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둘러본 윈도 10 테크 프리뷰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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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구라도 이곳에서 윈도 10의 테크 프리뷰를 내려받아 써볼 수 있다. 윈도 10이 과거의 실수를 용서받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몸부림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찌됐든 새로운 운영체제는 PC를 쓰는 이들에게 여전히 흥미거리를 던지고 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윈도 10 테크 프리뷰는 정식 버전과는 거리가 먼 초기 버전에 불과하나 윈도 10의 방향과 핵심 기능 몇 가지를 미리 배워 놓는 용도로 미리 써볼 만하다. 물론 미완의 윈도 10 테크 프리뷰를 써본 뒤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 모르지만, 아직은 기능적 변화에 대한 환영식을 벌여도 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내릴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은 듯하다. 윈도 10 테크 프리뷰의 굵직한 기능을 중심으로 그 첫 인상을 말해본다.

윈도 8.x 하드웨어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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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오래된 코어2듀오 노트북에서도 무난하게 작동한다

박한 평가를 받기 전 윈도 8의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설치한 뒤 첫 시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운영체제가 지나칠 만큼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한참 전에 나온 코어2듀오 구형 노트북에서도 시원하게 UI를 다룰 수 있던 터라 운영체제의 무게가 상당히 가벼워진 느낌마저 들었다. 윈도 10 역시 하드웨어 제원은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다. 윈도 8 개발자 프리뷰를 설치했던 그 노트북에 윈도10을 다시 설치해보니 전반적인 움직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래픽 인터페이스의 반응 속도와 실제 응용 프로그램에서 데이터의 처리 능력은 다르지만, 쾌적한 느낌은 그대로 든다.

낯설지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시작 버튼

윈도 10의 핵심적인 변화는 역시 시작 버튼이다. 논란이 많았던 시작 버튼의 기능을 이전과 거의 비슷하게 되돌린 것이다. 윈도 8과 8.1의 시작 화면에 어느 정도 익숙해 있는 입장에서 시작 버튼의 복귀는 반가운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데스크톱 작업이 많은 PC 이용자들의 불편은 상당 부분 줄여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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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시작버튼. 전원 버튼의 위치와 모든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만 달라졌을 뿐 기능은 그대로다

윈도 10의 시작 버튼은 기본적으로 윈도 7때와 비슷하다. 시작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찾아 실행하고 곧바로 전원 종료를 할 수 있다. 전원 버튼처럼 몇몇 위치만 바뀌었을 뿐 기능은 거의 그대로라고 봐도 된다. 윈도 7때와 달라진 점은 시작 버튼을 눌렀을 때 뜨는 메뉴의 크기를 이제는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이 크기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전반적인 모양새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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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버튼의 메뉴를 짧게 조정했을 때

익히 알려진 대로 윈도 8.x에서 볼 수 있던 시작 화면의 메트로 UI를 시작 버튼에 붙여 이용자가 좀더 쉽게 앱을 실행하거나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달라진 부분이다. 윈도8.x와 마찬가지로 각 타일의 크기는 4단계(데스크톱 프로그램은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용자가 필요한 대로 편집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이 꽤 편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도착한 메일의 수나 날씨 같은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는 점에선 편리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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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표시줄이 아래나 왼쪽, 위쪽에 있을 때 시작 버튼을 누를 때의 메뉴가 정상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작 버튼이 돌아오긴 했으나 잘 익숙해지지 않는 점도 있다. 작업 표시줄이 왼쪽이나 오른쪽, 위쪽에 두었을 때는 이상하지 않은데, 오른쪽에 세워둘 때의 시작 버튼의 메뉴 구조가 상당히 어색하다. 보통 시작 버튼을 누르면 왼쪽에 기본 메뉴, 오른쪽에 메트로 인터페이스가 자리하게 되는데, 작업 표시줄을 오른쪽으로 이동한 상태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면 기본 메뉴가 너무 멀리 떨어져서 표시되는 문제가 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다음 빌드에서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중 하나다.

가상 데스크톱 살린 태스크 뷰와 벌레

윈도 10 발표 직전에 가상 데스크톱 기능이 도입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 테크 프리뷰를 통해서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쓸만한 기능으로 분류할 수 있을 듯하다. 윈도 10 테크 프리뷰에 적용된 태스크 뷰(Task view)는 이용자가 실행한 프로그램을 작업 공간을 분리하는 가상 데스크톱 기능의 일종으로 이미 우분투 리눅스와 같은 운영체제에서도 들어간 기능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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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프로그램마다 작업 공간을 분리하므로 훨씬 쾌적하게 공간을 쓸 수 있다
태스크 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작업 환경의 차이가 많다. 과거에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나의 작업 공간에 띄워 각 프로그램 창을 전환하면서 쓴 반면, 태스크 뷰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데스크톱 공간에서 하나씩의 프로그램만 실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덜 복잡하게 작업을 관리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또한 태스크 뷰 상태에서 각 데스크톱에서 실행 중은 프로그램이 어떤 작업을 실행 중이고 얼마나 처리했는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고, 각 데스크톱 간 전환도 어렵지 않다. 작업 중인 데스크톱을 닫을 때 그 창에서 실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른 데스크톱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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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데스크톱을 만들다 보면 추가 버튼이 사라지는 버그가 있다

