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 만이네요. 넷북 리뷰를 하는 것이. 일부러 리뷰를 안 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접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더 컸을 뿐이지요. 국내에 출시되는 넷북의 수도 급격히 줄었지만, 대부분 관심 밖의 제품 뿐이었습니다. 비슷한 부품, 비슷한 가격, 비슷한 능력… 어느새 넷북은 표준화되어 있던 것이지요. 그러니 재미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 한마디로 리뷰할 맛이 안 났던 것이죠.
그런데 오랜 만에 넷북을 접했습니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원 퓨전 522지요. 이 제품만큼은 써보고 싶었습니다. 표준화된 넷북 시장에서 조금 다른 면이 보였으니까요. 무엇보다 그동안 지겹게 봤던 인텔 아톰이 들어가지 않은, AMD APU를 탑재했다는 게 가장 신선했지요. 그것만으로도 신기했던 넷북이었습니다.
새로운 심장, AMD C-50
C-50은 ATI 6250 그래픽 코어를 통합한 듀얼 코어 CPU입니다. AMD가 만든 그래픽 통합형 프로세서인 APU로 실제 제품이 적용된 것은 아스파이어원 퓨전 522가 처음이지요. 물론 인텔도 그래픽을 통합한 아톰을 내놓고 있지만, 이전의 경험을 봤을 때 별 관심이 안 갑니다. 그보다 ATi의 그래픽 코어를 넣은 이 녀석이 훨씬 흥미롭더군요. AMD가 만든 C-50이라는 심장과 더불어 DDR3 2GB와 히다치 500GB 하드디스크를 함께 담았습니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지만, 해상도는 1280×720로 좀더 높습니다.
같은 가격 두 모델의 차이
아스파이어원 퓨전 522는 운영체제에 따라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프로세서와 나머지 구성은 모두 똑같지만, 램과 하드디스크 용량이 다른 두 모델인데요. 하나는 1GB 램에 250GB 하드디스크, 다른 하나는 2GB 램에 500GB 하드디스크입니다. 그런데 값은 둘 다 같은데요. 전자의 제원이 더 낮은 데 값이 같다니 선뜻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 비밀은 운영체제에 있거든요. 250GB 모델은 윈도 7이 깔려 있고, 500GB 모델은 린푸스라는 리눅스가 깔려 있습니다. 운영체제만큼 가격을 빼 더 좋은 부품을 쓴 것이죠.
역시 리눅스는…
일단 제원 좋은 놈으로 골라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순조롭게 부팅은 했지만, 살짝 당황되는 장면을 보게 되더군요. 익숙한 운영체제가 뜨지 않았던 탓이기도 했고, 검은 바탕에 깜빡거리는 리눅스 프롬프트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다 써봤던 것인데도 지금 보니 참 낯설더군요. 곧바로 윈도 7 홈 프리미엄을 그 위에 덮었습니다. 설치를 끝내면 그래픽과 무선 랜을 비롯해 몇몇 장치가 잡히지 않는데, 동봉된 윈도 7용 드라이버 CD로 해결됩니다. 인터넷을 보니 윈도 XP용 드라이버는 따로 받아야 하는 듯 보이더군요. 이제 리눅스로 복귀는 불가능해진 듯 싶습니다.
높은 해상도, 작업 편해
그래픽 드라이버 설치를 끝내고 화면에 맞는 해상도가 잡히고 나니 꽤 볼만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해상도는 1280×720. 같은 화면 크기에 1024×600 정도였던 종전 넷북에 비하면 세로로 120 픽셀 정도 늘어났을 뿐이지만, 이 차이가 인터넷 브라우징을 할 때나 문서 작업을 할 때 꽤 큰 차이로 다가옵니다. 그만큼 더 여유롭고 작업 편의성은 높아진 것이지요. 다만 창 모드가 에어로 모드 대신 일반 모드로 작동합니다. 강제로 에어로 모드로 바꿀 수 있지만, 조금 느려지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네요.
720P는 무난, 1080P는…
해상도가 720P HD 동영상을 돌리기에 알맞긴 합니다. 물론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720P급 동영상을 돌릴 수 있는 재생 성능은 갖췄더군요. 윈도7에 내장된 디코더를 이용하면 H.264로 인코딩된 MKV 동영상은 무난하게 재생합니다. 720P에서 자신감을 얻고 1080P에도 도전해 봤는데, 아무래도 무리였나 봅니다. 풀HD까지 재생할 정도까지 힘을 내진 못하네요. 디코더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1080P 재생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지 않았으니 불평도 거기까지만 해야 할 듯 합니다. 다만 외국에서는 1080p mov 파일도 무난하게 재생했다는 평이 있는 만큼 동영상 형식에 따라 볼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이 확연하게 갈릴 듯 싶군요.
