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극과 극을 달린 대만과 중국의 T로밍 데이터 무제한>글을 통해 대만 타이페이, 중국 텐진과 베이징에서의 로밍 상황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해당 지역의 이통 통신 사업자에 따라 무제한 데이터 로밍의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고, 각 지역에서 로밍 품질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있어서 쓴 글이었지요. 하지만 T 로밍의 불편은 현지 이통사의 망 품질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T로밍 자체도 여러 불편을 안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간추려 볼 수 있습니다.
점심에 신청해도 자정까지 밖에 못써
하루는 24시간입니다. 1일 데이터 무제한이라면 통상 서비스를 개시한 시각부터 24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요. 하지만 로밍에서 1일이란 자정부터 시작해 밤 11시59분에 끝납니다. 그러니까 자정부터 로밍을 쓰도록 설정해 놓지 않고 몇 시간 지난 뒤 데이터 무제한 로밍을 신청했다면 0시가 되기까지 남은 시간만큼만 데이터 로밍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24시간의 기준이 한국 시각이기 때문에 1~2시간의 시차가 있는 지역에서는 그만큼 데이터 로밍을 쓸 때 시간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로밍 시간 구조는 요금에 대한 불합리한 이미지를 갖게 하는 데 충분합니다. 0시부터 밤 12시까지 한국 시각을 기준으로 하는 것도 그렇지만, 실제 이용자가 쓸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대만에서 점심 쯤에 1일 무제한 데이터를 신청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12시간, 시차까지 고려하면 10~11시간으로 줄어듭니다. 실제로는 1일을 쓸 수 없는데다, 시차까지 고려하면 손해인 것이지요. 로밍 사업자의 시스템에 영향이 있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지만, 정해진 시간 만큼 로밍 데이터를 쓰지 못하는 것은 분명 이용자에게 손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데이터 품질 이상 있어도 보상 요구 어려워
<극과 극을 달린 대만과 중국의 T로밍 데이터 무제한>글에서 밝힌 대로 대만 타이페이의 브릿지 데이터 무제한 로밍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정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로 대만에서의 데이터 무제한에 대한 경험은 너무 좋지 않았지요. 문제는 이렇게 품질이 떨어지는 데이터 로밍에 대해 이통사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용자와 이통사 모두 데이터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여부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데이터를 제대로 쓰지 못한 이용자는 뿔만 잔뜩 난 채 화를 내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고, 이통 사업자는 팔짱만 낀 채 지켜볼 뿐인 것이죠.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점은 분명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테면 최저 데이터 로밍 보장제처럼 일정한 데이터 범위를 초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면 감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최저 데이터가 어느 정도인지는 감이 오지 않지만, 로밍 요금을 감안해 그 용량 만큼 제한을 두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죠. 쓰지도 못할 서비스에 돈을 내야 하는 불안함을 주는 것보다 충분히 쓸 수 있을 때 내라고 하는 것이 이용자들이 갖는 부담을 줄여줄 것입니다.
데이터 로밍 요금 관련 문자의 불친절함
대만이나 중국에서 데이터 로밍을 시작할 때 받는 문자가 있습니다. 데이터 로밍 요금이 발생했다는 문자가 날아오지요. 이 문자가 날아오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모르는 데이터 요금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허투루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상태에서 이 문자를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와 다른 부분에서 요금이 발생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이용하지 않으면 로밍 비용은 청구되지 않습니다. 1만 원짜리 1일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어도 정해진 날짜에 3G 데이터를 쓰지 않으면 실제 비용은 나가지 않도록 되어 있지요. 하지만 일단 데이터를 쓰기 시작해 비용이 발생하면 데이터 로밍 요금이 발생했다는 메시지가 날아오는데, 이 문자가 이용자의 요금제에 따라 비용이 발생한 것인지, 이용자의 요금제와 다른 이유로 발생한 것인지 분간이 안됩니다. 때문에 이용자의 가입 상태에 따라서 좀더 정확하게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도록 신경 썼으면 싶더군요.
더불어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용 시간이 종료되는 순간에 문자를 통해 알리지 않는 점도 또 다른 금전적 피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되도록 빠른 시각에 해당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려는 시스템 개선도 필요합니다. 점점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외국으로 나가는 상황에 발맞춰 이통사들 스스로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덧붙임 #
어제 SK텔레콤 트위터 계정에 로밍에 대한 문제점을 트윗했더니 이러한 답변이 왔군요. 이 답변을 보니 제가 쓰던 당시 타이완 모바일의 망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인데 이로 인한 보상을 해준다거나 하는 그 어떤 말도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로밍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외국 이통망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아무런 고지 없이 로밍 신청을 그대로 받았던 것은 분명한 문제일 텐데요. 피해 보상 측면에 대한 개선이 없는 한 당분간 SKT 무제한 데이터 로밍에 대해선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덧붙임 #
2012년 1월 1일부로 SKT 로밍 적용 시간이 한국 시각에서 현지 시각으로 바뀝니다. 외국 로밍 이용하실 분 참고하세요.
개선될점이 많이 있군요 어서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네, 더 피해를 보는 이들이 안나오도록 개선되어야죠~
저는 요금폭탁이 두려워 외국에선 시도도 안해봤어요.ㅎㅎ;
그래도 없으면 불편하더라구요~ ^^
알고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많네요. 해외 나갈 때 꼼곰히 잘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해요~
생각만큼 만만치 않습니다. 조심하셔야 할 듯~
1일 1만원에 무제한 로밍이라.. 나쁘진 않은 가격 같지만
서비스 적인 측면에서는 분노가 팍팍 느껴지는 글이네요 ^^;
아직도 그 분노의 앙금이 남아 있답니다. ㅋ
그래도 써보면 참 쓸만해서.. ㅠㅠ..
안가져 갈 수가 없다지요..;; 일본 제외하면 테터링도 되고..;
쓸만하긴 한데, 문제는 피해 보상을 안해준다는거지. 그것만 해결되면 안쓸 이유는 없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