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지나면 3월입니다만, 지금이 2월인지 3월인지 분간이 안가네요. 늦겨울이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초봄 날씨니… 두터운 외투를 장농에 넣어두게 된 건 고맙지만, 점점 제 철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아.. 때 아닌 환절기이기도 하군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오늘은 HSDPA 무선 인터넷 요금에 대해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오는 3월말이면 전국에서 HSDPA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됩니다만, 각종 매체들이 속도나 지역에 대해서는 열심히 기사를 정리하는 반면 패킷 요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더군요. 안타깝습니다.
지금이야 무료 패킷을 다운로드 할 수 있으니까 거의 공짜다 싶어서 말을 안하겠지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만약 이벤트 기간이 끝나고 난 뒤에는 어떨까요? 열심히 쓴 만큼 고지서에 찍힌 숫자 세다가 혈압 오르실 일이 부디 아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HSDPA 무선 인터넷은 절대 싸구려 서비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고 쓰시길 바라는 마음에 요금에 관한 글을 정리합니다. 1GB를 전송할 때 요금 위주로 계산했고 평서체로 썼기에 혹 딱딱하고 불편하겠지만, 내용에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제가 잘못 알고 있거나 다르게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HSDPA는 기본료를 내면 기본 다운로드 용량을 정해 둔 정액제와 쓰는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섞여 있다. 가장 싼 요금제(티로긴 2만9천900원, 아이플러그 2만9천500원)로는 1GB까지는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과금이 되지 않지만, 이를 넘기면 그 때부터는 쓴 만큼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동 통신 업체들은 홍보물을 통해 추가되는 이용 요금을 1MB 당 티 로긴 183원, 아이플러그는 160원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은 이것이 그리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면 싼지 비싼지 잘 모르던가. 하지만 나의 계산으로는 싼 게 아니라 확실히 비싸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기본 용량 이상의 데이터가 오갈 때는 1MB 단위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패킷당 계산을 한다. 위의 1MB 당 가격은 1MB를 쓰지 않으면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게 아니라 1MB까지의 요금이 183원, 160원이라는 소리다.
원래 정해진 패킷 요금으로 계산을 해보자. 이동통신 업체들은 1패킷을 0.5KB(512byte)로 하고 1.3원의 요금을 정했다. 계산하기 쉽게 1KB(2패킷)로 바꾸면 2.6원, 1MB(1024KB)로 계산하면 2천662.4원, 1GB(1024MB)는 272만6천297원이다. 이것이 순수한 요금이다. 하지만 두 이동통신 업체가 기본 용량을 초과한 패킷에 대해서는 각각 93%와 94%의 할인율을 적용하므로 이에 맞춰보면 1패킷(0.5KB)당 요금은 1.3원이 아니라 0.091원과 0.078원으로 내려간다. 이를 적용해 1GB 요금을 다시 계산해보면 티 로긴 19만840원, 아이플러그 16만3천577원이 나온다.
1패킷(0.5KB) 요금이 겨우 0.078원이라는 데 절대 안도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인터넷 환경을 생각하면 이것은 절대로 싼 것이 아니니까. 필요한 때만 인터넷을 쓰는 습관을 가졌다면 몰라도 하루 수백페이지를 뒤적이는 이들이나 가볍게 동영상을 보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사진, 동영상, 음악, 방송 같은 UGC 컨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즐기는 이들도 많은 요즘 인터넷 환경에서는 0.078원을 결코 싸다고 말할 수 없다.
직접 네이버 메인 페이지를 띄우는 데 오가는 전송량을 조사해보니 600KB가 조금 넘었다. 네이버 메인 한 페이지를 보는데 100원 짜리 동전 하나는 꺼내야 한다. 잠깐 동안 네이버를 띄워두니 알아서 데이터가 오가는 게 보인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에 네이버를 띄워 놓고는 아무 짓도 하지 않고 3시간쯤 놔뒀더니 3.5MB가 넘는 데이터가 오갔다. 각각 640원와 560원씩 새 나간 것이다. 이용자가 지갑을 닫고 있는데 돈이 제발로 나간 것이다.
네이버는 그나마 양호하다. GSeshop처럼 치장을 많이 해놓은 메인 페이지를 띄우는 데 3MB가 넘는 데이터가 오간다. 그 한 페이지를 띄우는데 500원 짜리(549원과 480원) 동전이 필요하다. 40분짜리 PD수첩 한 회분을 보는 데 300MB쯤 받아야 하니까 5만4천900원(4만8천300원) 이상 나간다. 1원도 되지 않는 1패킷(0.5KB) 요금이 싸 보일지 모르지만, 이처럼 데이터량이 많은 인터넷 환경에 맞춰 셈을 하면 절대로 싸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KTF여, SKT보다 싸다고 좋아할 것 없다. 쓰면 쓸수록 쌓이는 요금에 대한 부담감은 도길 개길이니까..)
지금 HSDPA를 쓰고 있는 이들 중에 자신에게 발행된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란 이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수백만 원의 데이터 통화료가 이벤트 혜택으로 할인을 받게 됐다는 사실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거의 모두 이벤트 기간이 끝난 뒤에 이런 요금이 청구될 것이 무서워 해지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전긍긍이다. 어디에서나 써서 좋기는 한데 너무 비싸 감당할 엄두가 안나니 벌써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고, 이벤트 기간 끝나면 가차 없이 해지 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요금제 상한선 같은 대책이 필요하지만, 아직 SKT나 KTF에서 검토 중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HSDPA 요금에 대해 이해를 했다면 앞으로의 선택은 세 가지일 것이다. 아끼면서 쓰든가, 쓴 만큼 내든가, 포기하든가. 그 선택은 이용자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만, HSDPA를 써야겠다면 한마디 당부하고 싶다. 정말 아끼면서 쓰라고.
맞습니다. 패킷요금제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합니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SMS가 전부이던 시절의 요금제를 요즘같은 시대에 적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SMS가 전부던 시절의 요즘제라.. 좋은 표현이십니다. ^^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비용 지출은 어쩔 수 없지만, 그 부담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방해을 받는다면 있으나 마나한 서비스라는 점을 업체들이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요. 미국 바이어컴이 유튜브와 구글에 저작권 침해소송을 낸데 이어 국내 방송사들도 공동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니 UCC 저작권 대란이 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판도..
요즘들어서는 차라리 서킷요금제가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도대체 머하는 쇼인지.. 게다가 계산하기도 힘들게 왜 1 packet이 기본단위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이 단위가 먼지도 모르는 사람은 많더군요;;
컴ting님 말대로 패킷 요금제는 계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기만일 수 있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소비자 등꼴 안빼먹고 큰 회사가 어디있을까요? -.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