기대했던 3D 성능, 품질을 낮추면 즐길만..
사실 가장 기대감이 높았던 것은 내장형 그래픽 코어의 성능입니다. 특히 3D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게 사실인데, 설정에 따라 만족감이 다릅니다. 여러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고화질, 고해상도 설정은 무리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가벼운 온라인 캐주얼 게임이야 그럭저럭 할만 했지만, 1280×720 해상도에 맞춰 3D 게임은 즐기기 힘들 정도로 프레임이 나오지 않더군요. 하지만 해상도와 텍스처 질을 낮추면 게임을 즐기는 데 지장 없을 정도입니다. 고해상도보다는 게임의 진행에 초점을 맞춰 게임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전반적으로 인텔 GMA보다는 게임에서는 좀더 나은 모습이었습니다.
키보드 감좋고 연결성 좋아
아스파이어원 522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부분은 키보드입니다. 에이서 노트북들이 전반적으로 키를 누르는 느낌이 참 좋은데, 아스파이어원 역시 작은 제품임에도 그 느낌만은 다르지 않더군요. 물론 오른쪽 방향키가 작은 게 좀 걸리긴 합니다만, 그래도 많이 쓰는 키에 대한 편의성은 무척 높습니다. 터치 패드도 부드럽고 손받침과 같은 높이에 있어 깔끔합니다. 키 입력의 편의성과 더불어 연결성도 좋은데요. 3개의 USB 단자와 유선 랜, 오디오 입출력, 메모리 카드 리더, D-Sub, HDMI 단자까지 빠짐 없이 넣었더군요. TV나 모니터를 HDMI로 연결하면 1920×1080 해상도까진 무난하게 출력합니다.
듀얼 코어 집착 버리면 만족도 커
아스파이어원 퓨전 522이 듀얼 코어에 그래픽 기능 등 성능을 강화하긴 했어도 넷북은 넷북입니다. 이 작은 덩치에서 모든 것이 다 되기를 바라는 것은 역시 욕심이지요. 가격대비 성능이나 연결성 등에서는 적지 않은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지만, 그러한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당연히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역시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 같은 가벼운 작업과 더불어 HD 영화 재생에 알맞은 성능에 좀더 높은 해상도와 편한 키보드, 다채로운 연결성이 돋보입니다. 듀얼 코어에 대한 집착, 아스파이어 원 퓨전 522를 고르려면 버려야만 합니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
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아무래도 대세는 울트라씬. 넷북대신 울트라씬으로 간 이후로 신세경을 체험 중.. 후후..
후후~ 그렇게 말하는군요. 신세경~ ^^
넷북을 2년째 잘 쓰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대세는 넷북은 아닌 듯 합니다.
델 에스떼 전자시장에서도 넷북은 찬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아이패드같은 종류의 컴퓨터들이 주종을 이룰 모양이네요.
그래서, 가격이 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
브라질에서도 넷북 인기가 떨어지나 보군요. 흥미로운 변화인 듯 싶습니다. ^^
국내 출시 된건가요? 가격이 궁금한데 음…
역시나 내장형은 내장형답게 메인 메모리는 잡아 먹는군요 ㅎ
혹시 512MB로 설정을 늘릴수 있다면 성능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도 궁금하구요
네, 국내 출시했습니다. ^^
국내에서는 출시되어있고, cj에서 단독판매합니다. 쿠폰신공으로 39—>32만원까지 살수 있었으나 현재 쿠폰을 다 막아놔서 원성을 듣고 있습니다.
bios 에서 내장 그래픽 메모리는 256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메모리 교체는 키보드 상판을 드러낸 후에 가능하고 2gb까지 인식이라고 써있지만 4gb까지 인식된다고 하더군요.
1080p는 다음플레이어로 dvxa 가속을 켜면 부드럽게 재생된다고 하더군요.
게임은 캐쥬얼 게임등은 돌아가며, 해상도 문제로인해 xp에서는 잘 되던 게임이 윈7에서는 튕기는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밖에 와우같은 게임도 옵션타협으로 게임이 가능합니다.
다만 블루투스 기능이 빠져있어서, 사용하려면 동글등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이가격대 넷북에서는 종결자라 불릴만하네요-.-
아.. 동영상은 좀더 실험해봐야겠군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