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갈 수 있는 엔비디아 GTC 디지털을 돌아보다

많은 이들은 CES나 MWC 같은 대규모 행사들을 주목하지만, IT 업계 관계자들은 3월부터 5월을 주의 깊게 본다. 이 기간 동안 IT 기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IT 기업들의 대규모 컨퍼런스로 달력의 대부분을 채우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어도비, 엔비디아 같은 컴퓨팅 기술 기업들은 이 시기에 개발자와 창작자, 마케팅 및 사업가, 언론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형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사회의 변화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기술 및 정보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의 전세계 확산에 따라 상반기에 일정을 잡았던 IT 기업들의 기술 이벤트는 대부분 취소됐다. IT 기업들은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진행 여부를 저울질 했지만,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참가자와 직원의 건강을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IT 행사가 문을 닫은 것은 아니다. 비록 실내 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 행사는 취소할 수밖에 없었으나, 접촉에 의한 감염의 위험이 없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컨퍼런스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엔비디아의 GTC 디지털(GTC Digital)이다.

 

온라인 기술 세미나로 전환한 GTC 디지털

GTC는 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GPU Technology Conference, 이하 GTC)의 줄임말로 엔비디아가 주관해온 그래픽 컴퓨팅 기술 중심의 컨퍼런스다. 2009년 첫 기술 회의를 개최했던 GTC는 GPU에 기반한 컴퓨팅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찾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GPU를 3D 그래픽 및 모델을 처리하는 용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향을 찾고자 했다.

이러한 의도에 따라 GTC는 3D 게임이나 디자인 등 대중화된 분야의 그래픽 기술 대신 연산 능력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 공유됐고, 기존 컴퓨팅을 이용했던 기계 학습과 추론 모델에서 GPU를 활용했을 때 훨씬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결국 다양한 인공 지능 모델의 연구와 개발에 필요한 연산 성능을 GPU가 제공하면서 자율 주행 자동차를 비롯해 스마트 의료와 스마트 시티, 로봇, 음성 비서, 데이터 사이언스 등 인공 지능 관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하는 회의로 발전했다. 또한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엣지 컴퓨팅과 그래픽 컴퓨팅 가상화 등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사진 1. GTC 행사가 열리는 산호세의 메케너리 컨벤션 센터.(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플리커)

GTC는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에서 해마다 3월에 시작해 엔비디아의 GPU 기술 전문가들이 전 세계 주요 국가를 돌며 관련 기술과 해법을 공유해 오고 있다. 올해는 3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일정이 잡혀 있었고, 한국도 오는 10월 기존 엔비디아 AI 컨퍼런스를 GTC 코리아로 이름을 바꿔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코로나19로 인해 MWC가 중단된 직후 GTC 20의 취소를 검토했고 결국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공식 취소와 환불을 진행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곧바로 GTC를 온라인 이벤트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참석하는 수많은 이들이 모여 전파 위험을 높이는 대중 행사를 취소했지만, 원래 GTC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기술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예고한 대로 GTC 디지털을 진행했다.

 

GTC 디지털은 어떤 모습인가?

원래 대면 행사로 기획했던 GTC는 단순히 기술 데모나 제품을 전시하는 기업 행사가 아니라 GPU 지식과 경험을 가진 수많은 전문가와 연구자들의 기술 세션으로 구성된다. 아 자리는 각 세션에서 참가자들에게 GPU와 관련된 개발 방법 및 활용법을 공유하고, 질의응답으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회였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업계 관계자와 연구원, 데이터 과학자, 개발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킹의 장이기도 했다.

사진 2. GTC는 수많은 기술 세션과 함께 전시된 제품을 둘러보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킹의 시간을 갖는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플리커)

그런데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행사의 특수성을 옮길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수많은 영상이나 음성, 문서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준비하고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내보낼 수는 있지만, 수많은 이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의 특징을 반영하기 위한 준비가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GTC 디지털의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가 GTC 디지털에서 했던 것과 하지 않았던 것을 정리한다.

