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록은 성공적인 블로그 마케팅?

제 블로그의 오른쪽 사이드 바에 시간을 표시하는 유니클록 UNIQLOCK(정확히 어떻게 발음해야 하나요?)을 달았습니다. 다른 분 블로그에 들렀다가 사이드바에 붙은 이 시간 표시 플래시 동영상을 보고는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주소 복사해서 플러그인으로 붙인 것이죠. 그냥 시간이 표시되면서 여러 동작을 보여주는 짧은 동영상이 나오는 게 재미있더군요. 음악은 좀 시끄럽고 멜로디가 단조롭지만, 리듬이 괜찮아서 심심한 이 블로그에 괜찮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소리가 커서 그냥 무음으로 해두었습니다. 시계를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옮겨 가니 주소를 따로 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마도 유니클록을 달고 있는 블로거 중에는 이것이 정확하게 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저도 처음에는 이게 뭔지 몰랐습니다. 오죽하면 시간 표시를 해주는 플러그인 정도로만 여겼을 정도였거든요. 해당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도 사실 시계를 표시해주는 자바스크립트 주소만 가져왔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이리저리 뒤져보니 원래는 유니클로 UNIQLO라는 일본 의류 브랜드였습니다. 제가 의류 브랜드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우리나라에도 이 의류 브랜드가 들어와 있어 좀더 확인해보니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매장이 있더군요. 유니클록 중간중간에 나오는 짧은 플래시 동영상 속의 모델들이 입고 있는 옷이 이 회사 옷으로 보입니다.

이 시계를 달고 있는 블로거들이 꽤나 많은 것 같더군요. 56개 나라의 4586명의 블로거들이 6378개의 유니클록을 달았고, 165개 나라 사람들이 이 블로거들의 유니클록을 통해 4347754 뷰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시계를 단 우리나라 블로거들도 무척 많습니다. 유니클록 사이트에 각 나라별로 등록된 블로거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니클록을 쓰고 있거나 한번이라도 썼던 블로그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도에는 북한에서 몇 개의 블로거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눌러보니 네이버나 티스토리 블로거더군요. 아마 이분들은 나라 선택을 북한으로 해서 그런 것 같네요.

많은 블로거들이 유니클록을 다는 이유는 블로그 디자인이나 트래픽 등에 심각한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재미있는 시계로써 작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유니클록이 맨 처음 어디에 달렸는지는 모르지만, 블로그를 거쳐 유니클록이 전파되면서 유니클로를 알리는 데는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더군요. 특히 월드.유니클록이라는 세계 지도 화면에 시간을 표시하면서 유니클로를 파는 나라에만 상표를 올려놔 은근슬쩍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유니클록 사이트의 접근이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는 기업 홍보용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유니크로가 유니클록을 자사의 브랜드와 눈에 띄게 직결시키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물론 이 사이트에서 유니클로로 넘어가는 메뉴는 있지만, 그게 작아서 잘 눈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유니클록은 그 나름대로 별도 마케팅을 하는 것 같더군요. 유니클록 사이트 자체가 시계로서도 작동하고, 여기에서 스크린 세이버를 공급하거나 유니클록에 나온 동작을 따라하는 오디션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려서 이곳에서 공개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유니클로 옷을 입고 말이죠. ^^

유니클록은 블로그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기대하는 기업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기업 홍보용으로만 생각하고 노이즈를 일으키는 접근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고 거부감이 없이 접근하는 것은 꽤 괜찮은 시도 같습니다. 더구나 시계가 작동하는 한 이 사이트에 지속적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돈안들이고 홍보의 ‘롱테일’을 생각할 수도 있으니 제법 머리를 잘 썼다고 할까요? 유니클록을 쓰고 있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