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각으로 9월 22일 밤 11시 30분 이후 1시간 20분 동안 미디어들의 조명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향해 켜져 있었다. MS가 1년 여만에 2세대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를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한 때문이다. 윈도8 발표를 앞두고 먼저 서피스를 공개한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MS는 10월 22일 예정된 윈도 8.1 배포에 때맞춰 출시할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를 일찌감치 발표하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에 공개한 서피스2과 서피스 프로2는 종전 서피스 RT와 서피스 프로를 잇는 후속 제품이다. 모양새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종전 서피스 제품군에서 지적되어 온 문제점을 개선하고 성능을 향상한 데다 서피스 만의 특색을 강화하는 새로운 주변 장치를 선보이는 등 변화를 위해 애쓴 흔적은 여럿 있었다.
먼저 소개된 서피스 프로2는 종전과 같은 화면 크기(10.6인치)와 풀HD 해상도를 유지하면서도 하스웰 기반 코어 i5로 프로세서를 바꾸어 처리 성능과 그래픽 성능을 강화했다. 이날 발표에서도 서피스 프로2가 종전보다 전체 성능은 20%, 그래픽 성능은 50% 향상되어 더 빨라졌음을 강조하면서 배터리 성능도 75% 향상되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램은 최대 8GB, SSD는 512GB까지 선택 항목을 늘렸고 USB 3.0과 블루투스 4.0 등 연결성도 보강했다.
서피스 프로2보다 더 큰 변화는 서피스2에 있었다. 운영체제의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붙였던 RT를 떼어버리고 숫자로 단순화하면서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종전과 같은 10.6인치 화면을 썼지만 풀HD 해상도의 화면으로 바꾼 데다 프로세서도 테그라3에서 테그라4로 바꿔 처리 성능과 그래픽 성능을 동시에 높였다. 종전보다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배터리는 10시간을 유지했고, USB 3.0과 블루투스 4.0 등은 서피스 프로2와 똑같다. 또한 윈도 RT용 오피스 2013과 아웃룩 2013도 기본 포함된다.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는 성능이나 만듦새는 다르지만 일부 변화는 동일하다. 뒤쪽 킥 스탠드의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됐고, 더 좋은 전면 카메라가 포함됐다. 또한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를 구매하는 이용자는 1년 동안 스카이프 통화와 60개 국가의 200만 개 무선 랜 핫스팟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200GB의 스카이드라이브도 2년 동안 무료로 제공된다.
이번 발표에서 본체 못지 않게 눈길을 끈 것은 주변 장치들이다. 2시간 30분동안 더 쓸 수 있는 배터리를 내장한 파워 커버, 어두운 곳에서도 자판을 볼 수 있게 변경한 백라이트 타입 커버2와 백라이트 터치 커버2, 터치 커버에 키보드 대신 음악용 믹서를 넣은 서피스 뮤직 키트, 타입 커버2나 터치 커버2를 붙인 상태에서 서피스 프로2를 거치할 수 있는 전용 도크 등도 소개했다. 그리고 발표 현장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이핑 커버용 무선 어댑터까지 포함하면 MS가 주변 장치 환경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변화를 담아낸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를 보며 국내 출시에 대한 걱정부터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 정확하게 4개월 전인 5월 22일에 공개해 6월 11일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간 1세대 서피스는 늦은 출시와 비싼 가격, 차별적 판매 정책 등으로 끊임없이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8월 말까지 느슨한 학생 할인 정책을 통해 서피스 RT의 반값 판매를 진행하면서 반짝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이는 새로운 서피스 공개를 앞둔 재고 정리였던 터라 실질적으로 서피스 RT와 서피스 프로를 보는 눈길은 아직 차가운 상태다.
