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 이용자들이 지금 가장 바라는 기능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있는 크롬캐스트를 연결한 TV에서 볼 수 있는 미러링 또는 동영상 재생 기능일 것이다. 크롬캐스트 미러링은 지금 PC의 크롬 브라우저만 가능하고 모바일 장치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지난 해 모바일 장치에서 이것을 가능케 하는 모바일 앱이 나왔다가 구글에 의해 제거된 적이 있었다. 구글이 이 앱을 제거했을 때 모바일 장치에서도 크롬캐스트 미러링을 구글이 허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면서 구글의 정책 변화에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런데 최근 구글 크롬캐스트 관련 응용 프로그램들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한가지 눈에 띈 앱이 있었다. AVIA 미디어 플레이어다. AVIA 미디어 플레이어는 말 그대로 스마트이나 단말에 들어 있는 음악이나 사진, 동영상을 보여주는 재생 전용 앱. 외국 응용 프로그램으로는 독특하게 자막도 보여주는 미디어 플레이어로 좋은 평을 받고 있던 AVIA 플레이어가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것으로 발표되자, 이제 스마트폰 컨텐츠를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 기대감은 빨리 접는 것이 좋다. AVIA 플레이어는 크롬캐스트로 컨텐츠를 보내는 캐스트 버튼을 갖고 있고 장치를 알아채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그것이 모든 컨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고 보장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 구글 정책을 벗어난 기능은 쓸 수 없고, 크롬캐스트의 기능적 제한을 넘어선 능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많은 이들이 바라는 동영상 미러링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티스토어에서 내려 받은 ‘관상’을 AVIA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재생해보니 스마트폰에서는 별 이상 없이 재생한다. TV에서 보기 위해 크롬캐스트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은 재생 조작 화면으로 바뀌면서 마치 정상적으로 재생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잠시 후 TV 화면에 크롬캐스트가 지원하는 미디어가 아니므로 재생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출력하고 멈춰 버린다. 이용자들이 바라는 미러링이 아니라 DLNA와 같은 개념으로 보면 쉽다.
이처럼 제대로 되지도 않는 엑스트라 기능을 활성화 하려면 3달러가 넘는 돈을 인앱 결제 해야 한다. 문제는 이 앱의 게시자가 크롬캐스트의 제한적 기능에 대한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지 않은 탓에 여러 크롬캐스트 이용자들은 미러링을 기대하고 인앱 결제를 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특히 인앱 결제는 다른 결제와 달리 15분 이내 환불이 불가능하고 구글 플레이의 다른 절차를 통해 환불을 요청해야 하므로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AVIA 미디어 플레이어는 분명 크롬캐스트에서 지원하는 기능은 전부 지원한다. 크롬캐스트에서 쓸 수 있는 기능만 지원하는 것이니 잘못된 것은 아닌 것이다. 앱 개발사도 크롬캐스트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스마트 단말의 미러링은 애초부터 크롬캐스트의 기능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마치 AVIA 플레이어의 크롬캐스트 기능을 쓰면서 마치 사기를 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기대하던 스마트 단말의 컨텐츠를 손쉽게 TV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크롬캐스트가 미러링을 위해서 나온 장치는 아니지만, 캐스트 버튼 하나로 단말의 컨텐츠를 TV로 보내는 그 경험의 일관성을 생각한다면 크롬캐스트의 기능을 억지로 묶어 둘 것이 아니라 캐스트 버튼의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이 옳은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AVIA 미디어 플레이어가 크롬캐스트를 지원한다고 했을 때 캐스트 버튼을 눌러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즐기듯이 이제는 모바일 장치의 컨텐츠를 같은 방법으로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여겼지만, 여전히 크롬캐스트는 그런 기대를 배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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