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니 카메라 전략, NEX도 알파로 바꾼다

소니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결정적 이유는 전통적인 카메라 시장에 대한 도전보다 미러리스라는 새로운 시장의 선두에 선 것이 주효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가 성장 분야로 손꼽아 전략적으로 접근했던 두 개의 카메라 부문 중 하나. 특히 DSLR인 알파와 다른 넥스(NEX)라는 미러리스 브랜드를 통해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좀더 쉽고 친숙한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앞으로 NEX 시리즈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소니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모두 알파 브랜드로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어제 오전 소공동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알파 7과 7R, RX10 등 세 가지 카메라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알파 7과 7R은 최초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타이틀을 차지한 제품이다.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넣기는 했지만, 알파 7과 7R은 기본적으로 반사 또는 반투명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제품은 미러리스임에도 지금까지 써온 NEX 대신 알파 브랜드를 채택했다.

당연히 NEX일 것으로 예상했던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브랜드를 바꾼 것은 기존의 브랜드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 변화를 주겠다는 첫번째 신호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다나카 켄지 소니 렌즈 교환식 카메라 비즈니스 총괄은 “알파 DSLR의 알파 마운트와 NEX의 E 마운트 모두 화질을 추구하는 카메라로 자리를 지켜왔다”고 두 제품의 성격을 설명한 뒤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DSLR와 미러리스로 나뉜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모두 알파 브랜드로 통합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통합된 알파 브랜드는 아마추어에서 전문가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 라인업을 더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 지난 몇년 동안 스마트폰과 높은 화질의 영상 장비 등장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영상 장비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목격한 소니는 디지털 이미징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디지털 영상과 사진 시장을 분석, 성숙된 분야를 버리고 성장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좁혀 집중 투자를 해왔다. 30%나 줄어든 초급용 디카 시장을 과감히 버리고 고배율 줌과 화질을 가진 하이엔드 디카와 전통적인 DSLR을 포함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만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장과 함께 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리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미러리스 부문에서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한 소니지만, 상대적으로 알파 마운트 카메라 부문에서는 아직 열세에 놓여 있다. 때문에 소니는 미러리스와 DSLR로 나눠진 제품군이 아니라 렌즈 교환식 카메라로 통합해 ‘알파’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함으로써 성장 중인 미러리스를 통해 기존 알파 DSLR의 성장도 이끌겠다는 전략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단지 미러리스의 E마운트와 알파 DSLR의 알파 마운트의 성격을 나눠 시장의 차별성은 유지할 예정이다. E 마운트는 가볍게 카메라를 쓰는 이용자부터 전문가까지, 알파 마운트는 수준 높은 아마추어 이용자와 전문가를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성격을 나눠서 관리한다.

이제는 모두 소니 알파의 제품군 안에서 보게 되겠지만, NEX보다 친숙하게 다가설지는 미지수다. 일단 그 승부수를 전문가급 풀프레임 미러리스 알파 7과 7R에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