키노트 | GTC 키노트는 취소됐다. 원래 GTC 키노트는 주요 산업에서 그래픽 기술의 흐름과 기술적 변화를 총 정리하는 자리이자 GTC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GTC 디지털의 개최를 알리면서 키노트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키노트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지만 엔비디아는 GTC 디지털 시작과 함께 키노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당시 온라인 컨퍼런스라 하더라도 이를 위해 다수의 제작자와 참가자가 회의나 제작을 위해 한 공간에 모이지 말것을 산호세 당국이 권고하면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지역 기관의 규제로 구글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려 했던 구글 클라우드 서밋을 전부 취소한 상황이다. 다만 엔비디아는 앞서 진행하지 못했던 젠슨 황의 GTC 디지털 키노트를 오는 5월 14일에 진행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행사 기간 | 원래 GTC는 주최측과 참관객의 상황을 고려해 닷새 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GTC 디지털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동반되는 이용이나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터라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GTC 디지털은 3월 24일부터 4월 10일까지 수많은 교육 세션과 라이브 웨비나를 진행했다. 이 기간 GTC 디지털에 등록된 교육 세션수는 수백 개에 진행 시간은 수백 시간에 달했고, 3월 24일부터 4월 8까지 진행한 라이브 웨비나의 총 시간은 17시간 분량이었다.

사진 3. GTC 디지털은 대부분의 세션은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웨비나와 실습 훈련 일부는 유료 등록해야 참가할 수 있다.

등록 | GTC는 원래 비싼 등록비를 내야만 참가 자격을 갖는 컨퍼런스지만, GTC 디지털은 온라인 등록만으로 대부분의 세션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다만 준비된 모든 세션을 무료로 제공한 것은 아니다. 3월 25일부터 4월 2일 사이에 진행된 데이터 사이언스, 딥 러닝, 쿠다 컴퓨팅, 사이버 보안, AI에 관한 강사 주도형 전일 워크샵과 4월 6일부터 10일까지 2시간 단위로 진행된 훈련 세션은 유료로 진행했다. 그나마 GTC 참가 비용에 비하면 매우 낮은 79달러와 39달러에 불과한 터라 오히려 부담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전문가와 교감 | 비록 오프라인만큼은 아니지만, GTC 디지털 참가자들은 엔비디아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방식은 일대일 채팅. 엔비디아는 이러한 질의 응답을 위한 가상 교실을 3월 25일부터 4월 10일까지 38시간 동안 열었고, 대화형 AI와 딥 러닝 교육, 자율 주행 차량 개발 등 수많은 주제에 대해 1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료 공유 | GTC 디지털의 자료는 사실 엔비디아가 딱히 새롭게 준비한 부분은 아닐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전에 열었던 GTC 세션의 자료들을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서 등록자들에게 공유해왔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공유한 GTC 자료들은 각 세션의 문서 자료는 물론 해당 내용을 설명하는 녹음 파일, 상황에 따라선 영상 파일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번 GTC 디지털은 오프라인에서 영상 녹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관련 영상은 제공되지 않았다. 대신 자료와 함께 300개 이상의 녹음 파일이 제공됐고 등록자는 누구나 쉽게 해당 세션의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GPU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요약한 148개의 포스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별도의 섹션으로 나누고 다운로드를 준비했다.

사진 4. GTC 20에서 공개된 포스터. GPU를 활용해 각 분야에서 얻어낸 성과를 정리한 연구 논문들을 GTC 20 포스터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술 데모와 AI 팟캐스트 | 세션 영상은 촬영과 녹화를 할 수 없었지만, 대신 기술 데모는 영상으로 공유했다. 전체 세션은 아니더라도 GPU를 통한 워크 플로를 가속화하고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는 등 전문가의 데모 영상은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AI 및 가속 컴퓨팅 분야를 이끄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팟캐스트 형태로 4주 동안 공개했다. 세일즈 포스, 데이터 과학 분야의 스탠포드 교수, SLAC국립 가속 연구소의 물리학 연구원, 국립 대기 연구 센터의 연구원 등 AI가 어떤 변화를 이끌고 있는지 6개의 팟캐스트를 통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GTC 디지털에서 강조된 의료 분야

GTC 디지털은 딥 러닝, 컴퓨터 비전, 엣지 컴퓨팅, 대화형 AI, 데이터 사이언스, CUDA 프로그래밍, 그래픽 및 레이 트레이싱, 자율 주행 자동차, 의료 이미지 분석, 그래픽 가상화 등 수많은 주제의 세션을 통해 연구 사례를 공개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열린 GTC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주제는 자율 주행 자동차였다. 자율 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놀라운 변화를 소개하면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던 것이다.

