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은 아직도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이 크게 열려 있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태블릿 시장이 78.9% 성장한 4억600만 대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치를 지난 9월에 내놓았다. 실제 많은 모바일 장치 업체는 물론 PC 제조사들도 줄어드는 데스크톱 시장을 포기하고 태블릿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바꾸는 등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태블릿 시장의 성장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인텔과 MS, 그리고 PC 제조사들이 8인치 태블릿 시장으로 소형 태블릿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모바일에서 밀려나고 데스크톱 시장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라는 위기감도 있지만, 기존의 경험을 모바일과 접목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한 강점이 남아 있어서다. 하지만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소형 태블릿 시장에 이제 막 발을 디딘 초보 태블릿이므로 서툰 부분이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처럼 빠르게 보급된 모바일 장치의 이용 경험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PC 기능은 거추장스러울 수 있는 것처럼,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의 긍정과 불안 요소를 짚어본다.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의 긍정론
비록 좋아진 성능의 아톰 프로세서와 저전력 프로세서에서도 잘 작동하는 윈도 8.1로 인해 윈도 태블릿이 더 작아지고 휴대성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그 시장에는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특히 7인치 영역에선 구글 넥서스7 같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8.9인치 부문에선 애플 아이패드 미니처럼 영역을 확실하게 구측하고 있는 운영체제 또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작아진 윈도 8.1 태블릿은 어떤 경쟁력을 찾을 수 있을까?
1. 강력한 PC 호환성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8과 함께 소형 태블릿 부문을 겨냥, 서피스 RT를 출시했을 때 일부러 포기한 것이 있다. 바로 PC 호환성이다. 서피스 RT는 ARM 계열의 AP(테그라3)를 채택함으로써 데스크톱의 호환성을 감안하지 않은 탓에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채택한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PC에서 쓰는 아키텍처(x86)와 같은 플랫폼이라 종전 PC와 호환성이 유지된다. ARM 기반의 윈도 RT와 다르게 종전에 쓰던 데스크톱용 응용 프로그램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여전히 데스크톱 프로그램의 수요가 있는 시장에서 충분히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2. 오피스 2013 홈&스튜던트 기본 탑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여름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한 컴퓨텍스에서 아주 중대한 발표를 한 가지했다. 8인치 이하 윈도8 태블릿에 오피스 2013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출시한 8인치 태블릿은 에이서 아이코니아 W3가 유일했지만, 제품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윈도 8.1과 함께 쏟아진 값싸면서도 완성도 높은 8인치 태블릿에 기본 탑재되면서 오피스가 킬러 앱으로써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비싼 오피스를 구매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개인 사용자들은 비교적 싼 값에 오피스가 포함된 하드웨어를 구매함으로써 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3. 매우 싼 PC 가격의 실현
인텔이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이를 탑재한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길 간절히 바랐지만, 제조사들은 인텔의 희망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아톰을 넣은 넷북은 비쌌고 그것은 지금까지 인텔과 아톰을 시달리게 만든 트라우마로 작용했다. 인텔의 그 바람은 윈도 8.1 태블릿과 함께 이제야 이뤄지는 듯 보인다. 제품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제원을 낮춰 가격을 최소화한 때문. 지금 판매되고 있는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모두 300~400 달러(세금 제외)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판매가도 50만 원을 넘기진 않았다. 기본 단가가 상당히 비싼 것으로 알려진 윈도는 물론 오피스도 포함이다. PC 기능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인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의 부정론
분명 소형 윈도8 태블릿은 종전 PC 시장의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한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윈도 8.1를 포함한 완제품이면서도 값이 싸고 휴대가 쉬운, 오피스를 쓸 수 있는 PC라는 점에서 이 제품들의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지금 나온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의 미래가 환하게 불밝힌 것은 아니다. 아직도 불안 요소들은 많이 남아 있다.
