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본 2012년형 HP 노트북 단평

2012년형 HP 노트북
일주일 전 HP는 상해에서 열린 글로벌 인플루언서 서밋 2012에서 무려 80여가지나 되는 PC 제품군과 프린터를 선보였습니다. 물론 80여가지가 발표되기는 했지만, 모두 다른 것은 아닙니다. 외형은 똑같아도 제원이 다른 제품도 일부 섞여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중에 이번 GIS 2012의 핵심 제품 몇가지는 좀더 들여다보고 넘어갈 필요는 있습니다. 모든 제품을 일일이 다 소개할 수는 없고 GIS 2012에서 핵심이 되는 제품 몇 가지를 사진으로 보면서 일반 이용자 관점에서 평가해 보도록 하죠.

1. 엘리트북 폴리오 9470m

한 줄 정리 | 보안은 까다롭지만 장소 가리지 않고 직원이 일하길 원하는 기업 고객 겨냥

2012년형 HP 노트북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엘리트북은 HP에서 가장 튼튼하게 설계한 업무용 노트북을 가리키고, 폴리오는 휴대성을 강화한 업무용 울트라북을 가리킵니다. 엘리트북 폴리오는 그 둘의 장점을 합친, 울트라북이면서 노트북이지요. 사실 업무용 노트북에 가깝지만, 울트라북의 휴대성도 나름 반영한 셈이지요.

두 제품 이름을 합친 엘리트북 폴리오는 단순한 기업용 노트북을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사무실이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쓰기 싫게 만들었던 고리타분하게 설계된 업무용 노트북을 개선한 것이니까요. 목적은 분명 업무용 노트북이지만, 좀더 멋진 외형으로 감싸 업무용의 느낌을 어느 정도 지우려고 시도한 제품입니다. 물론 스마트 카드 같은 기업 보안에 필요한 기능은 모두 넣었고, IT 관리자가 원격으로 제품을 다룰 수 있도록 3G나 LTE 등의 무선 모듈도 포함하고 있죠. 맨 마지막 사진처럼 얇은 판 형태의 도킹 배터리도 붙일 수 있습니다.

반듯한 모양새를 보니 맥북 프로의 향기가 조금 피어 올랐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많이 다르긴 하더군요. 더구나 거의 대부분의 단자를 갖추고 별도의 젠더가 필요 없는 연결성 만큼은 칭찬해 줄만합니다만… 촌스러운 덕분에 집까지 가져가고 싶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그닥 탐탁지 않은 제품일 수도 있겠네요. 집에서도 쓸만한 외형과 성능이라면 결국 집에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잖아요~

2. 엔비 슬릭북

한 줄 정리 | 그냥 비싼 울트라북은 싫고, 집이나 학교 등에서 부담 없이 굴리기 좋음

2012년형 HP 노트북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며칠 전에 알맹이만 바꾼 울트라북이라는 슬릭북에 대해 소개했는데, 엔비 슬릭북은 사실 엔비 울트라북과 외형적 차이를 거의 느끼기 힘들 만큼 비슷하더군요. 울트라북 스티커가 붙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다름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화면 크기에 따라 14, 15.6인치 제품으로 나뉘는 데, 전체적인 넓이에 비하면 얇은 느낌이 강합니다. SSD 대신 하드디스크를, 인텔 코어 프로세서 대신, 다른 인텔 프로세서와 AMD 프로세서를 쓰지만 그 밖의 배터리 성능이나 비츠 오디오 같은 부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더군요. 물론 전체를 금속 재질을 쓰는 울트라북과 다르지만, 슬릭북도 상판은 금속 재질이고 바닥면만 미끈거리지 않는 재질을 섞은 것을 빼면 일반적인 노트북으로 쓰는 데 손색은 없어 보이더군요. 가장 값싼 슬릭북의 판매가는 700 달러. 이만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만…

3. 엘리트북 2170p

한 줄 정리 | IT 관리자가 아니라면 쳐다볼 이유가 거의 없음

2012년형 HP 노트북사용자 삽입 이미지돋보이는 외형을 강조한 모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한편에는 세련미보다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제품도 놓여 있었습니다. 엘리트북 p 시리즈가 그렇지요. 앞서 말한 대로 엘리트북은 견고한 내구성을 강점으로 지닌 기업용 노트북이지만, 투박한 외형을 보면 도대체 이런 노트북을 누가 쓸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트북이 필요한 이들은 일반 이용자나 일반적인 업무용이 필요한 이들이 아니라 IT 관리자나 가혹한 환경에서 PC를 다뤄야 하는 연구자들이겠지요. 겉 치장에 신경쓸 여유도, 이유도 없는 이들에게 알맞은 제품입니다.

여러 엘리트북 p 시리즈 중에 2170p는 11.1형 화면을 갖춘 가장 작은 크기의 엘리트북입니다. 그렇다고 울트라북처럼 얇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두껍죠. 얇게 만들어서 위험부담을 높이지 않고 최대한 안전함을 택한 때문입니다. 그런데 11인치라도 두껍다 보니 휴대가 쉽지 않을 듯 보이더군요. IT 관리자나 연구자들은 개의치 않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두텁습니다. 엘리트북으로 나온 모든 도킹 스테이션에서 쓸 수 있는 액세서리 호환성은 좋은 편이더군요. 기업용 보안 부분과 시스템 안전을 위한 장치가 모두 들어 있지만, 엔터테인먼트로는 역시 외형만 봐도 부적합.

