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보도 “마우스 5년안에 사라질 것” – 한겨레
웬만하면 기사를 읽고 논평을 달지 말자는 게 평소 생각이지만, 뜬금없이 마우스가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튀어나온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게시판에 달린 댓글을 보니 현 정부의 5년 임기에 대한 고도의 안티성 기사라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BBC가 미국 정보 통신 연구소 카트너의 일개 연구원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고 하니 그것과 별개로 포인팅 장치의 기술적 트렌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닐까 추측은 가능해도 그것이 그리 쉽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인지는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다. 기사를 내보내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 기사를 줄여 요점만 말하면 이렇다. 데스크톱 컴퓨터 환경에서 마우스의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나 게임기나 노트북 컴퓨터 분야에서는 끝났고, 터치스크린이나 얼굴 인식 도구 등이 마우스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예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노스트라다무스가 남겨 놓았던 그것처럼.
위에서 마우스를 쓰지 않는 예로 든 게임기 부문에서 언제 마우스를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우스를 안쓰고 작업할 수 있다. 마우스를 대체할 제품도 있고, 기술도 있다. 안면 인식까지는 아니더라도 터치스크린 환경도 있고, 펜포인팅 장치고 있고 터치패드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우스를 쓴다. 어쩌면 쓸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뉴스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
더글라스 엥겔바트에 의해 마우스가 처음 개발된 때는 1968년으로, 올해로 41살이나 먹은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다. 마우스는 그 어떤 장치보다도 빠르게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으로 그 질긴 시간을 살아온 것이다. 특히 GUI가 연구되기 시작한 이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포인팅 장치로서 마우스의 능력은 돋보였고, 지난 수십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마우스 위에 손을 얹고 윈도나 OS X 같은 그래픽 운영체제를 다뤄 왔다. 운영체제 하나 뿐일까? 운영체제 안에서 돌아가는 포토샵, 게임 같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역시 관습화된 마우스의 조작성에 기초하고 있다. 왜. 이용자가 이미 그러한 조작에 익숙해진 환경 자체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우스라는 통일된 인터페이스 덕분에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아무런 거리낌 없이 PC를 다룬다. 비록 자기 PC가 아니고, 운영체제가 아니어도 마우스를 움직여 커서를 옮기고, 좌우 버튼을 눌러 명령을 골라 수행하고, 스크롤 휠을 돌려가면서 여러 작업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마우스를 쓰는 공통된 경험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5년 뒤 이런 공통의 경험이 바뀐다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무척 어렵지 않나.
물론 터치스크린 같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지금도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는 PC도 있고 대부분의 소형 장치는 터치스크린을 스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포인팅이 어려운 터치스크린의 한계와 터치스크린을 통한 사용자 경험을 모든 이들이 공유하기에는 5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 또한 터치스크린 자체의 트렌드나 터치스크린을 다루는 기법 역시 통일성을 갖는다고 장점하기 어렵다.
새로운 인터페이스 장치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납득이 안된다. 마우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이는 신기술의 가격이 5년 뒤 맥도널드 햄버거만큼 싸질 것이라고 예상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기술을 만드는 데 따른 투자 비용이 5년 뒤에 해소될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싶다. 특히 얼굴 인식같은 고부가 기술일수록 소비자의 초기 소요 비용은 비쌀 것이고, 시간을 두고 효용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도 거쳐야 한다. 더불어 새인터페이스 기술을 소비할 수 있는 층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따진다면 신기술 트렌드가 마우스를 대체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신기술들이 마우스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인터페이스가 될지 여부는 그 때 가봐야 아는 것이다.
마우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포인팅 기술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서 종전의 경험을 대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경험을 줄 수는 있지만, 종전의 경험을 송두리째 바꾸기는 어렵다. 지금 PC를 쓰는 10억 명의 인구가 5년 만에 사용 방식을 바꾸려면, 단순히 그 사용자만이 아니라 전체 IT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는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그때 가서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지금까지 남겨진 전체 IT 역사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할만하다. 허나 마우스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릴 만큼 이용자의 습관, 사용 환경을 갑자기 바꿀 강력한 힘을 가진 뭔가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마우스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덧붙임 #
5년 뒤, 이 글을 되돌아본다면…? ^^
>게시판에 달린 댓글을 보니 현 정부의 5년 임기에 대한 고도의 안티성 기사라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여기에 동의.
한겨레 기자가 인용한 기사 원문을 찾아 보지도 않았지만 한 마디로 완전히 헛소리이지요. 5년이 지나도 CRT 쓰는 사람이 있고 SSD가 곧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것 같지만 10년이 지나도 마그네틱 하드는 하는 역할이 있을 겁니다. 고도의 낚시성 및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기사로 봐야;;
운영체제 하나 바뀌는 것도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하물며 인터페이스 장치를 저렇게 속단하고 저걸 아무생각없이 기사로 쓰는 것이 좀 아쉽군요.
