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욕심이 한 번 생기면 끝이 없나보다. 2년 전에 61cm(24인치) 모니터를 사서 쓰고 있었고 48cm(19인치) 보조 모니터까지 붙여서 썼지만, 넓은 게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욕심은 끝이 없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2년 전에 산 그 LG 플래트론 모니터가 1년 전부터 화면이 떨리고 잔상이 남는 문제가 생겼는데도 단종 모델이라는 이유로 AS를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다 보니 이 모니터는 TV 용으로 전환하고 다른 모니터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맨 처음 61cm 모니터를 샀을 때에 비해 지금은 절반 이상 값을 내린 터라 부담은 줄었지만, 모니터 성능에 대한 정보는 많이 부족해 뭘 고를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 것은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나마 나는 61cm 모니터를 다른 이들보다도 많이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는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만져본 여러 61cm 모니터들 중에서 나름 만족스러웠던 것은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와 델 2407 두 가지였다. 모니터의 성능만으로 따졌을 때는 여지 없이 이 둘 중 하나(돈을 아끼지 않는다면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델)를 골랐을 테지만, 지금은 이 둘을 고를 수 없는 복잡한 요소들이 너무 많아졌다. 모니터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풀 HD 장치들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여러 단자를 갖추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풀 HD 장치를 테스트 하려면 HDMI 단자까지 갖춰야만 한다. 이 단자를 갖춘 모니터는 삼성과 LG, 벤큐, BTC 등 몇몇 업체만 내놓고 있다. 지금 61cm 모니터를 내놓는 업체 수가 25개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적다. HDMI 단자를 가진 모니터는 우리나라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이 모니터들의 경쟁력이 낮은 건 아니다.
이처럼 적은 HDMI 모니터 중에 하나인 BTC ZEUS7000 240MA를 테스트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다. 아직도 써봐야 할 재주는 많지만, 기본적인 성질을 파악하는 실험만 겨우 끝낸 상태여서 1차 테스트 결과를 공개한다.
BTC ZEUS7000 240MA의 성능을 말하기 전에 잠깐 겉 모양부터 따져보자. BTC의 제우스 시리즈는 양 옆에 날개처럼 툭 튀어 나온 흰색 덮개가 있다. 이는 거의 모든 BTC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BTC 만의 제품 특징처럼 각인시키려는 모양이다. 어떤 이는 이 날개가 멋있다는 말하기도 하지만, 이건 좀 거추장스럽다. 듀얼 모니터를 쓴다면 날개 때문에 두 모니터 사이를 벌리게 되므로 화면 안에 표시된 정보들을 보기 위해 고개를 더 많이 돌려야 하는 점은 좀 불편하다. BTC 모니터를 두 대 둔다면 날개로 인해 벌어지는 간력은 훨씬 더 넓어져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일이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날개를 떼고 붙일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모니터에 달려 있는 풍부한 단자는 마음에 든다. D-Sub와 DVI는 기본이고, HDMI와 컴포넌트 영상과 음성, PC 음성 입력과 S/PDIF 출력까지 채웠다. 여러 장치를 연결하는 데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모니터는 대부분 본체의 밑쪽에다 단자를 둔다. 난감한 것은 단자의 방향이 아래쪽을 향해 있어 아래에서 위로 꽂아야 하는데 단자가 잘 안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모니터에 비해 제우스7000은 단자를 꽂는 불편은 크게 줄였다. 스탠드를 올린 뒤 패널 전체를 뒤로 꺾으면 단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모니터를 90도 회전시킨 뒤 세로로 길게 세워 바로 단자를 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또한 상하좌우로 모니터를 부드럽게 조절하는 경첩과 높낮이 조절도 어렵지 않은 스탠드에도 불만이 없다.