사진 5. 뇌스캔 이미지를 판독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웹사이트)

올해도 엔비디아는 GTC 20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GTC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다른 주제에 좀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인공 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의료 분야의 사례와 준비된 세션을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먼저 인공 지능을 이용해 뇌를 스캔하고 분석한 호주의 사례를 꺼냈다. 시드니 뇌 영상 분석 센터는 스캔한 뇌 이미지에서 뇌병변을 관찰하는 데 인공 지능과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전문의가 스캔 이미지를 육안으로 검사하고 정성적 평가를 내리는 기존의 방법과 달리 AI와 GPU 컴퓨팅을 이용해 손실된 뇌 조직을 매우 정밀하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분석 작업을 자동화했다. 특히 뇌병변의 양을 수작업으로 확인할 때 15분이나 걸리던 것을 AI가 단 몇 초 만에 확인함으로써 진단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는 성과를 공유했다.

하버드 연구원은 전립선 암 치료에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하버드 의대 연구원인 다부드 카리미는 초음파 이미지에서 전립선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딥 러닝 모델을 개발 중인데, 일반적으로 잘 보이지 않거나 흐려지는 전립선의 경계를 인공 지능으로 찾아내 전립선 암 진단에 활용하길 희망하고 있다.

독일의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인 스마트 리포트 GmbH는 방사선 보고서를 간소호화하기 위해서 엔비디아 클라라(Clara) 메디컬 이미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클라라는 의료 이미지를 학습해 주석을 달거나 의료 데이터 과학자 및 연구원을 위한 AI 모델을 구축하는데, 이 곳의 방사선 전문의나 병원은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인공 지능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사진 6. 자율주행로봇은 GTC의 단골 소재이나 올해 크게 강조하지 않은 듯하다.(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웹사이트)

인공 지능을 이용한 의료 분야의 세 가지 사례와 더불어 의료 분야와 관련된 수십 개의 세션을 준비했다. 계산 화학과 유전체학, 의료 영상, 병리학 등 여러 연구 분야에서 어떻게 인공 지능을 활용하고 어떤 컴퓨팅 도구를 쓰고 있는지 실습 교육 세션 및 콘텐츠를 추가했다. 네덜란드 암 연구소에서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를 활용해 임상의의 연구 가속을 했던 경험, GPU 가속 컴퓨팅 파이프 라인을 통해 단백질 약물 설계의 예, GPU를 활용해 생물학적 분석을 가속하는 방법, 전자 현미경 및 극저온 전자 단층 촬영과 GPU를 결합해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법을 GTC 디지털 세션에서 공유했고, 다양한 연구 포스터를 참조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가 GTC 디지털에서 의료 부문에 대한 무게 중심을 옮기기는 했어도 의료 부문만 말한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수백 개의 디지털 세션과 팟캐스트는 훨씬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팟캐스트는 기술 세션과 조금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세일즈포스의 AI인 아인슈타인에 대해 이야기한 케시 백스터는 기업에서 사용자가 연령, 인종 또는 성별과 같은 민감한 변수를 사용할 때 AI의 편견을 수정하는 법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편견을 알 수 있게 해준 AI 매직에 대해 이야기를 남겼다. 이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 GTC에서 거의 다루지 않던 AI와 기업의 윤리에 관한 주제였는데, GTC에 요구된 관점의 확장을 팟캐스트라는 형식을 차용해 실행한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첫 난관 잘 넘긴 GTC 디지털의 의미

본 행사를 불과 몇 주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했던 GTC 디지털은 일정대로 무사히 진행되기는 했지만 난관이 없던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은 단순히 발표할 자료를 온라인에 올려 두고 웹사이트에 세션을 열어 놓은 수준으로 여길지 모르나, 수백 시간에 이르는 수백 개의 세션과 자료를 매일 공유하는 일은 실제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것만큼 힘들 수밖에 없어 보였다. 당초 GTC에 참석해 발표하려던 1천300여명의 연사 가운데 800명 이상의 연사들이 직접 자료와 녹음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GTC 디지털은 흉내만 내는 상황에 불과했을 것이다.