문제는 신형 서피스 제품군이 불과 몇 개월 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날 MS는 2세대 서피스 제품군을 10월 22일 21개 국가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우리나라는 그 목록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빠른 출시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11월초 중국 출시는 예정된 상태지만, 그 이후의 출시 일정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너무 늦은 출시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전례를 봐서라도 올해를 넘기지 않고 신형 서피스를 출시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이처럼 불확실한 메시지는 앞서 서피스를 출시할 때와 거의 같은 문제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늦은 출시에다 차기 제품에 대한 소문까지 겹치면서 불안했던 상황을 적극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며 한국이 서피스의 주요 시장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읽히도록 방치한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막 제품을 발표했을 뿐이고 한국 MS도 여러 조율을 거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지금의 움직임을 보면 이미 서피스의 주요 시장이 아닌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닌 듯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한국 MS에 매우 불리한 일일터. 위기 관리 수준으로 이해하고 더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지만, 지금 그런 위기 의식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 덧붙임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13년 9월 24일에 공개되었습니다.
한국이 IT 산업에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애플 제품도 한국은 1차 대상이 아닌데 MS의 서피스 시리즈 역시 그렇군요. 한국 시장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아쉬워지는 아침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시장 규모로 따지면 그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만 소비의 규모가 적다고 보기는 어려운 데 그것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기업은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더군요. 윈도로 시장을 휩쓴 MS도 이런 수준이니 다른 기업은 오죽하겠습니까. 참 씁쓸하지요. ㅜ.ㅜ
한국이 ICT의 중요 테스트베드였던 시대는 이미 지난 걸로 생각됩니다. 몇몇 ICT대기업의 독식전략과 정부의 애매모호한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플레이어 입장에서..한국의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ICT 소비자들이.. 이러한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상.. 한국의 소비자들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할 밖에요.. 에효~
사실 우리나라는 참 특수한 시장이긴 하죠. 규모는 작은데 소비자는 무척 까다롭고 시장의 변화 속도는 굉장히 빠른… 정책적인 문제, 막강한 현지 기업이 있긴 해도 우리나라에서 안된 이유는 이들 기업들이 시장 규모만 보고 얕잡아본 것도 없진 않지요. 이곳이 작아도 호락호락하진 않은데,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의 대응은 여전히 미숙합니다. 여기서 장사한지 수십년이나 된 MS도 그걸 모르는 것 같네요.
정말 9월은 IT 블로거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즐거운 한달이 될 듯 싶다. 신제품들이 줄기차게 쏟아지니 말이다.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서 아이폰 5S, 5C에 iOS 7.0이 나왔고 한국 시간으로 24일 새벽 2시에 MS가 자사의 태블릿PC인 서피스의 후속 모델을 선보였다. 서피스 프로 2와 서피스 2다. 미국 MS 본사가 있는 레이몬드에서 진행했기에 직접 가서 볼 수가 없어서 The Verge가 진행한 라이브 블로깅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피스 프..
트랙백 전송에 또 실패라고 뜨네요 -.-;
솔직히 이번 서피스 2 이벤트에서 볼만한 것은 서피스 프로 2가 서브 노트북 수준에서 메인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게 업그레이드 되었다라는 정도일까요? ^^
트랙백은 꺼내놨어요. 요즘 텍스트큐브가 오락가락 하는지라 오류가 좀 있네요~
2세대 서피스RT가 전 세대의 서피스RT보다 쓸모가 있을까요?(값어치를 할까요?)
글쎄요. 저도 아직 보질 못해서 예단하긴 힘듭니다만… 호환성이 부족한 기존의 문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 같습니다~
SSD 512GB, i5 하스웰, 8GB 램, 무선 랜 무료, skype 국제통화무료 => 1800$ 면 싸지 않나요?
그 가격에 세금을 포함하셔야 하고, 원화로 환산해보면 200만 원이 쉽게 넘어갑니다. 태블릿만 파는 것이니 키보드는 따로 구매해야 하는 데 비슷한 제원의 울트라북보다 싼 것일지 고민해봐야할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