네.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빨리 발전해도 사람의 습관 자체를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쉽게 속단할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기사..ㅎㅎ
앗.. 제 글이 아크몬드님을 끌어들였군요.
(다른 분께 댓글 다는 와중에 댓글을 남기셔서 초고속으로 댓글 달았습니다. ^^)
타블렛이나 터치패드.. 그래도 떠날 날은 아직 멀었습니다
네. 아직 멀었지요. ^^
아마 마우스는 커녕 로지텍이 망하는 일도 없을 것 같네요… 물론 MS도 계속 만들 것 같구요…
아무리 터치스크린 기술이 발달한다 한들 진짜 햄버거 하나 가격에 이만한 정확도를 갖춘 우리에게 익숙한 포인팅 디바이스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완전히 그쪽으로 넘어가는 것 보다 지금 쓰는 키보드를 두벌식에서 세벌식으로 바꾸는 쪽이 훨씬 쉽지 않을까요?(게다가 공짜구요…)
네.. 저도 동감입니다. 로지텍이나 MS가 더 이상 마우스를 생산하는 일이 없어야 정말 마우스를 안쓰게 된다고 말을 할 수 있겠지요. 두벌식에서 세벌식으로 바꾸는 것도… 역시 습관이라 쉽게 바꾸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까 해요. ^^
저도 어이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터치패드가 발달하긴 했지만, 터치로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터치패드야말로 내구성도 좋지 않던데…
적어도 20년은 더 걸릴 거라고 생각됩니다!
네.. 터치패드가 불편해서 마우스를 쓰게 되는 것을 보면 대안은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20년 이후면 사라질까요? 두고 보자구요. ^^
근 3년내에 노트처럼 한손으로 파지가 가능할 정도의 경량형 노트북이 나온다면 더이상 무게 때문에 불편한 브라운관 보기 형식으로 컴퓨터를 볼 필요없이 책처럼 보는게 가능해지겠죠. 책처럼 들어서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고정된 장소와 자세를 필요로 하는 마우스와 브라운관 타입의 모니터보기는 없어지거나 부가형식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우스의 시대적 교체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물론 근거리로 다가올 화면을 위해서 화면이 아닌 종이에 가까운 개념을 구현할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과 그런 물리적 기술들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체계가 필요하겠죠. 말씀하신대로 현재의 pc 소프트웨어들은 마우스라는 포인팅이 픽셀단위까지 정확해질수 있는 물리적 기술들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니깐요… ‘ ㅡ ‘ 결국 인류의 가장 대중적 매체인 책으로 다시 되돌아가겠죠. 노트북이 아무리 하이테크라고 해봤자 결국 인간에게 가장 편한 책이라는 형태로 되돌아가게 될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우스는 사라지게 될 것 이라고 생각해요. 5년 안에는 아니더라도 꽤 빠른 시간내에요.
저도 언젠가는 바뀔 거라고 보지만, 5년이라는 시간 안에 단언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우스를 대신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이 변화해야 하는 데, 그것이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세를 타면 그 변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겠지만, 5년은 너무 성급하다 싶고요. 책으로 돌아갈지 어떨지는 개인적으로 반반의 견해를 갖고 있답니다. ^^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한rss 메인페이지에 떠 있어서 읽고 갑니다.
전 아직도 CRT유저고, 단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CRT를 부르짖는 사람으로서 정말 속으로 “Noooooooo~~~~~~”를 외치겠금 하네요.
타블렛 유저이기도 하지만, 마우스가 필요할 때는 분명히 있습니다.
터치패드는 대부분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니까 정밀도가 분명하게 떨어질 것 같고… 안구인식은 사람의 시력을 더더욱 뺏는 결과가 올 것 같아 무섭네요@ㅁ@;;
5년이 아니더라도, 더 먼 미래에, 혹은 더 가까운 미래에 온다고 해도 CRT처럼 중고로라도 살아남을 수 있긴 하겠지요…(하지만 마우스의 특성상..)
ps.1968년에 51세. …이거 아무리 봐도 오타 같아서요. 41세 아닌가요? 올해로 49세가 되신(한국나이.. 만 말고요) 저희 아버님은 1960년도생이시거든요.
앗. 제 실수네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바로 고쳐놓지요.
