설정해 뒀다면 그 앱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전화번호로 인증하는 모바일 메신저들은 동일한 전화번호 여부를 체크하므로 문제가 적지만, 일부 SNS 앱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어 개인 정보 유출마저 우려된다.


위 경우는 이용자가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례인 반면, 이용자가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용자가 유료 앱을 설치한 뒤 이 설정을 백업해 다른 이에게 전송하고 이를 복원하면 간접적으로 그 유료 앱의 복제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자기 데이터를 지워가면서 복원하려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값이 비싼 앱을 여러 개 넣은 백업 데이터를 공유할 가능성을 배제 못해 앱 개발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옵티머스 LTE2의 백업은 아주 훌륭하고 강력한 기능이지만, 이러한 두 가지 위험성이 있는 만큼 이용자와 제조사가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역시 개인정보 유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옵티머스 LTE2를 쓰고 있는 이들은 반드시 백업의 설정에 들어가 비밀번호를 설정하라. 그것만 설정해 놓으면 백업된 파일을 복원할 때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므로 백업 파일이 유출되더라도 그 내용을 쉽게 볼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하지만 백업 비밀번호를 설정했더라도 다시 백업의 설정에 들어가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이전에 입력한 비밀번호를 묻지 않고 새 비밀번호만 묻는다. 결국 다른 사람이 고의로 비밀번호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옵티머스 LTE 백업 기능
백업 앱에 비밀번호를 설정한 뒤 백업하면 이처럼 잠금표시가 나타난다.
하지만 악의적인 이용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없다. 그저 이용자의 양심에 의지하는 것 이외에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옵티머스 LTE2만의 문제라기보다 이러한 문제를 예상하고 좀더 세련된 방법으로 설계하지 못한 탓이다. 이를 테면 LG가 만든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인 링크인클라우드(Link in Cloud)와 접목해 백업 데이터를 기기에 남겨 놓지 않도록 만들었다면 개인 정보 유출 문제를 비롯해 앱 복제와 관련된 문제를 모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LG전자는 법적으로 어떤 불법 행위를 조장하기 위해서 내놓은 앱은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또한 이용자의 행동까지 통제할 수는 없는 식의 논리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만일에 일어날 문제에 대해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그 질문을 던지고 싶다. LG전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뜻하지 않게 위협받을지도 모를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를 보호할 수 없는 지금 이 상황이 정말 최선이라 할 수 있는가?


덧붙임 #


이런 주장 때문에 백업 기능을 없애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기능을 더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진의니까.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2012년 7월 8일
    Reply

    개발/기획 단계에서 사용을 제한/특정하고 만들면 프로그램의 용도 제한으로 뜨질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제한하지 않고 만들면 역효과가 더 크게 부각되니 참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 칫솔
      2012년 7월 8일
      Reply

      크게 제한될 부분은 별로 없을 수도 있습니다. 좀더 시간을 갖고 만들었다면 말이죠~

  2. 옥텐트
    2012년 7월 8일
    Reply

    아이폰 쓰다 갤럭시 쓰다 이번에 옵티머스 엘티이2로 바꿨는대요 기대 이상으로 좋더군요….물론 나온지 2년 된 아이폰보다 넘김이나 전체적인 작동시 부드러움이 좀 딸리긴 하지만 깨끗하고 큰 화면에 원할한 작동에 만족 합니다. 갤럭시는 좀 문제가 있었거든요.

    • 칫솔
      2012년 7월 8일
      Reply

      본문과 관련 없는 뜬금없는 댓글 같네요. 옵티이에 대한 개인적인 평으로 이해하겠습니다.

  3. 최영벜
    2012년 7월 9일
    Reply

    백업설정에 패스워드 부분만 수정하면 더 이상은 오히려 사용자 편의성을 저해할 요소가 더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암호를 걸어놓은 상태이니 기본적인 보안은 가능한 부분입니다. 게다가 백업설정에 패스워드 부분까지 있으니 2중잠금이죠.

    • 칫솔
      2012년 7월 9일
      Reply

      마음만 먹으면 곁눈질 정도로 잠금화면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날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텐데요. 또한 시작화면에 잠금 기능을 쓰지 않는 이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중 잠금을 문제 삼을 필요는 적어보입니다만…

  4. 2012년 7월 15일
    Reply

    생각도 못했던 위험요소 로군요~ 정말 큰일날수도 있겠다는…ㅠㅠ
    저는 아이폰 유저이긴 합니다만…ㅎㅎㅎ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칫솔님 상큼한 오후 보내셔요~*
    구독 꾸욱 눌렀으니 이제 자주 놀러 올께요~*^^*

    • 칫솔
      2012년 7월 24일
      Reply

      위험은 미리 알고 방지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법이죠. 고맙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