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북관(North Hall)은 자동차로 채워졌다. 원래 이곳은 애프터 마켓용 자동차 관련 제품들이 있던 곳이지만, 해마다 IT를 결합한 자동차 기술의 경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발전해왔다. 몇 년 전 이곳은 인터넷과 연결되는 커넥티드 카가 큰 흐름 중 하나였지만, IT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지금은 자율 주행 기술과 전기 자동차, 주행 보조 기술 등 다채로운 자동차 관련 기술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 됐다. 각 부스마다 어떤 특징을 가진 자동차나 관련 기술을 선보였는지 가볍게 사진으로 돌아본다
패러데이는 이번 CE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전기차 업체다. 이번 CES 이전까지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는 전기차 업체로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 패러데이는 이번 CES에서 샤시를 비롯해 모든 전장을 모듈화한 전기차 개념을 공개하고, 패러데이 제로1이라는 스포츠 컨셉카를 전시했다. 말 그대로 컨셉일 뿐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양산형 제품은 공개하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마이크로버스 버디(BUDD-e)를 내놨다. 디젤 엔진 성능 조작 파문 이후 절치부심하고 있는 폭스바겐이 준비한 전기차 컨셉이다. 폭스바겐도 모듈러 플랫폼 개념을 담은 전기차 컨셉이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까지 모두 디스플레이로 대체되고, 옆문도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 손을 흔들면, 뒷문은 발을 가까이 대면 자동으로 열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0km, 한번 충전으로 600km를 달린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LG 전자와 상당 부분 협력해 만들었다.
쉐보레는 볼트(Bolt) EV 전기차를 공개했다. 종전 하이브리드 자동차 볼트(Volt)와 철자만 하나 다르지만 유형은 완전히 다르다. 쉐보레 볼트는 다른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가격(3만 달러)에 먼 거리(300km 이상)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다. 해치백형 디자인의 소형 차체로 내리막에서 충전을 하거나 불필요한 전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재 개발 수준은 80% 정도로 지금 한국에서 개발 중이나 양산은 미국에서 할 예정이다.
기아는 소울 전기차(Soul EV)에 드라이브 와이즈라는 서브 브랜드의 자율 주행을 더한 시험용 자동차를 전시했다. 물론 미국 네바다에 있는 기아 연구소에서 주행 시험을 하기는 했어도 현장에서 달려 볼 수 없는 만큼 자율 주행을 이해할 수 있는 가상 현실 세트를 꾸몄다. 기아차는 2020년까지 부분적인 자율 주행 기능을 도입하고 2030년에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포드는 아마존과 협력해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에 아마존의 음성 비서인 알렉사를 통합하고, 아마존의 가정용 사물 인터넷 허브인 에코와 연동해 스마트 홈 제어를 추가했다. 이를 이용하면 차내에서 알렉사에게 음성으로 질문이나 지시를 할 수 있고, 이용자가 집에 설치한 아마존 에코에 연동된 전등이나 온도 조절기 등을 차안에서 제어할 수 있다. 참고로 포드 싱크는 이미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도 적용되어 있다.
더불어 포드는 자율 주행을 위해 라이다를 장착한 차량이 주위를 인지하는지 실시간 데모를 시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F 015 럭셔리 인 모션(Luxury In Motion) 컨셉트는 지난 해 이미 선보였던 것으로 이번 CES에도 같은 장소에 공개한 듯하다.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라는 개념을 담은 만큼 거실처럼 편안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장을 설계했다. 공기 저항에 효율적인 물방울형 차체에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벤츠는 F 015 럭셔리 인 모션의 내부 인포테인먼트 및 조작 환경인 디지털 럭셔리를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디지털 럭셔리는 엔비디아의 차내 인포테인먼트용 컴퓨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한 대시보드도 공개했다.
BMW는 컨버터블 컨셉으로 전기차 i8 스파이더를 선보였다. 이 차는 i8의 외관만 변형한 것이 아니라 인포테이먼트도 바꿨다. 특히 터치스크린에 직접 손대지 않고 손의 움직임 만으로 다루는‘에어 터치’라는 제스처 기능을 추가했는데, 공중에서 손가락 움직임까지 감지하고, 운전자와 동승자의 제스처를 따로 알아챈다. 자율 주행 기능도 넣기는 했지만, 실제 두 기능을 모두 체험할 수는 없었다.
퀄컴은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은 헤일로(Halo)를 비롯해 자동차용 스냅드래곤 820A 등 전시했다. 헤일로는 2014년부터 꾸준하게 추진해온 무선 충전 기술로 충전판 위에 충전기를 갖춘 자동차를 대면 무선으로 충전한다. 스냅드래곤 820A는 이번 CES에서 처음 선보인 자동차용 AP로 스마트폰과 거의 똑같은 통신 기능을 갖춘 한편
고고로 스마트 스쿠터는 자동차는 아니다. 전기 오토바이다. 대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 전기 오토바이다. 고고로는 북관이 아닌 파나소닉 부스에 있었는데, 배터리가 없을 때 배터리 충전 시설이 있는 가까운 카페나 편의점에 예약해 방전된 배터리를 주고 완충된 것을 가져와 의자 밑 전원 장치에 꽂기만 하면 곧바로 탈 수 있는 편의성이 최고 강점이다. 남은 배터리를 포함해 모든 작동 상황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열쇠 대신 스마트키를 쓰기 때문에 아무나 탈 수 없다. 최고 속도는 시속 90km 이른다.
아우디는 이미 이트론 콰트로(e-Tron Quattro) 컨셉 전기 자동차를 지난 해 발표한 가운데, 이번 CES에서는 가상 대시보드 컨셉을 공개했다. 아우디의 가상 대시보드는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자율 주행차를 위해 디지털화된 정보 디스플레이로 14.1인치 곡면 AMOLED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에 두 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상황이나 도로, 날씨 정보 등을 표시하고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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