BBC 보도 “마우스 5년안에 사라질 것” (한겨레) Say goodbye to the computer mouse (BBC News)
어느정도 대체는 되겠지만 100% 대체는 있을수 없다고 봅니다. 기존 사용 방식의 장점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요.. 예를 들어 아직까지 과거의 삐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SKT에서 삐삐 사업을 접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렇죠. 당분간 공존을 통해 경험을 바꿔나가는 시기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그 기간이 결코 짧지는 않을 듯 합니다~ ^^
저같이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마우스 없으면 컴퓨터 하기 힘들죠.
말이 안되는 기사이어야 함!!
많은 분들께서 말이 안된다고 하시니 말이 안되는 기사인 것은 맞는 모양인데요? ^^
마우스를 대체할 수 있을만한 입력장치가 있다면야…^^;
마우스를 대체할 만한 건… 있을까요? 로봇 빼고~ ^^
50년을 오타가 나서 5년으로 적은게 아닐까요??^^;;;
사실 마우스가 없어진다는 말은 말도 안되죠…
저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공공의 적 cho선도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내셨더라고요. ㅎㅎ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데스크톱의 환경에서 마우스 이외의 장치가 더 편리하게 입력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아마 있다면, 사람의 뇌파를 읽어내서 포인팅을 가속하는 정도랄까요 🙂
저는 그냥 로봇 한 대 사렵니다. 저 대신 일해줄. 뇌파까지 써가면서 일하는 건 좀… ^^; 근데 언제 나올까요?
마우스의 가격을 봐서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기술이라고 보이네요
그런데..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가상 터치 기술이라던가 터치스크린은..
확실히 오래쓰면 팔 아파서 게임할 때 다이어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좀 비싼 다이어트 장치가 될 것 같은데요? 그냥 Wii를 하심이… ^^
이미 뇌파 포인팅 장치는 시판중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아직까지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해서 그냥 유희용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성능이 개선되면 정말 대중적으로 쓰일 수도 있겠네요…
다만, 키보드도 1분에 700타 치는 사람이랑 독수리 타법으로 200타 치는 사람이 있듯
뇌파에도 그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겠네요…
어떤 분들은 그게 뉴타입과 일반인의 차별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때이른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그렇군요. 벌써 있다라.. 흠. 엉뚱한 생각하면 조작도 엉뚱하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더 큰일날 것도 같고요. 아니면 위험한 상상을 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죠? 무섭네요. 역시 사람은 머리 속 생각만으로 아니라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
뇌파를 인식하는 장치는 있습니다만, 포인팅 장치는 아닙니다. 전극 8개인가를 꽂고 그 패턴을 시그널로 만들어서 각 패턴에 명령을 할당하는 방식이죠. 개인별로 훈련도 필요하고..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기계에 맞춰야 하는것 같고, 그 장치 구하고 싶어서 이메일 보냈더니 답변도 안해주더군요. ㅡㅡ;
언젠가는 대체되겠지만, 현재의 터치포인팅 기술은 아닐거라 예상합니다.
손가락이나 펜 터치는 결정적으로 화면을 가리게 되는, 마우스 대비 분명한 열위가 있고 ^^
게임으로 쓰기에도 많이 느릴것같습니다.
마우스 형태의 디바이스도 많이 진화해서 엄지손가락에 끼우거나 하는 ..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런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엄지보다는 검지에 끼우고 바닥에 문지르듯 다루는 인터페이스라면 정확도와 속도를 겸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포스트가 피쉬스토리(http://story.3fishes.co.kr)에 공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넵, 수고하셨습니다. ^^
한겨레를 믿나;;
신문사들이란 놈들이 늘 그렇듯 일단 자극적인걸 질러놓고 보는 습성 때문이거나 고도의 안티라는데 저도 한 표
내년에 나오는 스타2, mmorpg, fps는 망한단 의미 일까요? 화면 손대면서 코딩하면 허리아플듯. 알단 키보드부터 없애야 마우스를 없앨수 있겠죠.
오늘날의 마우스가 이런 모양이 된 이유는 키보드 때문이란 생각이듭니다.
키보드든 마우스든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는 환경이 5년 이내에 나타나기는 힘들 듯 싶어요. 사용성에 대한 많은 연구와 꾸준한 시도가 먼저 이뤄지고 모든 환경이 바뀌면 그때는 가능한 일일 듯 싶습니다. ^^
떡밥 : 마우스가 5년 안에 사라진다.
한겨례에서 황당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마우스가 5년 안에 사라진다. DDOS문제도 그렇고 비 IT분야의 언론들이 가끔 헛소리를 하는 것도 이제 좀 지겹다는 생각도듭니다. 한겨례의 마우스 (쥐 = 대통령)을 의미한다라는 소문도 있지만, 조선일보에도 올라왔다고 합니다.
칫솔님의 블로그에 보니 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