4. 엔비 스펙터XT

한 줄 정리 | 고급 제원을 갖춘 13.3인치 울트라북의 가격 파괴범이자 끝판왕

2012년형 HP 노트북사용자 삽입 이미지엔비 스펙터에 대해선 앞서 쓴 글을 참고하면 좋을 듯 싶지만, 몇 마디만 더 보태자면 엔비 스펙터XT의 외형, 이용성, 가격을 다른 울트라북과 꼼꼼히 비교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고용량 SSD를 쓴 울트라북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울트라북이 될 테니까요.

5. 엘리트북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한 줄 정리 | 놀 줄 모르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위한 노트북    

2012년형 HP 노트북사용자 삽입 이미지모바일 워크스테이션에서 엘리트북이라는 이름을 쓰지는 않았는데, 아마 이번부터 내구성을 강화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이렇게 부르기로 했나 봅니다. 사실 모바일 워크 스테이션은 노트북과 부품이나 성능, 기능이 많이 다릅니다. 멋을 부리지 않은 솔직한 외형이지만, 그렇다고 엘리트북처럼 너무 우직스럽지도 않지요. 어쩌면 일반적으로 볼 수 있던 HP의 업무용 노트북처럼 생겼을 수도 있지만, 겉으로 느껴지는 이미지는 확실히 복잡하고 묵직합니다. 사진처럼 모니터도 여러개 붙여서 볼 수도 있고, 외부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도 좀더 풍부하게 갖췄더군요. 화면 해상도도 1600×900이나 풀HD로 매우 높고요. 각 장소에 맞게 그래픽이나 복잡한 계산, 각종 영상을 빠르게 입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일반 이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별 다른 멋이 없을지 몰라도, 아마 이 세계에서만 통하는 멋은 따로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엘리트북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쓰는 이들은 흔하지 않을 겁니다. 그 만큼 이 노트북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공간에서 숨을 쉬는 이들이겠지요. 하지만 그 공간의 사람들도 무거운 건 싫을 지도… ^^

덧붙임 #

이번 HP GIS 2012의 노트북은 신선한 점도 많은 데 비해 이름을 좀 잘못 지은 경향이 짙은 것도 사실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7 Comments

  1. 2012년 5월 15일
    Reply

    HP가 어제 (5월 9일) 상하이 엑스포 센터에서 Global Influencer Summit 2012 행사를 통해 신규 노트북을 대거 발표했습니다. HP가 어제 발표한 노트북은 HP 엔비 스펙터 (Envy Spectre) XT와 HP 엔비 울트라북 (Envy Ultrabook), HP 엔비 슬릭북 (Envy Sleekbook), HP 엘리트북 폴리오 (Elitebook Polio), HP 파빌리온 (Pavilion) m, HP 파빌리온 (Pavil..

  2. 2012년 5월 16일
    Reply

    다른 세상의 사람인가…

    엘리트북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 땡기네요^^;;;

    • 칫솔
      2012년 5월 19일
      Reply

      IT 관리자에게 어울리는 건 저 엘리트북이라니까~ ^^

  3. 2012년 5월 20일
    Reply

    개인적으로 HP에서 타블렛용으로 나오는 모델이름이 좀 확실히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p 로 붙는 상급모델에 타블렛이 있긴하지만 아닌것도 있으니 맨날 헷갈리더라구요 ㅋ

    • 칫솔
      2012년 5월 20일
      Reply

      그것도 정리될 겁니다. 가을쯤 HP가 윈도 태블릿을 발표하는데, 그때는 뭔가 달라지겠죠. ^^

  4. 2012년 5월 21일
    Reply

    안녕하세요. 지난 9일, 10일 상해를 다녀와 ‘HP 빅뱅 2012’(GIS) 행사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하고 있는 HP PAVLO W.E. 4기 지민지입니다. HP는 인텔과 함께 울트라북 시대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외에도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손꼽히는 3M과도 협업을 진행하여 새로운 혁신 기술을 생산해냈습니다. 오늘 제가 설명해 드릴 부분은 바로, 두 혁신기업 HP와 3M이 만나 혁신을 끌어 낸 새로운 씬 클라이언트(Thin-client) 입니다!…

  5. 2012년 5월 21일
    Reply

    HP PAVLO Web Expert 4기 지민지 양이 전하는 HP 글로벌 인플루언서 서밋(Global Influencer Summit) 이야기. 오늘은 HP 컨슈머 브랜드 중 가장 잘 알려지고 매니아층이 많은 파빌리온 시리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 마다 특별한 디자인과 그에 걸맞는 성능을 갖춘 HP 파빌리온 시리즈! 노트북 디자인을 할 때 어떤 철학으로 만드는지 함께 보시죠!안녕하세요. HP PAVLO W.E. 4기 지민지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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