하지만 테크 프리뷰에선 이와 관련한 작은 버그가 있다. 태스크 뷰에서 가상 데스크톱을 계속 추가하다보면 추가 버튼이 화면 밖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더 이상 가상 데스크톱을 열 수 없게 된다. 가로 1366 해상도의 13인치 노트북에서는 7개까지 열 수 있지만, 추가 버튼이 사라지는 탓에 더 많은 데스크톱 화면을 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태스크 뷰에서도 마지막 가상 데스크톱에서 오른쪽 추가 아이콘으로 이동할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이 버그는 다음 빌드에서 고쳐지길 바라고 있다.

어색한 처지가 된 윈도 8 앱

지난 윈도 8.1은 커서를 프로그램 맨 위로 올리면 창틀이 뜨는 효과를 넣어 마우스로 프로그램을 쉽게 종료하거나 잠깐 프로그램을 내리고 시작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강했다. 윈도 8 앱은 원래 전체 화면 크기로 실행하고 상황에 따라 좌우로 폭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작은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윈도 8 응용 프로그램을 다루는 환경에는 적절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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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8 응용 프로그램도 창 모드로 띄울 수 있지만, 전체 화면으로 볼 때와 달리 어색하다

하지만 윈도 10이 키보드가 있는 장치에서 데스크톱 위주로 작동 환경을 되돌리다보니 윈도 8용으로 개발된 응용 프로그램이 윈도우 10에서 어색한 처지가 됐다. 윈도 10은 윈도 8.x 용으로 개발된 이 같은 응용 프로그램들을 전체 화면이 아니라 데스크톱의 창 모드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했지만, 원래 전체 화면으로 실행되던 앱에 창틀을 붙이니 미관상 썩 보기 좋은 상황은 아니다. 유투브 관련 프로그램들처럼 작업 표시줄이나 창틀이 없는 전체 화면으로 봐야 보기 좋은 앱들도 기본적으로는 창 모드로 실행되므로 썩 보기 좋은 상태는 아니다. 적어도 창틀에 대해선 상당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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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모서리의 아이콘을 누를 때도 창 크기 옵션이 있다

물론 전체 화면으로 띄울 수 있는 옵션이 있긴 하다. 단지 그 버튼이 오른쪽 위가 아니라 왼쪽에 새로 추가한 확장 메뉴 안에 들어 있는 게 문제다. 창을 줄이거나 크기를 조절하는 버튼은 오른쪽에 있는데 전체 창 확대는 왼쪽에 있으니 일관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화면 상하좌우 끝부분에 창을 끌어 놓을 때 알아서 창의 크기를 화면에 맞게 조절하는 기능도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웠을 때 재배치되는 능력이 떨어져 산만하게 보인다. 창과 관련된 문제 역시 더 많은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코타나와 태블릿 모드가 들어간다해도…

윈도 10 테크 프리뷰에서 코타나는 제외되어 있다. 코타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 비서 기능으로 이미 윈도폰에 적용되어 있다. 윈도 10에도 코타나의 적용이 오래 전에 예정된 상태지만 이번 테크 프리뷰에는 빠져 있다. 또한 태블릿과 노트북을 동시에 쓰는 하이브리드 제품에 맞게 환경을 바꾸는 모드 전환 기능도 이번 테크 프리뷰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기능이다.

그런데 코타나와 같은 음성 비서, 하이브리드 모바일 제품의 환경 전환 같은 것은 윈도 10의 큰 줄기를 이루는 기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은 반면 그것이 들어간다고 윈도 10에서 더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 사실 윈도 8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었던 데다 하드웨어 시장과 엇박자를 이루고 이용자의 설득에 실패, 엄청난 반발을 부르긴 했어도 메트로 UI라 부르는 윈도 스타일 UI을 적용함으로써 윈도 7와 확실히 다른 관점의 운영체제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더랬다. 그에 비하면 윈도 10은 이용자들이 불편하지 않을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할 수 있으나 이 상태로 나온다면 윈도 8만큼 파괴적인 인상을 남기진 못할 듯하다. 이것이 아마도 윈도 10을 널리 알려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숨겨진 고민이면서 내년 상반기 중 윈도 10을 공식 출시하기 전에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떠오를 것 같은 윈도 10 테크 프리뷰의 첫 인상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2014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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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합니다. 윈도우 10의 필요성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필수 기능이 절실한 때인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 칫솔
      2014년 10월 6일
      Reply

      테크프리뷰를 통해서라도 좋은 반응을 얻어야 할텐데… 아직 만들고 있는 요리로 맛을 평가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긴해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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