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파이어의 발표 직후 ‘열광해봤자 소용 없는 킨들 파이어‘라는 글을 쓴 뒤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예약 구매를 요청했습니다. 아마존이라는 서비스가 없으면 소용 없는 하드웨어라는 예상을 글에서 밝히긴 했지만, 실제로 그럴지 확인이 필요했으니까요. 물론 미국에서 써본 이들은 좋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마존이 없는 우리나라는 알 수 없는 문제거든요.
아참, 미국에서 킨들 파이어를 써본 느낌에 대해서는 아래 두 글을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킨들 파이어의 첫인상 _ estima7
Amazon 유저만을 위한 Kindle Fire _ earlyit
* 발매된 뒤 일주일 정도 지나 킨들 파이어가 도착했습니다. 포장재는 참 값싸게 만들었더군요. 조금 두꺼운 골판지로 상자를 만들었고 안쪽에 완충재를 넣은 게 전부. 안에 들어 있는 것이라고는 킨들 파이어와 어댑터, 간단한 종이 쪼가리 하나 뿐입니다. 아마 가격을 몰랐다면 충분히 쓴소리가 나올 만한 포장이지만, 값을 생각하면 용서를 해야하는 부분일 듯…
* 킨들 파이어의 겉은 생각보다 매끈합니다.199달러라는 가격을 감안하면 완성도는 제법 갖췄더군요. 바닥쪽은 우레탄 재질이라 미끌거리지 않고, 전원 버튼을 제외한 다른 버튼이 거의 없어서 군더더기도 없고요. 특이한 것은 전원 버튼이 아래쪽에 있고, 스피커가 위에 있었습니다. 제가 잘못 본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게 맞더군요. 아래쪽에 이어폰과 충전단자(마이크로 USB)가 있습니다. 무게는 크기에 비하면 가벼운 느낌은 아니었는데, 갤럭시탭 7인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 전원을 켜고 안드로이드폰과 비슷한 잠금 화면을 푼 뒤 무선 랜과 시간대, 아마존 계정을 넣고 간단한 조작법을 보고 나면 킨들 메인 화면이 나타납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썼지만, 홈 화면은 완전히 다르더군요. 가장 최근에 쓰거나 봤던 앱이나 컨텐츠를 커버 플로 형태로 넘겨 볼 수 있고, 아래는 자주 쓰는 앱이나 컨텐츠의 바로 가기를 홈 화면에 올려 놓을 수 있습니다. 또 킨들 파이어를 눕히거나 세우는 방향에 따라 화면도 회전합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불편이 없고 아주 기쁜 마음 뿐입니다.
* 그런데 그 다음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데요. 일단 킨들에서 볼 영화나 음악, 잡지, 앱 같은 컨텐츠는 아마존에서 구매를 하거나 그쪽에서 다운로드를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지역 제한에 걸려 있더군요. 그나마 카드 정보를 아마존 계정에 넣어뒀으면 책을 사서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음악, 영화, 앱 등 아마존 클라우드에 담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스트리밍으로 꺼내 보는 킨들 파이어의 장점은 경험할 수 없습니다.
* USB로 연결한 PC에서 컨텐츠를 넣을 수는 있지만, 음악과 PDF 정도만 듣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영화 파일은 거의 인식이 안되고, 그나마 MP3는 잘 알아채더군요. 설정을 끝낸 뒤 여유 공간이 6GB라 데이터를 많이 담아 다니기는 힘듭니다.
* e북 샘플이나 웹브라우저를 띄워보니 다른 패드에서 보는 것과 큰 차이는 없는 듯 하군요. 7인치 갤럭시탭을 보는 것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IPS라 시야각 제한이 없는 점은 좋지만, 화면이 좀 반들거리는 게 신경이 거슬리는데 반투명 필름이라도 좀 붙이는 게 좋을 것 같은… e북보다는 영상 컨텐츠쪽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군요.
* 인터넷 브라우저는 플래시까지 별 문제 없이 재생합니다만, 생각보다 빠르진 않습니다. 한글 웹사이트는 별 무리 없이 출력하는 반면, 한글 입력은 불가능. 업무용 기본 앱은 퀵오피스를 빼면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전용 앱이 아니라 웹브라우저를 통한 바로 가기더군요.
* 정리해 보면 순정 상태, 국내에서 만든 아마존 계정으로 킨들 파이어로 할 수 있는 일은 원서를 보거나 웹사이트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정도군요. 물론 순정 대신 루팅을 거쳐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쓸 수 있는 여러 방법도 있고, 미국 내 주소와 신용카드로 아마존 프라임 계정을 만들면 그나마 앱 다운로드, 잡지와 음악 구매도 가능하지만, 제품이 지닌 컨셉대로 쓰기는 힘듭니다. 동영상도 많이 가리는 터라 PMP로도 쓰기 어렵고…
* 그나마 킨들 파이어를 보면서 온라인 컨텐츠를 소비하는 휴대 장치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공부는 많이 됐습니다. 자유도 높은 안드로이드를 특정한 기능, 또는 서비스에 어떻게 최적화해야 하는지 하나의 모범 사례를 보여준 것 같거든요.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곳, 살 수 있는 곳의 연결성 만큼은 다른 컨텐츠 장터보다 잘 꾸며져 있습니다. 제품을 잘 몰라도 쓸 수 있도록 만든 점에서는 좋더군요. 단, 구매 버튼을 누르면 확인 절차없이 바로 사버리는 시스템이라 돈 나가는 것을 조심해야겠지만…
* 그러고 보니 먼 바다를 건너 몸뚱이만 날아온 킨들파이어를 고생 시켰네요. 내년 삼성과 아마존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지만,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그 때가서 다시 살펴봐야겠습니다. 한국에서 쓰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한국에서는 반쪽짜리도 아니고 1/3쪽짜리 정도군요. 먼길 오느라 수고하신 킨들파이어에게 휴식을… ^^
지금 푹 쉬고 있습니다. 어디 대여라도 보내야 할까 봐요. ㅋㅋ
그래서 좋은가요?(질문) ㅋㅋㅋ
빌려주랴?
저한테 싸게 넘겨 주세요~
완전한 잉여가 아닌 이상은 팔지 않는 게 원칙이라서요… ^^
xdaㅋㅋㅋㅋㅋㅋ
그냥 놔둘랍니다.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 PDF 파일은 어떤가요? 전 이잉크 킨들 딱 좋은데…크기도 배터리도 무게도..책만 보니깐.. 근데 굉장히 많은 PDF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 파이어가 PDF를 빠르게 렌더링 해 준다면, 원없이 지르겠네요… 딴건 다 필요 없고… 아마존 북하고 PDF만 빠르게 보고 가볍고 한 놈은 없을까요? 새로 나온 킨들 터치는 좀 빠를려나?
생각보다 느리지는 않습니다만, 일부 한글 PDF는 인코딩 형식에 따라 글자가 깨지더군요. 킨들 터치보다는 이 녀석이 더 빠르긴 할 겁니다.
아직은 미국용이라는 느낌밖에는 ^^;
어찌되었던 아마존 앱스토어 없이는 얘는 거의 -.-;
내년에 국내에 아마존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일단 기대를 가져봄이 좋을 듯 싶군요~
킨들 파이어의 기세가 무섭던데 국내에서는 무용지물이네요.
아직은 그렇습니다. 내년에는 이 같은 컨텐츠 친화형 하드웨어가 좀더 득세를 하지 않을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