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x 노트북의 반격 시작된다!

10과 12 사이에 있는 숫자는 11이다. 13을 불길하게 여긴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이라는 이 숫자는 노트북 시장에서는 더 외면받았던 숫자일 게다. cm단위로 바꾸고 있는 우리나라를 빼고 인치 단위를 쓰는 외국에서는 어지간해선 11인치대(27.9cm 이상) 노트북을 보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11인치급 대표 모델이래봐야 소니 바이오 TT처럼 거의 찾아 보기 어려울 만큼 제품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업계나 이용자 어느 한 쪽이 아니라 양쪽 모두 11인치대 노트북을 기피한 이유는 비슷하다. 화면 크기에 비해 작업 효율성은 별로인데다 배터리 수명도 좋지 않고 크기에 비하면 휴대성도 애매한 데다 그나마 너무 비싸서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던 탓이다. 여기에 LCD 패널의 수율 문제를 하나 더 보탤 수도 있지만, 이는 이 화면 크기의 노트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일부러 많은 양을 생산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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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의 로드맵,연말 매우 얇고 가벼운 11인치 노트북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오늘까지만 해야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 성능과 이동성의 절묘한 궁합을 뜻하는 숫자가 11이 될지도 모르니까. 노트북 시장이 그런 쪽으로 변화될 지도 모를 요소가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컴퓨텍스에 전시된 미니 노트북은 물론, 11인치대 제품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의 소식도 들리고 있다.


그런데 왜 이제서야 11인치대를 주목할까? 이는 지금 변화되는 넷북과 노트북의 또다른 흐름이 만들어질 조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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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에서 선보인 아수스의 11인치 넷북 1101HA.


종전에는 노트북의 이동성을 강조하면 성능을 포기하고, 성능을 강조하면 이동성을 포기하는 형태였다. 애써 둘을 조화시키기보다는 둘을 나누는 것이 업계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편했기 때문이다. 비록 화면과 배터리를 내장한 노트북이 어느 정도 이동성을 갖췄다고는 하나 둘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쉬운 일은 분명 아니었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노트북 시장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노트북보다 성능은 떨어져도 휴대하기 좋고 오래가는 넷북이 선전했던 것이다. 성능과 부가 기능, 디자인 경쟁 쪽에 무게를 기울였던 노트북 업체들의 바람과 달리 소비자들은 좀더 가볍고 오랫동안 재충전 없이 쓰는 넷북을 선호한다는 사실로 인해 노트북 업체들의 전략은 대폭 수정되어야 했다. 불과 1년 새에 넷북이 전체 노트북 시장의 10%(1천400만 대 규모)나 차지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시장조사기간의 넷북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점에서 넷북은 몇년 간 인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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렝다의 11.6인치 CULV 노트북

넷북은 노트북이 잠시 까먹었던 휴대성에 대한 본질을 일깨우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불과 1년 만에 여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휴대성과 가벼운 작업을 만족하는 성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성능과 화면에서 여러모로 답답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인텔 아톰이나 비아 나노 등 넷북용 프로세서가 인터넷, 문서 등 가벼운 작업 외에 동영상이나 사진 편집 등 강력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에는 여러모로 모자랐고, 10인치 대의 작은 화면과 가로 1,024 픽셀의 해상도도 불편했다. 노트북을 선택하는 새로운 옵션으로써 변화를 이끈 넷북은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개선을 요구하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성능 문제는 둘 째 치더라도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화면 크기는 노트북의 크기를 정하는 요소이면서 사용성에도 직업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노트북의 컨셉을 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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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12인치 삼성 NC20, 오른쪽은 10인치 NC10이다. 얼핏 봐도 크기에서 차이가 많다.


그런데 종전 10인치 대의 넷북의 크기를 고려하면 12인치 대 화면을 써 크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2인치는 대각 길이만 5cm나 커진다는 이야기다. 10인치 대 넷북과 비슷한 크기를 유지하려면 늘어나는 대각 길이가 짧아야 하므로 12인치 대는 정답이 아닐 수밖에 없다. 그나마 11인치 대라면 10인치 대 넷북과 비교해 너무 차이나지 않은 수준으로 최소화시킬 수 있다. 물론 이는 업체의 기술력에 따라서 달라지는 일이긴 하다.

더불어 10인치에서 11인치로 화면을 키우면 좀더 정밀한 해상도를 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11인치에 가로 1,024 픽셀의 해상도를 적용하면 정보를 표시하는 양이 적은 것은 물론 큰 화면에 픽셀이 너무 크게 보여 화면을 보기도 불편하고 효율성은 나아지지 않아서다. 최소한 가로 1,280 픽셀 또는 1,366 픽셀의 해상도를 갖는 LCD여야 크기를 키운 데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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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치 NC10(위)과 11.1인치 바이오 TT(아래)의 크기. 설계에 따라서 작은 가방에 넣는 데 부족함이 없고 크기 차이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처럼 11인치 대 노트북은 넷북의 이동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그 사용성을 개선하는 데 큰 몫을 해낼 수 있어 업체들은 11인치 대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컴퓨텍스에서 아수스와 에이서가 11인치대 넷북을, 소니와 렝다(lengda)는 11.1인치 대 CULV 노트북을 선보였다. 델도 올해 안으로 11인치 넷북을 공개할 예정이다. 10인치보다는 비싸겠지만, 분명 그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톡톡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 효과가 입증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격, 이동성 대비 효율성의 측면에서 그 타당성을 입증할 시간 말이다. 얼마 없는 그 시간 안에 10과 12인치의 가격을 메울 것으로 판단되면, 11인치 대 넷북, 또는 노트북은 휴대 노트북 시장에 멋진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2009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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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인치도 비슷한 맥락일려나요?
    개인적으로는 8인치 1024급 나오면 환영할꺼 같은데 말이죠 ㅠ.ㅠ

    • 칫솔
      2009년 6월 16일
      Reply

      8인치는 그 자체로도 조금은 불편할 듯 싶습니다. 작은 화면에 1024라가봐야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효율성은 떨어지니까요~

  2. 2009년 6월 16일
    Reply

    다 필요없고.. 가격이나 어떻게 좀.. 요즘 넷북 가격은 넷북이 아니여.. ㅠㅠ

    • 칫솔
      2009년 6월 16일
      Reply

      가격만 보면 넷북이 아니라 금(金)북이라고 해야죠. ^^

  3. 2009년 6월 18일
    Reply

    그래도 따지고 보면 정말 기술력이 엄청나게 발전하는거네요… 대단합니다.. 특히 제가 일하면서
    사장님들이라던지 직원들 보면 뭐 hd2133 이라던지 삼성 nc-10 이라던지
    다들 한마디씩 하시죠

    “출장갈때 굳”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정말 출장갈 때 큰 노트북은 못가져가겠더라고요. 이제는 작고 강한 놈이 대세~ ^^

  4. freeter
    2009년 6월 29일
    Reply

    아수스 751 모델 많이 기대됩니다…. 근데 가방이 너무 좋아보이네요…
    가방의 출처도…. 11인치 넷북을 소개하는데 가방이 더 끌리는 1인

    • 칫솔
      2009년 6월 30일
      Reply

      가방은 작년 가을에 홍콩에 들렀다가 esprit에서 4만 원 주고 산 것입니다. 저런 가방 사려고 꽤 발품을 팔았습니다만, 국내에 esprit가 없어서 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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