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3분기 PC 시장 실적 보고서가 가트너와 IDC를 통해 공개됐다. 두 조사 기관의 보고서는 이전보다 흥미있는 결과들을 담고 있었는데, 조금 늦었지만 두 보고서의 내용을 가볍게 분석해 본다.
1. 시장의 축소? 멈춘 성장? 시장 유지?
이번 세계 PC 선적량이 발표되기에 앞서 여러 전망에서는 높은 성장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가 나오자 마자 그보다 낙폭이 훨씬 큰 것으로 말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가트너가 -8.3%, IDC가 -8.6%의 성장률이 잡힌 탓이다. 이달 말 윈도8의 출시를 앞두고 PC 제조사들이 윈도8 제품군을 위해 신제품 출시를 줄인 동시에 더불어 기존 재고에 대한 소진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그 낙폭이 너무 커서 많은 매체들이 충격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올해 2분기 선적량과 비교해보면 그저 성장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해 2분기와 올해 2분기의 PC 선적량은 거의 같은 수준이지만, 올해 3분기 PC시장이 지난 해처럼 선적량이 늘지 않은 데 따르는 착시 효과가 상당히 컸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지난 해에는 2분기과 3분기에 사이에 800만 대의 선적량 증가가 있던 반면 올해는 2분기와 3분기 사이에 선적량이 전혀 증가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PC 업계가 물량을 줄여 시장을 축소한 것이라는 것보다 2분기 수준의 규모로 선적량을 늘리지 않고 유지했다는 쪽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레노버, 에이수스 등 중국계 PC 업체들은 성장을 지속했다.
2. 북미 시장의 감소폭이 가장 커, 애플도 영향 받아
일단 전년 동기 대비 큰 낙폭을 보인 3분기 PC 시장을 지역별로 봤을 때 역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북미 시장인 듯 보인다. 북미 시장에서만 평균치를 웃도는 -12.4%의 성장이 있었는데, 지난 동기에 비해 대수로 따지면 230만 여대가 선적되지 않았다. 물론 올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비슷한 선적량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PC 시장 실적을 보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이번 발표 이전까지 북미 시장에서 애플의 역성장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매 분기마다 선적량을 꾸준히 높여온 애플이지만, 이번 3분기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만 여대가 줄어든 207만8천 여대를 선적해 북미 시장에서 -6.1%(가트너 기준)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HP나 델에 비하면 낙폭은 크지 않긴 해도 애플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 동기 대비 유일하게 성장한 기업은 레노버로 지난 해 동기대비 80만 여대를 더 선적해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3. IDC와 가트너의 상반된 1위, 결국 레노버가 1위할 듯
지난 2분기의 PC 시장 실적을 이야기하면서 3분기에는 세계 1위 PC 기업이 바뀔 것 같았는데, 역시 저항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일단 HP와 레노버 모두 아직은 세계 1위다. 다만 어느 쪽 보고서를 인용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IDC는 HP, 가트너는 레노버를 1위에 올렸다. 양쪽 모두 1위인 동시에 2위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1위에 턱걸이한 HP가 다음 분기에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하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PC 사업부의 분사와 매각, 다시 유지로 이어지는 혼선을 정리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한 뒤 프린터와 PC 사업부를 합병하는 조직 개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몸집을 줄이는 상황이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없는 배경이다. 더구나 물량 중심의 PC 사업 전략에서 살짝 발을 빼는 HP의 움직임과 반대로 레노버는 각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확대에 나서고 있는 터라 두 업체의 PC 시장에 대한 결과는 반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기자들은 이제 PC의 종말이니 어쩌니 하지만
스마트 기기들은 스마트 하지 않고 소비지향적인 구조를 가지다 보니
이런 경향이 보이는건데 (모든 사람이 생산적일 이유는 없으니) 말이죠..
또한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이미 스펙이 넘쳐나서 업그레이드의 큰 이유가 없는게
시장규모 성장의 침체 이유인데 기자들은 역시.. 발로 쓰지 않고 손으로만 기사를 쓰나봐요
사실 디지털 카메라의 기능을 스마트폰이 상당 부분 흡수했음에도, 사진을 찍는 본질에서 여전히 DSLR을 선호하고 더 가치있는 하드웨어를 사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지요. 행위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 없으면 기자 뿐만 아니라 블로거나 분석가들도 단조롭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