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5에서 활기 찾은 윈도 10, 진짜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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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이틀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는 TICC 플래너리 홀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포럼이다. 인텔, 에이수스와 마찬가지로 컴퓨텍스에서 만날 수 있는 단골 중의 단골 기업인 MS는 컴퓨텍스의 포럼을 앞두고 윈도와 관련된 여러 소식을 쏟아내서다. 때문에 그 해 컴퓨텍스에 참가한 MS의 분위기는 윈도의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새로운 윈도 또는 대규모 업데이트 정책이 예고됐을 땐 활발하다가도 그런 소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때에는 침울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지난 해도 침울했던 때였다. 컴퓨텍스의 MS 포럼을 끝마치고 입구를 나섰을 때 습기를 한껏 품고 밀려든 대만의 더위가 그토록 짜증스럽게 느껴진 게 처음일 정도로 심했었다. 지난 해 윈도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없던 시기에 컴퓨텍스를 찾은 MS가 할 수 있는 말은 사실 거의 없었는데도 포럼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대담 같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단지 알맹이가 거의 없는 대담에다 난강 전시장에 마련한 적지 않은 규모의 부스마저 활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제나 기대감을 갖게 하는 윈도의 이야기가 없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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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는 윈도 8.1을 올린 PC만 전시했다

때문에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 컴퓨텍스의 MS 부스나 포럼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180도 달라진 분위기에 어리둥절할 것이다. 지난 해 타이페이의 습한 더위 속에 스며들어 실종된 활기가 돌아온 징후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다. 물론 그 이유는 역시 윈도 10이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처럼 역시 윈도는 이곳에서 MS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임을 새삼 실감한다.

MS 부스 뿐만 아니라 컴퓨텍스에 널려(?) 있는 수많은 PC에서 지금 테스트 중인 윈도 10 테크니컬 프리뷰를 접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출시가 코앞이니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그 생각이 사실 당연한 이야기는 없다. 만약 MS가 컴퓨텍스 개막을 하루 앞두고 7월 29일에 윈도10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운영체제는 윈도 10이 아니라 윈도 8.1이었을 게다. 미완성된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를 제품에 올려서 시연하는 것은 MS나 제조사 모두에게 도박이라서다. 때문에 윈도 8.1을 그대로 쓰는 제조사도 이곳에는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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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보도자료를 통해 윈도 10의 출시일을 확정한 뒤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 컴퓨텍스가 처음이다. 한시적이기는 해도 7월 29일부터 1년 동안 윈도7 SP1과 윈도 8.1, 그리고 윈도폰 8.1을 윈도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하고 관련 업데이트 방법과 세부 기능에 대해 6월 3일 TICC 플래너리 홀에서 진행한 윈도 포럼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물론 대부분의 기능과 관련한 설명이 이미 빌드와 같은 행사에서 앞서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른 점은 없던 터라 새로움은 없지만, 포럼 막판에서야 처음 공개되는 몇 개의 윈도10 디바이스가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종전 제품이나 새로 공개되는 제품 모두 윈도10에 모두 어울리는 PC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하나 있다. 터치 기능을 가진 노트북 또는 투인원 제품에서 좀더 쓰기 편하게 만든 컨티뉴엄 같은 기능은 기존 제품에도 잘 맞아 떨어지기는 해도 윈도 10부터 쓸 수 있는 안면 인식 로그인 기능을 쓸 수 있는 PC 제품군은 이곳에서도 거의 찾기 힘들다. 안면 인식 로그인이 필수 기능이라 말할 수는 없어도 PC 제품군의 진화를 설명하기에  괜찮은 시도라서다. 다만 인텔 리얼 센스 3D 카메라 같은 부품이 필수라 대만 제조사들도 섣불리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부품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제품에 들어갈 공간을 고려해 설계해야 하고, 차기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맞춰야 하는 터라 서둘지 않고 있다. 그렇더라도 리얼 센스 카메라가 들어간 노트북은 머지 않아 보게 될 듯하다. 지난 주 레노버 테크월드에서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가 리얼센스 카메라가 있는 여러 레노버 노트북에서 안면인식 로그인을 직접 보여주며 강화된 협력을 보여준 것처럼 다른 PC 제조사들도 레노버처럼 액셀을 밟아야 할 지 그 시기를 찾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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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가운데 윈도10에 맞는 차세대 PC를 내놓을 곳은 어디가 될까?

사실 윈도10이 MS 뿐만 아니라 PC 제조사를 춤추게 한 것은 틀림 없지만, 윈도10과 어울리는 진짜 제품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느낌이다. 적어도 윈도10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 제품의 사용성 개선과 기능 향상은 기대할 만한 점이지만, 온전히 윈도 10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제품은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 같아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의 노트 기능에 최적화되고 다이렉트 X12 API를 제대로 굴릴 수 있으며 안면 인식 로그인을 담아낸 제품군을 바라지만, 모든 걸 만족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을진 미지수다. 비록 윈도10이 컴퓨텍스의 활기를 불어넣는 데는 적지 않은 역할을 해냈어도 아직 MS나 PC 제조사에게 남은 숙제를 다 풀었다고 말하기엔 이른 시간인 듯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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