사진 7. GTC 디지털의 섹션을 고를 수 있는 카탈로그. 급작스러운 준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술 세션이 공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GTC 디지털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직접 모임 없이 격리된 상황에서 인터넷으로만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데 인프라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집에서 일하는 직원의 인터넷 망이 느려져 이를 대신 처리해 줄 다른 직원을 찾았고, 한 세션에 2천 명 이상이 몰리면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서버 문제도 해결해야만 했다. 녹화한 영상을 보정하고 녹음된 대화에서 소음을 제거해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콘텐츠 질도 높였다.

그런데 카탈로그에 표시하는 시간에 관한 의외의 해프닝도 있었다. 전 세계에서 참석자가 접속하다보니 행사를 진행하는 실리콘 밸리의 시간이 아닌 참석자 현지 시간을 표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GTC 디지털을 모바일 앱이 아닌 PC나 노트북 등 데스크톱을 통해서 접속하고 더 많이 소통했다는 점도 예상치 않은 수확이다. 모바일이 대세라고 해도 장시간 듣고 소통하는 디지털 컨퍼런스의 효율적 환경은 달랐다고 볼 수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GTC 디지털에 등록한 참석자가 4만 5천 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엔비디아가 목표로 했던 1만 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자료를 열람한 횟수는 4월 3일 집계 결과 8만여 회의 이상이었는데, 아직 GTC 디지털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어서 최종 결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닷새로 끝났을 GTC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3월 24일에 시작한 GTC 디지털은 4월 23일까지 카탈로그에 일정을 남겨 두었는데, 이는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서 연장한 것이 아니라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기술 정보를 공유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앞서 온라인에서 웨비나 형식으로 진행한 다른 컨퍼런스가 정해진 기한 안에 끝낸 것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물리적 환경에 얽매일 필요 없는 온라인의 장점을 살렸다고 볼 수 있다.

사진 8. 2021년에 다시 많은 이들이 모이는 행사를 바라지만, 한번 더 GTC 디지털이 열릴 수도 있다.(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플리커)

무엇보다 엔비디아는 GTC 디지털에서 신제품을 거의 홍보하지 않았다. 아마도 GTC 디지털에 앞서 키노트를 하지 않은 영향일 것이다. 물론 세션마다 엔비디아의 기술과 제품 이야기가 들어 있긴 해도 해마다 GTC에서 새로운 HPC나 자율주행 컴퓨터를 발표했던 이전과 비교하면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조용했다. 대신 많은 이들이 몰릴 수 있는 일부 웨비나 및 딥 러닝 실습을 빼고 거의 모든 세션과 자료를 무료로 공유함으로써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연구자와 개발자 등 생태계 파트너를 고려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더라도 성취를 함께 이루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많은 이들과 공유하도록 방향을 잡고 운영 한 좋은 참고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배제한 온라인 형식의 컨퍼런스만 존재할지는 미지수다. 오프라인 컨퍼런스는 지식의 공유와 아울러 생태계 구성원간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GTC 디지털 외에 IT 산업 관련 컨퍼런스가 온라인으로 전개됐지만, 이러한 네트워킹을 구축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환경에서 산업 구성원의 네트워킹까지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들어가지 않는 한 디지털 컨퍼런스는 위기 때만 존재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덧붙임 #

  1. 이 글은 KISA 리포트에 기고한 글로 일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2.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 날자가 모두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5월 7일에 공개되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jj
    2020년 5월 10일
    Reply

    이 사이트는 날짜가 어떻게 찍히는 건가요?

    • chitsol
      2020년 5월 10일
      Reply

      현재 스킨 오류로 인해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스킨 제작자에게 문의했으나 응답이 없는 상태여서 변경을 고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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