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4월 중순 창간할 디지털 카메라 매거진 한국판(DCM)에 기고할 글입니다. 이 글을 미리 띄우는 이유는 1천만 화소 컴팩트 디카에 대한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디카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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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는 화소, 기술은 어디로?
보급형이든 전문가용이든 DSLR 카메라는 이제 1천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기본으로 달고 있다. 이에 보조를 맞추듯 컴팩트 디카도 빠르게 1천만 화소로 넘어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1천만 화소를 향한 가파른 시장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화소만이 사진 품질을 결정짓지 않는 사실을 따져볼 때 1천만 화소만 넣은 컴팩트 디카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몇년전부터 해가 바뀔 때마다 컴팩트 디카에 들어 있는 이미지 센서의 화소 수가 100만 개씩 늘어났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화소를 넣으려 했기 때문에 해가 바뀌면 지난해에 생산된 컴팩트 디카도 곧바로 철지난 구닥다리가 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만큼 컴팩트 디카의 화소는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700만 화소를 정점으로 더 이상 화소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
디카 업체들이 화소 경쟁을 벌였던 데에는 화소가 이미지의 질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적은 화소로 사진을 찍으면 저장된 이미지의 크기가 작아서 이를 인화하면 또렷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200만 화소 정도면 앨범에 끼울 정도로 작은 사진을 찍는 데는 무리는 없지만 큰 사진을 뽑으려면 원본 이미지가 더 커야만 했다. 때문에 디카 업체들은 좀 더 많은 화소를 넣어 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미지 센서를 원했고, 해마다 많은 화소를 넣은 컴팩트 디카가 출현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1천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쓴 컴팩트 디카가 은근히 많이 나왔다. 얼마 전만 해도 1천만 화소 이미지 센서 생산량이 다른 이미지 센서보다 적어 단가가 비쌌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시중가 30만 원 중반에서 40만 원 후반 사이에 1천만 화소 디카를 살 수 있는 것도 싸진 이미지 센서의 영향을 받아서다.
사실 1천만 화소는 컴팩트 디카에서는 넘치는 화소다. 1천만 화소 디카는 3,648×2,740 안팎의 초대형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정도면 브로마이드 크기의 사진을 뽑아도 깨지지 않는다. 컴팩트 디카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는 DSLR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1/1.8인치나 1/2.5인치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엄지손톱보다 작은 크기에 1천만 화소를 빼곡히 채우면 각 화소의 크기와 간격이 좁아져 오히려 빛 정보를 제대로 읽어 들이지 못하고 노이즈가 많아질 수도 있다. 디카 업체의 이미지 처리 기술에 따라서 노이즈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그래도 작은 센서에 1천만 화소를 꾹꾹 담아 이미지 크기를 키우는 것이 왠지 억지스럽다.
문제는 1천만 화소 디카에 최신 기술이 많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광학식 손떨림 보정이나 먼지 제거, 얼굴 인식 같은 특수 기능들까지 다 녹여 놓지는 않았다. 물론 이 기술이 디카의 성능을 좌우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메모리카드에 남아 있는 사진의 결과가 다를 뿐이다. 빛이 적은 다소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는 것이나 얼굴을 알아채는 기술을 만든 이유는 초점을 잘 맞추라는 것이다. 초점이 잘 맞은 사진은 결국 이용자가 버려야 할 사진이 줄어드는 것으로, 화소를 늘려 사진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이 같은 재주를 넣은 700, 800만 화소 컴팩트 디카와 기능을 뺀 1천만 화소 컴팩트 디카의 값은 엇비슷하다. 버릴 사진을 줄이는 핵심 기능은 쏙 뺀 채 값만 비슷하게 맞춰서 내놓는 이유는 여전히 화소가 많으면 좋은 디카라고 생각하는 디카 구매자의 심리를 겨냥해서다. 