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윈도 10의 테크니컬 프리뷰를 공개한 MS는 테스트에 참여한 170만 윈도 인사이더로부터 80만 개가 넘는 의견을 받았다. MS는 윈도 인사이더의 수많은 의견 가운데 핵심 과제를 선별한 뒤 기능과 형태를 완성형에 가깝게 가다듬어 달라진 윈도10의 특징을 지난 주 목요일 행사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이틀 뒤 새로운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인사이더 사이트를 통해서 배포되기 시작했다. 아직 완성된 버전이라 할 수는 없으나 지난 해 공개된 테크니컬 프리뷰와 비교해 보니 적지 않은 변경점을 발견할 수 있는 점에선 의외다. 무엇보다 쓸데 없이 자리를 차지 하던 것들이 대부분 제거되었고, 환경에 맞춰 윈도 환경을 조정할 수 있는 편의성이 눈에 띈다.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 빌드 9926(windows 10 technical preview build 9926)에서 달라진 점 10가지를 소개한다.
참고
– 윈도 10 첫번째 업데이트(빌드9860)의 작은 변화들
– 재주 둘러본 윈도 10 테크 프리뷰의 첫 인상
1. 이번에 공개된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의 빌드 9926(이하 윈도10 빌드9926)은 이곳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처음으로 한글 버전도 공개되었다.
2. 새로운 윈도10 빌드9926도 데스크톱 화면으로 시작하지만, 작업 표시줄이 조금 달라졌다. 시작 버튼 오른쪽에 있던 검색 버튼 자리를 검색 창으로 크게 만들어 곧바로 검색어를 입력하도록 만들었고 고정해 놓은 프로그램 아이콘의 간격이 더 넓어졌다. 작업 표시줄의 검색창은 윈도와 웹, 윈도 스토어를 통합해 검색한다. 원래 비서 기능인 코타나가 연동되어야 하지만, 코타나의 한국어 버전이 준비되지 않은 까닭에 반영되지 않아 실행할 수 없다.
3. 지난 빌드에서 참바와 관련된 기능과 옵션을 거의 없했다고 했지만, 사실 작업 표시줄의 속성에서 탐색 탭을 열었을 때 그 설정은 거의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번 빌드에서 작업 표시줄의 탐색 속성을 확실히 정리했고 이제 참바를 여는 옵션은 완전히 제거됐다. 다만 무선 랜 같은 일부 설정에 따라 참바와 같이 오른쪽 화면에서 메뉴가 나타나는 일은 아직 남아 있다.
4. 작업 표시줄 오른쪽에 있는 알림 센터도 대폭 개선되었다. 알림 센터는 윈도10의 시스템 알림이나 응용 프로그램으로부터 받는 알림을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알림의 영역이 구분된 점과 빠른 설정을 불러올 수 있는 메뉴가 추가된 점이다. 이 기능은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작업 표시줄에 있는 것을 가져온 듯하다. 빠른 설정 아이콘은 4개지만, 확장(Expand) 버튼을 누르면 모두 8개의 빠른 설정 아이콘이 나타난다. 그 상태를 유지한 채 알림창을 닫아도 이후에는 계속 8개가 뜬다.
5. 시작 버튼도 많이 손을 본 점 중 하나다. 종전 테크니컬 프리뷰는 시작 버튼에 메트로 UI를 붙인 것에 불과한 반면, 이번 윈도10 빌드9926은 윈도8의 시작 화면을 축소한 개념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종전 빌드보다 시작 버튼을 눌렀을 때 창이 훨씬 커졌다. 시작 버튼 오른쪽, 시작 화면의 아이콘 배열을 가로 4열로 고정했고 시작 버튼의 크기 조정도 더 이상 불가능해졌고 위 아래로 스크롤할 수 있다. 데스크톱 화면의 일부만 보여주는 것과 전체 화면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모드만 선택할 수 있다. 전체 화면으로 키우면 윈도8에서 보던 시작 화면과 거의 비슷하다.
