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넥서스 9에 설치한 안드로이드용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 작성했다. 블로그에 올리는 대부분의 글은 주로 윈도가 깔린 PC나 태블릿의 문서 편집기를 이용했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써서 올린 것은 거의 없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판 MS 워드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글을 쓰려는 시도는 더 뒤에 있을 일이었을 것이다.
사실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글을 써보려고 시도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초기 시절에 몇 번 시도해보긴 했다. 하지만 초기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글을 쓰는 데 알맞은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문서 작성용 문서 앱의 기능도 그리 마땅치 않았고 쓸만한 블루투스 키보드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쓸만한 오피스 앱이 등장하고 구글도 오피스 기능을 강화한 데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쓸 때도 불편을 상당히 줄인 것을 모르진 않지만, 그래도 PC의 문서 편집에 익숙해진 지금 태블릿에서 글을 쓰려니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 워드에서 글을 쓰고 있다. 다른 워드 프로세서에 없는 한 가지를 갖고 있어서다. 줄과 글자의 간격, 맑은 고딕이라는 글꼴을 가진 PC용 워드에 익숙해 있는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문서 작업을 할 때 느끼는 이질감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워드에는 없다. 메뉴 구조는 간략해졌고, 몇몇 기능은 오피스 365를 구독해야 작동하지만, 기본 글쓰기 모드는 영락없이 PC에서 보던 그대로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문서 환경에 적응할 필요 없이 예전에 글을 쓰던 익숙했던 환경을 그대로 안드로이드로 옮겨 온 덕분에 태블릿에서도 글을 쓰는 게 영 어색하지 않다. 적당한 시점에 알아서 저장하니 덜 신경 쓰이고 오류가 난 문서를 복구하는 것도 쓸만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 워드를 무조건 환영할 일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워드가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기대는 하지 않는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 워드는 글 쓰기와 가벼운 편집은 할 수 있지만, 오피스 365를 구독하지 않으면 몇몇 편집 기능을 쓸 수 없다. 아주 많은 기능이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써야 할 기능이 필요한 때 작동하지 않으니 답답하다. 한글 맞춤법 검사도 작동하지 않는다. 원드라이브 동기화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제한된 기능이야 그렇다 쳐도, 원드라이브와 연동성이 미덥지 않은 건 달가운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내놨던 오피스 모바일이 그랬듯이 처음부터 모든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호환되는 것도 아니다.
아직 모자란 부분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태블릿에서 직접 글을 쓰는 거부감을 줄인 것만으로 의미는 있다. 큰 모니터를 일부러 세워서 글을 쓰기 편한 환경으로 바꾸는 이들처럼 태블릿 화면을 길게 세워 글을 쓰는 이점을 알게 해준 것도 고마운 일이다. 물론 앞서 다른 안드로이드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글을 쓰다가 그것을 깨달았으면 아마도 고마움의 대상이 바뀌었겠지만, 기분 좋은 이용자 경험을 남긴 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MS 워드가 처음이니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MS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워드를 늦게 낸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익숙함을 무기로 앞세운 MS워드를 보며 그 걱정은 붙들어매도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구글쪽이 더 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디서나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문제점은 많이 보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