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야 같은 2010년 넷북 시장

어제 인텔이 내년도에 선보일 새로운 아톰 플랫폼(아톰 프로세서+기타 칩셋)인 ‘파인트레일’을 공식적으로 선보였습니다. 올해를 넘겨 내년 CES를 통해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어제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라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관련 정보는 그 이전부터 이미 나온 터여서 새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도 신형 아톰 플랫폼을 둘러싼 지형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넷북과 넷탑, 그래픽 코어 통합해 2칩으로 바뀐다


일단 어제 발표했던 파인트레일에 대해 좀더 설명을 하고 넘어가지요. 파인트레일은 신형 아톰 프로세서와 칩셋으로 구성된 플랫폼의 명칭입니다. 파인트레일을 구성하는 아톰 프로세서는 ‘파인뷰’, 메인보드 칩셋은 ‘타이거 포인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 두 개의 칩을 묶은 세트를 파인트레일이라 하고, 이것이 인텔 넷북을 구성하는 거의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넷북용은 파인트레일-M, 넷탑용은 파인트레일-D라고 불리고 제품에 따라 성능이 다른 파인뷰 프로세서가 실립니다.






























CPU 동작속도
 (GHz)
코어수 캐시 메모리 속도 열설계전력
N450    1.66   1 512K DDR2-667 5.5W
D510    1.66   2 1M DDR2-800/667 13W
D410    1.66   1 512K DDR2-800/667 10W

파인 트레일 플랫폼이 종전 아톰 플랫폼과 다른 점은 3칩에서 2칩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종전 아톰 플랫폼은 프로세서+2개의 메인보드 칩셋이 들어간 반면 파인 트레일은 아톰 프로세서+1개의 메인보드 칩셋으로 바뀝니다. 칩셋이 하나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설계가 더 간편해지고 크기가 줄어든 것이 장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픽 코어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통합해 2칩 구조로 바뀌는 파인트레일
중요한 것은 줄어든 1개의 메인보드 칩셋의 기능은 어디로 갔느냐는 점인데, 핵심 기능은 모두 프로세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 핵심 기능이라는 게 메모리 컨트롤러와 그래픽 코어지요.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 그래픽 코어의 통합을 통해 전체적인 처리 성능을 올리면서 칩셋 하나를 줄여 전력과 공간을 줄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격하게 저항하는 엔비디아


그런데 이 같은 넷북/넷탑 플랫폼의 변화를 두고 엔비디아의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 인텔을 향해 독설에 가까운 직설적 어법을 구사하는가 하면 여러 법정 소송도 불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칩으로 구성된 엔비디아 아이온 플랫폼
인텔이 이제야 2칩 구조의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사실 엔비디아는 종전 넷북 플랫폼을 2칩 구조로 단순화 할 수 있는 아이온 칩셋을 내놨습니다. 메인 칩셋이면서 종전 아톰 플랫폼의 약점으로 지적된 3D 그래픽과 동영상 가속 성능을 보강한 데다 DDR3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는 등 넷북의 성능을 끌어올릴 기대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문제는 파인트레일 플랫폼에서 아이온 칩셋을 쓰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인텔이 2칩의 파인 트레일로 바꾸기 위해 그래픽 코어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프로세서 안에 내장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하면서 자연스레 FSB(프론트 사이드 버스)는 사라졌지만, 파인뷰 프로세서와 또 하나의 메인보드 칩셋(타이거 포인트)를 연결하는 데이터 연결 통로를 DMI(Direct Media Interface)로 바꾸면서 이에 관한 라이센스를 엔비디아에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텔의 메인 칩셋을 대신해 그 자리에 아이온을 꽂더라도, 프로세서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연결 통로를 쓰지 못하면 있으나 마나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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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I로 인해 엔비디아 아이온이 적용될 길이 막혀버렸다.
하지만 인텔과 엔비디아는 현재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이는 중이고,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 문제를 조사 중에 있습니다. 결론은 어떻게 날지 두고봐야 할 일입니다.



