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PC 생태계에서 가장 영향력 강한 기업임은 틀림 없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그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약했던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ARM 생태계가 훨씬 빠르게 진화한 까닭에 인텔이 모바일 시장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실패했던 것이지요. 인텔은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키려 무어스타운 기반 MID와 같은 제품군을 만드는 등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히 헛심만 쓴 꼴이 됐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시도의 나쁜 결과들이 약점으로 바뀌어 인텔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을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인텔은 이번 CES 2012에서 또 다시 스마트폰 업계를 향해 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인텔은 CES 기조 연설과 부스에서 아톰 기반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또 다시 모바일 시장에 발걸음을 디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공개한 아톰 기반 스마트폰은 레퍼런스 단말로 양산품이 아니며 제조사는 따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스마트폰은 ‘메드필드’로 알려진 인텔 아톰 Z2460이 들어갔는데, 이 프로세서는 32nm 공정으로 만들어졌으며 인텔의 프로세서 코어 외에도 PowerVR SGX540과 인텔 6540 HSPA+ 모뎀을 합친 SoC 프로세서입니다. 클럭 속도는 1.6GHz, 싱글코어지만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들어 있어 두 개의 스레드를 처리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개인 정보와 각종 비밀의 유출을 막는 맥아피의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적용했고요.
인텔은 기조 연설을 통해 아톰 기반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초당 15프레임 이상 촬영 가능한 800만 화소 카메라와 1080P HDMI 출력, HD 동영상 최대 6시간 이상, 음악 최대 45시간 재생, 3G 통화 시간 최대 8시간, 대기 시간 14일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현재 레노버와 모토롤라가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요.
이러한 가이드가인에 맞춘 레퍼런스 단말기를 인텔 부스에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레퍼런스 단말이다 보니 외형적으로 전혀 꾸밈이 없더군요. ^^; 여기에 올려놓은 안드로이드 2.3 역시 커스터마이징 되지 않은 순수한 버전입니다. 아직 최적화는 덜 되어 있는 상황인데, 그냥 여느 스마트폰과 다름 없는 움직임을 보이더군요. 그 앞에서 설명하고 있는 인텔 직원이 14일 대기, 14시간 연속 통화를 할 수 있고, 나머지는 가이드라인에 있는 그대로 설명했습니다. 그러고는 ARM 버전의 게임을 x86으로 다시 컴파일한 게임로프트의 모던 컴뱃 3를 보여줬는데, 다른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잘 돌더군요. 흥미로운 사실은 키노트에서 x86 컴파일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앱이 돌아간다고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일단 최적화를 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레퍼런스 단말의 움직임은 양호합니다. 처리 성능도 나쁘지 않았고 배터리 성능도 설명을 들어보면 아주 나쁜 편은 아니더군요. 실제 양산품이 여기서 얼마나 더 좋아질지 기대가 되긴 합니다. 예전부터 처리 성능이나 배터리 성능은 메드필드를 써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더군요. ARM 진영의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낮은 소비 전력과 성능의 격차는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인텔 스마트폰을 찾아서 사야 할 정도의 매력이 있을 지는 지금의 레퍼런스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어차피 지금 스마트폰을 사는 소비자를 움직이는 데 인텔은 아직 힘이 없으니까요. ARM이든 인텔이든 상관 없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ARM을 넘어서야 하지만, 보안 문제를 제외하면 아직은 아니거든요. 더구나 두 개의 작업을 처리하는 하이퍼스레딩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코어의 숫자에 무게를 두어 왔던 마케팅 싸움에서 쿼드코어까지 올린 ARM 진영의 이미지와 싸울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도 전통적인 스마트폰 강자라고 하기엔 어딘가 낯설고, 더구나 이통 선진국들이 LTE로 옮겨가는 길에 3G 단말을 내놓는 상황이니 시장 여건도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올 여름 이후 인텔 아톰 기반 스마트폰이 나온다고 하니 진짜 평가는 그 이후에 하겠지만, 메드필드의 제품력이 좋다 하더라도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서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예정인지는 어제 기조 연설에서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메드필드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시장에 한 걸음 더 내디뎠고, 그 다음 한 발을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닦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메드필드… 전력소모를 많이 줄였긴 하지만
여전히 arm기반 다른 ap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하더군요
그리고 성능또한 다른 것들에 비해 크게 높지는 않구요
ARM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겠죠. 적어도 현재는…
x86 의 파워로 arm 에뮬레이션을 하는걸려나요?
점점 모바일 기기도 파워풀해지니, winXP 정도 돌릴 수준이 되면 최소요건을 충족하게 되니
모바일 OS가 아닌 정식 PC OS를 가다듬어서 올리고 어플리케이션의 호환성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려나요?
정식 PC OS를 올리면 조작성에 문제가 있으니 바람직하진 않죠. 또한 애플리케이션의 방향성도 네이티브보다 다양한 환경을 아우를 수 있는 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할 필요도 있고요. ^^
CPU와 PC업계의 맹주 인텔(Intel), 지난 몇십년간 PC시대를 이끌어 온 인텔의 위상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원인은 바로 스마트폰이라고 할수 있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손안에 휴대용 PC인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텔이 설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전력 소모가 큰 탓에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는 스마트폰에 사용할수 없었고 그 자리는 ARM의 차지가 되었죠. ARM에게 영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