6. 윈도10 빌드9926부터 태블릿 모드가 추가됐다. 태블릿 모드를 실행하면 모든 창이 전체 화면 모드로 자동 전환되며, 모든 구성이 터치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변경된다.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다른 장치의 입력은 가능하지만, 태블릿 모드를 해제하기 전까지 바탕 화면 아이콘이나 파일을 터치할 수 없다. 터치 환경에 맞춰 일부 작업 표시줄도 달라진다. 서피스 같은 착탈식 키보드에 붙였다 떼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쓸 때 아주 유용한 모드가 될 수 있다.
7. 윈도의 각종 기능을 켜고 끄는 기본 설정의 창 모드가 새로 추가됐고 그로 인해 아이콘이 모두 바뀌었다. 사실 데스크톱용 기본 제어판은 그대로 있지만, 아이콘 형태로 각 메뉴에 접근할 수 있어 터치 모드에서 조작이 더 편해질 듯하다.
8. 창 테두리가 또 달라졌다. 종전에는 모든 윈도 창을 검은 색으로 통일한 데 비해 이번에는 데스크톱 프로그램과 윈도 프로그램에 따라 창 색깔을 달리했다. 데스크톱 프로그램은 옅은 파란색, 윈도 프로그램은 회색, 현재 선택되지 않은 창은 옅은 회색이다. 또한 복잡하고 불필요했던 창 위쪽 아이콘도 대폭 정리했다. 다만 전체 화면으로 확대한 옵션이 프로그램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데스크톱 프로그램은 창 아이콘이 보이는 전체 화면으로 확대할 수 있고 윈도 8 이후 메트로 프로그램들은 테두리를 없애는 전체 화면 옵션이 하나 더 있다.
9. 완전히 새롭게 개편한 윈도 스토어가 추가됐다. 종전 윈도 스토어는 윈도8에 창 인터페이스만 더한 반면 새로 개편하고 있는 윈도 스토어는 창 모드와 이용자에게 필요한 앱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알맞은 형태로 바꿨다. 이전에 구매했던 응용 프로그램의 정보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보면 아직 기존 스토어와 완벽하게 연동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도 작업 중인 것으로 보인다.
10. 기본 윈도 앱 중 일부도 윈도10 환경에 맞춰 개선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사진 앱(photo). 종전 윈도8의 사진 앱은 전체 화면으로만 작동한 반면 새로운 사진 앱은 창 모드와 항목으로 나눠서 볼 수 있는 메뉴를 추가했다. 다만 윈도 10 브리핑에서 발표한 앨범 보기와 폴더 보기 기능 등 일부 기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다음 빌드에서 추가될지 두고봐야 할 듯하다.
초기 버전의 미숙한 티를 벗다
이전 두 번의 빌드에서 똑같이 지적한 것은 너무 이른 버전의 윈도10이라는 티를 너무 냈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 윈도10 빌드9926은 초기 버전의 미숙함을 상당히 벗어던졌다. 물론 테크니컬 프리뷰는 여전히 버그 덩어리다. 실행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많고 심지어 기본 앱조차 충돌을 일으키거나 오작동한다. 그럼에도 이전 빌드보다 더 나은 점은 이전 윈도10이 과거 데스크톱 환경의 효율성에만 집착하다 오히려 터치 환경의 효율성을 잃어버린 반면, 윈도10 빌드9926은 그 두 가지 환경에서 필요한 효율성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이미 윈도8 이후 수많은 터치 환경을 고려한 PC와 태블릿이 쏟아진 것을 감안하면 윈도10은 이 둘을 함께 어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만 있다면 어느 환경에서나 효율적인 운영체제가 될 가능성도 높은 것도 사실이다. 윈도10 빌드9926은 두 환경에서 모두 적용 가능한 운영체제로 한걸음 더 올라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 운영체제가 우리나라에 맞을지 어떨지는 이제부터 고민이다. 비서 서비스인 코타나도 아직 한국 시장에 적응할 여력이 없고, 새로 더해 놓은 XBOX 앱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이용자 인증을 아이핀과 같은 구시대적 방식으로 고정한 것도 그렇다. 물론 이것을 정책이라고 고집스럽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벌써부터 우리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할 요소들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윈도10은 올해 안에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지금 내놓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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