 가격 정책에서 한발 뒤질 수밖에 없는 엔비디아

이런 상황에서 아톰 플랫폼에 관한 인텔의 공급가격 정책이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인텔은 종전 3개의 칩셋으로 구성된 아톰 플랫폼을 25달러에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3개 칩셋이 아닌 아톰 프로세서만 구매할 경우 45달러에 판매합니다. 단품 판매가 더 비싼 상황이 이해가 되는지요? 쉽게 말해 인텔이 만든 아톰 플랫폼을 이용해 넷북을 만드는 이들을 위해서 플랫폼 자체는 싸게 공급하지만, 다른 목적으로 쓴다면 비싸게 판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파인트레일 출시 이후겠지요. 파인트레일을 출시하더라도 인텔은 종전 아톰 프로세서를 계속 출시할 것입니다. 이는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이전 생산 제품을 중단하지 않는 인텔의 생산 정책 때문이므로 아이온을 넣은 넷북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플랫폼 공급가지요. 파인트레일 플랫폼의 가격을 종전 세트 가격을 대체한다면 결국 이전의 아톰 프로세서는 단품 가격으로만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과적으로 칩셋 메이커는 새로운 파인트레일 플랫폼을 싼 값에 구매해 조금 싼 넷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톰 프로세서+아이온을 세트로 묶는다면 적어도 2배~3배 이상 부품가가 뛰게 될 것입니다. 결국 아이온 넷북은 가격 인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내년은 넷북을 둘러싸고 인텔과 엔비디아의 격한 공방이 계속될 것이고, 시장의 환경도 지금과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사실 저는 승자가 누가 되느냐는 관심 밖입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좀더 싸게 살 수 있는 건전한 시장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지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1 Comments

  1. 2009년 12월 21일
    Reply

    네…저도 무조건 싸게 사는 것에 동의!!!!!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물론 성능도 좋아야겠죠? ^^

  2. 2009년 12월 21일
    Reply

    저도 경제적으로 좋은 것 싸게 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ㅎ

    멋지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 오늘은 좀 푹하네요~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싸고 좋은 제품을 사는 건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싶네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3. 2009년 12월 21일
    Reply

    nVidia 가 이길께 뻔해보이는 싸움이네요… FTC가 가만히 있지 않을께 뻔해요 ㅋㅋ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이기고 지는 문제는 아닌 듯 싶습니다만, 어떤 결론이 날지 궁금하긴 합니다~ ^^

  4. 2009년 12월 22일
    Reply

    넷북이 점점 싸질수록 더 행복해 지네요 ^^;;;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그러게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넷북도 좀더 가격이 낮아져야 할텐데요. ^^

  5. 2009년 12월 22일
    Reply

    저두 올초에 넷북을 샀는데 정말 아톰칩베이스 제품은
    동영상 플레이에 문제가 많더라구요..아무리 넷북이라도..
    너무 속도가 떨어지구요..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아무래도 동영상 쪽은 약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관련 성능이 좀더 나아지기를 기대합니다. ^^

  6. 2009년 12월 22일
    Reply

    내년에는 이제 넷북이 넷북이 아니게 되겠네요 ㅋ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그래도 넷북은 넷북일 수밖에 없을 거에요. ^^

  7. 굳이 넷북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겠네요
    2009년 12월 22일
    Reply

    아톰이 2.5w라서 배터리가 효율이 좋았던건데
    이제 코어솔로와 차이가 없네요
    굳이 넷북을 고집해야할 이유가 사라진게 아닌가 합니다.
    결국 넷북,울트라씬,일반노트북 시장만 커진게 아닌지
    예전에는 작은 노트북 큰 노트북만 있으면 되었는데..
    넷북샀다가 업그레이드로 울트라씬 다시 업그레이드로 일반노트북

    • ^^
      2009년 12월 22일
      Reply

      예전 플랫폼이 아톰이 2.5W, 945칩셋이 13W을 먹어서 15가 넘었었죠.
      새 플랫폼은 CPU에 그래픽까지 들어가도 5.5W라서 총합이 8W미만입니다.

      CPU자체는 늘어났지만 실제 플랫폼 총합은 반으로 줄어든 거죠.