1. 경쟁 제품보다 낮은 제원
8인치 윈도 8 태블릿의 만듦새는 좋으나 제원에선 경쟁 제품보다 떨어진다. 프로세서나 배터리 소모 부문은 엇비슷한 수준에 이르긴 했으나 몇몇 부품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경쟁 시장의 제품들은 대부분 1920×1080 이상의 해상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1280×800 해상도의 IPS 패널을 채택하고 있는 점, 운영체제와 복원 공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은 12GB 남짓이라는 점, 경쟁 제품에 비해 크기는 비슷한 반면 무게가 30~50% 정도 더 무거운 점은 여전히 걸림돌일 수 있다.
2. 아직 부족한 윈도 8.1 응용 프로그램
윈도 8이 출시된지 이제 막 1년 남짓 지난 시점에서 업그레이드 된 윈도 8.1은 인터페이스와 기능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운영체제를 좀더 쓰기 편하게 해주는 응용 프로그램 환경은 많이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지금 윈도 8용 응용 프로그램의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쓸만한 킬러앱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여전한 고민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장치 특성이 모바일 장치로 분류되고 이 성격에 맞는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나 이에 대한 대비는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8인치 전용 앱을 만들 수는 없지만, 모바일 장치의 특성을 더 잘 살릴 만한 앱을 좀더 쉽게 찾아서 쓸 수 있는 여건은 아직 갖춰놓지 않았다.
3. 주도자가 명확하지 않은 시장
마지막으로 8인치 윈도 8.1 태블릿 PC가 소형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PC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미 소형화된 태블릿 시장을 안드로이드와 iOS 제품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공격력을 갖춘 인텔과 MS가 뚫고 들어갈 수 있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와 iOS는 구글과 애플이 운영체제의 이익에 우선하지 않는 강력한 시장 친화적 정책을 세우고 삼성과 애플 등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제조사가 있는 반면, 이제 막 시작한 8인치 윈도 8.1 태블릿은 시장을 주도할 만한 업체가 눈에 띄지 않는 데다 가격적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 과감한 마케팅을 하기 힘든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 역할을 인텔과 MS가 나서서 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두 기업 모두 제조사를 대신해 마케팅을 할 수는 없는 위치에 서있다. 제품 자체의 이점은 있어도 서로의 이익을 위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은 상당한 불안 요소도 볼 수 있다.
그래도 최근 모델들은 조금씩 나아지는듯 보여서 타이밍 기다리고 있습니다.
윈도우 작업 필요할 때, 간편하게 활용하기에는 VM이나 노트북보다 좋을 것 같아서요~
잠재적 가능성은 확실히 큰 데, 명확한 방향성이 없으니 사용자들도 아직은 조금 헤매이는 듯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취향에 맞는 제품 찾기가 어렵죠. 외국 가격과 크게 차별받지 않으면서 품질은 좋고 싸야 하는… 아마 한동안 그런 제품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될 것 같네요. ㅠ
출력단자 생기고 단체 미러리스 기능에 디지타이저 기능만 붙는다면 업무용으로 쓰기 딱 좋을 것 같은데 그럼 오피스도 안주고 가격도 팍팍 올라가고 그러겠죠? ㅎㅎ
8인치 이하 태블릿은 오피스가 기본 포함됩니다. 사실 10인치까지도 알고 보면 오피스는 무료 배포라고 봐야지요. ^^
저 제품의 의도에 맞게 사용된다면 (X86 윈도우계 프로그램 및 오피스 + 강의실에서 실시간 터치노트를 이용한 메모등등) 이 테블릿은 매우 강한 강점을 나타낼수 있겠지만, IOS나 안드로이드에서의 장점을 이 테블릿에 기대를 했다면 큰 낭패를 볼수 있지 않나 싶네요.
뭐가 되었던 풀 윈도우8을 작은 기기에 이식시켰다는 점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iOS나 안드로이드만큼 세련미를 갖추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말씀대로 어설픈 윈도가 아니라 진짜 윈도 PC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매력은 충분하긴 해요. ^^
경쟁이 치열한 테블릿 시장에서 후발 주자이며, 관련 생태계도 활성화 되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아 아쉽더라구요. 언급하신 것처럼 일부 제품에 대해 Office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이용자 흡인력은 낮아 보입니다. 앞으로 점차 제품 경쟁력을 높여가길 기대해 봅니다.
이제 시작이니까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눈을 끌만한 매력적인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제품 찾기가 쉽지 않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