디카 업체들이 더 이상 화소 많은 컴팩트 디카로 시선을 끌려고 하지 않는다지만, 이런 기능이 없는 디카들을 알릴 때에는 역시 화소 외에는 기댈 것이 없다. 1천만 화소에 흔들림 방지나 먼지 제거, 얼굴 인식 같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지금의 그 값으로 판다면 두말 않고 권할 테지만, 몇몇 알맹이를 빼고 값을 맞춰 놓은 1천만 화소뿐인 컴팩트 디카의 구매 권유는 솔직히 망설여진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파나소닉 lx2를 서브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캐논의 g7을 잠시 만져봤는데 상당히 만족스럽더라구요.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니콘의 p5000인가요? 그 모델도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기회가 없어서 아쉽네요 ^^;
네.. 사실 컴팩트 디카가 DSLR에 밀려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사실 세컨 디카로 손색이 없을 만큼 기술력이 좋아졌습니다. 저도 하나쯤 더 쓰고 싶은데, 화소보다는 버리는 사진 적은 디카를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기회가 되면 미라클러님이 말씀하신 P5000 리뷰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
해당 1천만 화소 모델들과 기존 고화소 다기능 모델과의 스펙을 자세하게 비교해 주시는 것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수긍하기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한 예로 캐논 850IS와 900Ti는 비슷한 가격대(35만원 안팎)입니다만 850IS는 700만 화소에 손떨림 보정을, 900Ti 1천만 화소만 넣었습니다. 이렇게 비교를 했을 때 대개는 850IS를 추천하더군요. ^^
300D를 쓰다가 요즘은 그냥 200만화소짜리 컴팩트 디카를 쓰는데..( 그나마 광량센서가 고장인지..아무때나 플래쉬를 터뜨리는..–) .. 그럭저럭 찍을만 하더군요.
솔직히..1000만화소는..너무 오버 같아요…
견습마법사님 말씀대로 오버스럽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때 200만 화소 만드는 가격이랑 지금 천만 화소 만드는 가격이랑 같으니.. 개인적으로는 10만원대 500만 화소 컴팩트 디카 하나 구해볼까 생각 중입니다만.. 마음에 드는 게 있을런지는 모르겠어요~ ^^;;
저도 6년전 아이를 낳았을 때 사둔 200만화소 캐논컴팩트 쓰고 있습니다. 솔직히 큰 불만도 없이 잘 쓰고 있답니다.
다만, 광학줌 배율이 더 높아서 멀리서 아이의 생생한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때문에 기변욕구를 느끼기도 하는데요..
(일단 아이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의식하면 생생한 표정 나오기가 힘드니까요..)
화소수보다는 좋은 사진을 찍는 기술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광학줌을 위해서는 렌즈… 컴팩트디카에는 좀 무리려나요? 값도 좀(많이) 비싸지겠죠? orz
컴팩트 디카 중에서 10배 또는 그 이상의 줌 렌즈가 있지만, 역시 값이 문제겠네요.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기본 렌즈의 줌을 더 길게 해주는 망원 옵션을 사서 끼우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컴팩트 디카용 망원 옵션을 찾아보기 어려운 문제가 있고요..
SuJae님께 드릴 말씀은 기변보다는 200만 화소를 그냥 서브로 쓰시고, 그 분(와이프)과 협의해서 입문용 DSLR과 줌 렌즈 하나를 눈여겨 보심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만.. ^^
아.. 지난 번에 PS 3 어떻게 장만하실까 하는 문제 말인데요.. 혹시 그 분께서 영화 좋아하신다면 어떻게든 블루레이 영화를 보게 만드심이 어떠실지요? 게임기가 아니라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제가 말이죠.. ps2살때도 DVD플레이어 대용이라고 하고 샀다는거 아닙니까?
한번이나 속지 두번은 안속아줄듯해요 ㅠ.ㅠ
오직!! 정면돌파뿐 orz
이런~ 이미 써먹으셨다니 안타깝습니다. 다시 고민해봐야겠습니다. ^^;;
저는 심도표현과 어두운곳에서 사진찍기 위해 DSLR을 샀습니다.
요즘 휴대폰에도 1000만화소 단 제품들이 나오던데 과연 화질은 어떨지…
아.. miriya님은 렌즈 밝기 때문에 DSLR로 오셨군요. ^^
휴대폰 1천만 화소 사진 품질은 저도 궁금합니다만, 그냥 궁금하기만 합니다. 전화나 잘 터졌음 좋겠어요. 헐~
남대문 등지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카메라나 렌즈를 사려는 이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이다. 유명 카메라 샵에는 언제나 카메라나 장비를 들여다보는 사람, 진지한 표정으로 상점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