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4.2 젤리빈을 올렸으나 다른 두 장치의 조작성

안드로이드 4.2 적용한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
지금쯤 미국에서 날아오고 있을 넥서스 10까지 같은 자리에 두고 이야기를 해야 제대로 된 글이 될 것 같지만, 일단 안드로이드 4.2로 올린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 7를 함께 써볼 수록 같으면서 다른 느낌을 받는다. 분명 같은 버전의 운영체제지만 다른 크기의 화면과 이용 목적이 다르다보니 조작성과 몇 가지 기능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각 장치를 따로 놓고 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지만, 두 장치를 함께 쓰면 다른 차이가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솔직히 편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이용자 경험을 통일 하겠다는 구글의 의도가 4.2에서는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인상이 아니다.


전체와 부분, 잠금 화면의 차이


안드로이드 4.2는 홈 화면처럼 잠금 화면에서 위젯을 쓸 수 있다. 홈 화면에서 쓰는 위젯 프레임 워크를 올려 놓은 덕분에 잠금 화면을 열지 않아도 메일이나 문자, 날씨와 같은 정보를 바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단 넥서스 7은 카메라가 없으므로 잠금 화면에서 카메라 모드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을 빼면 기능의 차이는 없지만, 그 기능의 동작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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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넥서스의 홈 화면에서 카메라 페이지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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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7의 홈 화면에 설정한 날씨/시계 위젯
일단 위젯의 표시 방법이 다르다. 갤럭시 넥서스는 전체 화면, 넥서스7은 전체 화면의 반만 위젯 화면으로 이용된다. 넥서스7은 잠금 화면부터 가로 화면으로 쓸 수 있는데, 이 때도 절반만 위젯 화면으로 활용된다. 또한 갤럭시 넥서스는 위젯을 설정하면 1단 위젯으로 줄어 있다가 이 위젯을 터치하면 전체 화면으로 확대되는 반면, 넥서스7에서는 절반의 화면 모두 위젯이 표시된다. 단을 줄이지 않고 위젯 내용이 모두 표시되는 데, 편의성을 따지면 넥서스7쪽이 더 낫다.


알림 막대를 조작하는 방법의 차이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는 모두 화면 맨 위에서 아래로 손가락을 끌어 내릴 때 알림바가 뜨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알림 막대의 기능이 두 가지로 늘었다. 하나는 종전대로 단순히 알림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설정 바로가기가 추가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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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7의 왼쪽 상단에서 끌어내렸을 때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에서 설정 바로가기의 사용법이 다르다. 갤럭시 넥서스는 알림 바를 두 손가락으로 끌어내리면 설정 바로 가기가 나타나지만, 넥서스7에서는 그렇게 해도 설정 바로가기가 뜨지 않는다. 다만 넥서스7은 한 손가락 만으로도 알림이나 설정을 불러올 수 있는데, 알림 막대의 왼쪽 부분을 끌어 내리면 알림을, 오른쪽을 끌어 내리면 설정 바로가기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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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해서 내려야 하는 넥서스7
문제는 넥서스7의 이 같은 두 가지 알림 막대 조작이 의외로 헷갈린다는 점이다. 새로운 알림을 보기 위해 무심코 알림 막대를 끌어 내렸을 때 설정 바로가기가 내려 온다던가, 알림쪽 막대를 내렸을 때 설정을 하지 못해서 다른 쪽을 다시 끌어내려야 하는 게 불편하다. 특히 갤럭시 넥서스의 알림 막대 조작에 익숙해 있는 이용자가 넥서스7을 쓸 때 이에 대한 혼란은 적지 않아 보인다. 어지간하면 기본 UI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았지만, 이것만큼은 정말 바보 같이 만들어 놓았다.(바보같다는 것도 정말 많이 순화한 표현임)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에 있거나 없는 것


똑같은 안드로이드 4.2를 올렸다고 하지만, 안드로이드 4.2가 갖고 있는 모든 기능이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 양쪽에 모두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변화는 공통적으로 적용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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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앱의 기능과 내부 UI가 멋지게 바뀌었다
일단 공통적인 변화는 나눔 글꼴이 적용된 점과 시계 기능의 변화다. 나눔 글꼴에 대한 이야기는 ‘글꼴 하나에 느낌 바뀐 넥서스7과 갤럭시 넥서스‘에서 자세히 다뤘는데, 나눔 글꼴 적용은 한마디로 신의 한수나 다름 없는 변화다. 글꼴의 교체로 인해 전반적인 가독성은 물론 보는 멋까지 바꿔 레퍼런스 단말기의 품격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종전 시계 앱은 알람 정도만 설정할 수 있던 데 비해 이번 시계 앱은 알람은 물론 타이머와 초시계 기능도 추가했다. 홈 화면의 시계 위젯도 더 간소하게 바꿨는데 시계 위젯과 앱의 모양을 상당히 세련되게 바꾼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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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카메라 UI
두 제품의 공통된 변화와 다르게 갤럭시 넥서스는 카메라 관련 기능이 강화되었다. 새로운 카메라 UI는 촬영 화면을 터치하는 동안 뜨는 메뉴를 빠르게 옮겨 가면서 설정 값을 정할 수 있어 조작이 빨라졌고, 초점을 맞출 때 마치 렌즈를 조절하는 듯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포토 스피어. 이것은 파노라마와 비슷하지만 둥근 구 안에서 360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사진을 찍는다. 수십장의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촬영의 어려움은 없으며 찍어 놓은 사진을 둘러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넥서스7의 전면 카메라로는 이 기능을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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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추가 안내문
반면 넥서스7에는 사용자라는 메뉴가 추가됐는데, 두 명 이상의 이용자가 하나의 태블릿을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두 명의 이용자가 각자 설정대로 태블릿을 쓸 수 있다. 잠금 화면은 물론 응용 프로그램도 독립되어 설치된다. 앞서 넥서스7을 쓰고 있던 이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추가하면 기존 사용자와 별개의 공간을 새 사용자에게 할당하므로 두 사용자는 앱이나 각종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처럼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7에 올린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은 같은 버전이면서도 일부 다르게 작동한다. 장치의 환경이 다르므로 기능적인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알림 막대의 사용성을 다르게 한 것은 글을 쓰는 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 손가락으로만 다루는 것과 손가락의 수를 바꿔가면서 다루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라는 것을 구글이 모를리 없을 텐데, 그것을 왜 똑같이 만들지 않았는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버전을 두고 ‘이용자 경험의 실험’이라는 변명이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덧붙임 #

두 기종에 모두 있는 것과 각각 있는 것을 살펴봤다. 그런데 두 기종에 빠진 기능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미라캐스트다. 사실 이 기능은 갤럭시 넥서스보다 넥서스7에서 빠진 것이 의아하다. 왜냐하면 엔비디아가 테그라3에서 미라캐스트를 쓸 수 있다고 이미 공언했기 터라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넥서스7에서 그 기능을 쓸 수 없다. 이 기능은 레퍼런스 단말기 중에선 넥서스4만 쓸 수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는데, 앞으로 넥서스7과 넥서스10에서 쓸 수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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