무엇보다 성능이 중요하므로 일단 엔비디아 지포스 7950 GTX에 DVI로 연결한 뒤 PC를 켜서 윈도를 띄웠다. DVI로 연결한 대부분의 모니터가 처음에는 너무 밝은 화면 때문에 눈이 좀 아프다. 제우스7000도 처음은 별다르지 않았다. 밝기를 0에 두어도 마찬가지. 때문에 아이원 포토와 엔비디아 제어판을 번갈아 조정하면서 캘리브레이션을 한 뒤 결과를 확인했다. 입출력 그래프를 보니 RGB 곡선이 완전하게 일치하지 않은 탓에 넓은 범위의 색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전문가급 모니터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일반적인 PC 환경에서 쓰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표현하는 모니터라는 데 의견을 내고 싶다. 제우스7000이 색 전문가를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면 이처럼 몸값이 싸지는 않았을 테니 너무 큰 욕심을 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몇 푼 하는 모니터가 아니기에 더 정확한 표현력에 대한 욕심은 저절로 생긴 듯 싶다.
이번처럼 그래픽카드에 맞춰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한 뒤에는 눈이 아프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좀 밝아 보이기는 한다. 화면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좀더 밝아 보인다. 다만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밝기를 최소에 두었는데 너무 밝게 보이면 불량처럼 비칠 수도 있어 걱정이긴 한데, 이런 현상이 눈에 띄면 드라이버 CD에 들어 있는 모니터 프로파일을 설치해볼 것을 권한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으로 바르게 잡아주는 것만큼 괜찮은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 없지만, 기본적인 세팅은 해줄 것이므로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제우스7000 240MA는 삼성의 TN LCD 패널을 쓴다. TN 패널을 쓰는 모니터에 많은 이들이 시야각 문제를 걱정하지만, 요즘 시야각을 보정해 주는 필름이 좋아진 터라 제우스7000을 좌우에서 바라볼 때 시야각 문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아래에서 위로 바라볼 때는 액정의 반전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때는 원래의 표현력을 잃고 밝게 표시된다. 위 아래에서 바라볼 이유는 사실 거의 없는 데다 이런 문제는 대다수 TN 패널 모니터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풍부한 단자를 가진 제우스 7000에 연결해본 장치는 플레이스테이션 3와 티빅스 M-5100SH, PSP 등이다. 무엇보다 HDMI 단자 덕분에 플레이스테이션 3와 티빅스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는 부분에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HDMI로 연결한 플레이스테이션 3는 DVI로 연결했을 때와 다르게 너무 밝지 않으면서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고, 1080P PS3 게임인 레어도 화면 전체를 꽉 채워 보여주는 덕분에 여느 화면보다 더 생생한 화질로 즐길 수 있다. 화면 비율을 조절할 수 있긴 한데, 큰 의미지를 지닐 것 같지는 않다. 내장 스피커는 음량은 풍부하지만 소리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되도록 다른 스피커 시스템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다른 스피커 시스템이 없으면 아쉬운대로 그냥 써도 무방하다. 컴포넌트로 연결한 PSP에서 프로그레시브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므로 PSP를 좀더 큰 화면에서 즐길 수가 있다.
참고로 제우스 7000은 리모컨으로도 세팅을 잡을 수 있다. 방향 키로 값을 설정할 수 있어서 모니터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다루는 것보다는 편하다. 한 가지 문제라면 리모컨의 수신 각도가 안좋다는 것. 되도록 모니터 정면에서 다뤄야만 제대로 버튼이 눌린다.
지금까지 제우스 7000에 대해 이모저모를 살펴봤지만 사실 모든 테스트를 다 마친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미룬 테스트가 몇 개가 있는 데 그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90도로 세운 피봇 상태에서 화면 보기와 조작 편의성.
2. 일반적인 동영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사진 재생 등 이번에 언급되지 않은 품질 평가.
3.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와 그래픽 카드를 통한 HDCP 작동 테스트.
