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치 화면의 스마트폰도 크다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5인치를 넘어 더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과 태블릿의 대화면을 혼합한 패블릿 시장에서 확고한 한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제조사들의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드디어 한국 레노버도 이 싸움에 끼어들기로 했다.
한국 레노버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선전포고를 위해 내세운 스마트폰은 팹플러스(Phab Plus). 지난 9월 IFA에서 처음 공개했던 6.8인치 대화면을 채택한 패블릿이다. 하직 6.8인치 패블릿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터라 팹플러스는 그야말로 이 시장에서 보기 힘든 제품이다. 한발 앞서 6.8인치 패블릿 시장의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고, 섣부른 도전일 수도 있는 움직임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한국 레노버가 19일, 강남 부근 알베르 카페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어 제품을 소개하는 한편, 자급제 단말로 국내에서 판매한다고 밝혔으니까.
이날 한국 레노버는 팹플러스를 단순히 대화면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멀티미디어에 최적화한 패블릿으로 이해하도록 모든 초점을 맞췄다. 6.8인치라는 큰 화면이 손에 잡기에 불편한 크기라는 점을 의식했는지 메탈 유니 바디를 채택해 두께를 7.6mm로 줄이면서 강성을 높이는 한편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해 성인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크기로 줄였다고 말한다.
반면 커진 화면의 긍정적인 요소를 부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직접 제품 소개를 맡은 한국 레노버 강용남 대표는 “화면이 커지면 영화 같은 멀티미디어 컨텐츠 뿐만 아니라 태블릿으로 할만한 문서 작업이나 게임, 쇼핑도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어 관련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팹플러스는 큰 화면에서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돌비 애트모스를 담았다. 일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꽂고 돌비 애트모스로 인코딩한 전용 컨텐츠를 재생하면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단지 우리나라에서 전용 컨텐츠를 구할 수 있는 유통 경로가 없는 문제에 대해 강용남 대표는 “이용자가 갖고 있는 일반 영상 컨텐츠를 듣더라도 훨씬 좋은 음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팹플러스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없을 때도 더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뒤쪽에 사운드바를 넣었다.
한 손으로 다루는 것은 위태롭지만, 그래도 한 손으로 다루려는 이들을 위한 기능은 빼놓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화면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한 손 모드를 팹플러스에도 채용한 것이다. 화면에 C자를 그리면 화면이 작아지면서 한손으로 다룰 수 있는 크기로 화면이 줄어드는데, G센서와 연계해 작아진 화면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그 방향으로 화면이 이동하도록 만든 것이 흥미롭다.
한국 레노버가 이같은 특징을 지닌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내놓은 것은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에서 종전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 욕심 같아선 몇 만대쯤 팔고 싶다지만,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오픈 마켓을 통한 유통만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성과를 예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통신사 판매 모델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나라처럼 우리나라도 단통법이 지속되면 향후 오픈 마켓으로 출시하는 게 경잭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한국 레노버가 이 제품을 내놓는 믿음의 전부다.
어쨌거나 막연한 믿음이라도 팹플러스가 잘 팔리는 것은 한국 레노버에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더 고급 스마트폰의 출시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롤라의 모토 X 스마트폰은 중국과 홍콩 등에 출시했지만, 우리나라 출시 여부에 대해선 신중하다. 내놓고 싶은 욕심은 분명히 있다. 강용남 대표는 “모토 X 같은 스마트폰은 이통사를 통해서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출시를 위해 섣불리 덤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다음 차기작은 고급형 수요가 있다면 내고 싶다”라는 속내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좋은 제품을 들여오고 싶은 한국 레노버에게 어쨌든 급한 것은 팹플러스를 더 많이 팔기 위한 환경에 대한 신뢰부터 쌓는 일이다. 팹플러스를 구매한 이용자가 불편 없이 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일단 애프터서비스는 그동안 레노버가 PC 사업을 위해 구축한 50여개 AS 센터를 통해서 해결한다. AS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각 센터에 부품을 충분히 공급하도록 애쓰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시럽 월렛처럼 등록된 제품에 대해서만 허용되는 서비스를 쓰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 레노버가 나서서 해결하지는 않을 듯하다.
더불어 VoLTE는 쓸 수 없어 LG 유플러스 이용자는 통화 기능만 쓸 수 없다. 한국에 출시하는 팹플러스도 듀얼심을 꽂을 수 있고, 그 중 하나는 마이크로SD 카드를 꽂아서 저장 공간을 확장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업데이트는 추후 OTA(Over The Air) 방식으로 올릴 예정이다. 한국 레노버는 팹플러스를 39만9천원에 내놓는다. 20일부터 11번가에서만 판매한다. 광고 모델은 EXID 멤버 하니가 맡았다.
원문 | te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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