  8. 2009년 12월 22일
    Reply

    흠 .말씀대로 정말 이제 넷북의 의미는 가격경쟁력도 최우선순위로 꼽히지 않을 싶네요.
    의미없는 공방은 아닐듯 싶습니다.
    적정하다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네, 비슷한 성능이라면 제품 디자인 대비 가격은 늘 최우선 순위일거에요 ^^

  9. 2009년 12월 22일
    Reply

    개인적으로 N당원이기에 엔비디아가 조금더 힘내주기를 응원하고 있답니다. ㅋ
    인텔이 DMI가지고 엔비디아를 쥐고 흔들고 있다는걸 처음 알게 되었네요.. 엔비디아도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겠죠? ^^;;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엔비디아가 ARM을 라이센싱 생산 중이라 다른 쪽에 여력을 두기는 어렵겠지만, 비아를 흡수해 통합 칩을 만들던지 아니면 오픈 전략을 강화했으면 싶더군요. 내년에는 이대로 가지는 않겠죠? ^^

  10. 후후
    2009년 12월 22일
    Reply

    아직은 진정한 휴대용 컴퓨터로 가는 중간단계라고 보면 되져
    과도기라고 생가하시면 될 듯 후후…

  11. 2009년 12월 22일
    Reply

    정말 인상깊습니다. 그런데 AMD나 VIA는 요즘 넷북 시장을 포기했나요…? 너무 조용한 것 같아요.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AMD는 애초부터 진입을 포기했고, VIA는 초반 기선 제압에 실패한 뒤 이렇다할 소식이 없네요. ^^

  12. TheFly
    2009년 12월 22일
    Reply

    아톰+칩셋 가격보다 아톰이 더 비싸다는 건 거짓이라고 들었습니다.
    소량 구매 가격과 대량 구매 가격을 비교해놔서 그런 거라고 하네요.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사실 소량 구매을 해야 하는 배경을 생각하면 거짓보다는 정책에 더 가까운 게 맞는 듯 합니다. 아톰 넷북을 소량 생산해야 할 이유는 하나 밖에 없으니까요. ^^

  13. 2009년 12월 22일
    Reply

    칫솔님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계속 힘내세요.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광파리님이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4. 천군
    2009년 12월 22일
    Reply

    PMP와 넷북 고민하고있는 학생입니닷ㅋㅋ 고용량 PMP는 넷북의 뺨때기를 후려치고;; 넷북가격이 떨어지기능 커녕;; 아톰맛좀본 인텔이 지금쯤 차세대 아톰을 내놓을계획이엿으나 연장하고 그런데 지금 아톰가격이 뚝뚝 떨어지죠^^;; 내년이라면 30초반까지 예상해보니 행복합니닷ㅋㅋ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맞습니다. 요즘 이벤트 성이기는 하지만 아톰 넷북 가격이 드디어 30만 원대로 진입을 했지요. 하지만 플랫폼이 바뀌면 내년도 넷북은 가격을 낮추지 않을 가능성도 많으니 기회를 잘 살피셔야 할 듯 싶어요~

  15. 뱀병장
    2009년 12월 26일
    Reply

    저가격에 살 수 있는 상황은 지금도 맞지만 그리 건전한 시장같진 않는 듯.
    뭐 엔비댜가 이기면 넷북/넷탑 가격이 졸라 오를거란 불안감에 파란나라에선 거의 인텔응원인 듯.

    • 칫솔
      2009년 12월 26일
      Reply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판단은 제품을 본 소비자가 하면 된답니다. ^^

  16. dylanseo1995
    2010년 1월 2일
    Reply

    넷북은 업그레이드가 팍팍 되는데 와이브로 전국으로 망 확대시키고 빨라지고 가격 내려가라…
    맥도,별다방 말고 공짜 와이파이도 좀 많이 개설해라. 2년뒤 내가 한국가서 그렇게 안되있기만 해봐…

    • 칫솔
      2010년 1월 5일
      Reply

      콩다방도 무선랜이 됐으면 좋겠네요. 와이브로는 정말 전국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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