아마도 모니터를 좀더 다뤄보고 미처 끝내지 못한 실험을 마치면 전체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외형이나 스피커처럼 몇몇 불편한 점이 있지만, 풍부한 단자 덕분에 여러 장치를 연결해야 할 환경에서 쓰기에 알맞은 모니터가 아닐까 한다. 값이 많이 차이나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풀HDTV까지 달린 것에 욕심을 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좋아졌대도 TN은 실망이예요. 지금 TN 쓰는데 후회막급…
이 모니터와 함께 쓰던 구형 LG 23인치 모니터가 IPS 패널을 쓴 것인데 확실히 시야각 문제에 있어서 차이가 많더군요. 문제는 TN이 아닌 S-IPS 패널 모니터를 사고 싶어도 값이 비싸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겠죠. S-IPS와 TN은 생산 비용에서만 거의 100달러 정도 차이나는 걸로 압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 업체 입장에서야 아무래도 비용을 낮출 수 싼 패널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TN인게 가장 큰 단점이군요… 정말 나무랄 대 없는 녀석인데. 저 밑받침 지지대가 너무 작은 것도 많은 지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PS3와 Xbox360의 HDMI 호환이 잘 된다면 한 번 노려볼만 할 것 같아요. =)
TN 패널은 이제 흔해서 단점이라 말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아, PS3는 물려봤는데 잘 됩니다. 옆에 엘리트 삼돌이 빌려놨으니 다음 글에서 테스트 내용을 공개하겠습니다. ^^
우..욹컥… 쿨럭..
저희집 TV가 고장났는데 경제적 형편(?)으로 인하여 가만히;;)
저도 아직 20인치 브라운관 TV를 보고 있답니다. ^^
BTC정보통신. 중소기업이면서도 나름의 디자인 컨셉트를 지키며 수많은… 정말이지 수많은 모델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업체로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도 그 수많은 BTC의 LCD 모니터 중 하나다…
모니터들이 이제야 HDMI를 탑재하는 것 같네요..
진작에 하지..끌끌..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전 델 2407이에요..
풀HD건 뭐건 장비 없..;;
알고보면 PC에 DVD 롬도 없는데..(-_ㅜ;; )
2407 신버전이 나왔다던데..
HDMI를 다는 건 라이센스 비용 문제가 있어서 쉽게 할 수 없답니다.
업체에게는 오히려 부담인 것이지요.
모니터 위의 작은 모니터는 비교를 위한 17인치… 모든 디지털 기기에는 출력을 위한 장치가 존재하고,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바로 화면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화면 장치인 TV를 비..
안녕하십니까~! 붸가짱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제품은 BTC 정보통신의 Zeus 시리즈 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BTC 모델은 Zeus 5000 이라는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주어지게 ..
245T 포스트에 댓글달았던 사람 입니다. 사실 이 모니터도 제 고려 안에 들어있기는 합니다. 오버스캔 문제 없고, 단자 다양한데다가 최근에 같은 모들에 S-IPS 글레어 패널을 달아서 출시했더군요. 패널 자체가 무결점으로 공급되다보니 무결점 붙이고 가격이 조금 올라갔지만 그 정도야 옛날 생각하면 비싼축에도 안들고…..
문제는 반응속도가 쥐약이라 빠른 FPS, 액션 영화 등에서는 왠만해서는 잔상을 볼수 있을거라더군요. 진짜 모니터 고르기 힘드네요. -_-
테스트해보고 댓글을 보충하겠습니다. ^^
참고로 S-IPS 패널을 넣은 모델이 TN을 쓴 것보다 컬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좀더 낫습니다.
요즘 좋은 모니터,노트북들은 HDMI다 지원하는군요 질문하나 드릴께요;;
삼성 R70초기 제품도 HDMI 입력 지원하나요;;?
ps3를 여기에 연결해서 할라그러는데;;; 답답하네요;;
안녕하세요. 최근 기종은 HDMI 단자가 있는 것을 보긴 했습니다만, 없는 모델도 있더군요. 잘 가려가면서 고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노트북의 HDMI는 출력용일 뿐 입력용으로 쓸 수 없으므로 PS3를 연결해도 화면을 볼 수 없을 겁니다. -.ㅡㅋ
아;; 그리고; 노트북 리뷰도 해주시나요;;;? 해주시면 R70한번 부탁드릴께요
노트북 리뷰도 하지만, 그리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라서 확답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기대는… ^^;
아 답변 감사합니다!~ 역시 노트북에 하는방법은 tv수신카드 외장형을 사는건가 ㅎㅎ
별말씀을요. PS3를 모니터에 바로 연결하실 거라면 HDCP가 있는 모니터를 사시고 HDMI to DVI 젠더를 쓰셔도 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HDMI가 있는 모니터를 쓰시는 게 가장 낫다고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