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을 박지성 경기 기다리는 도중에 심심해서 글 하나 올려봅니당 ^^; 지난 PC사랑 1월호에 DMB 기사를 쓰면서 노트북용 지상파 DMB 수신 장치를 몇 개 구해다가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은 그 기사의 후기 쯤 될 것 같군요. 회사가 여의도 KBS 본관 바로 옆에 붙어 있고 MBC가 같은 여의도에 있다보니 방송 관련 디지털 장치를 테스트할 때 좋답니다. 방송국에서 수신할 수 있는 방송 전파라면 PC사랑 사무실에서도 잘 잡히거든요. 또 모든 방송 규격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체크하는 곳이 여의도라 방송 수신 문제는 거의 없거든요.
아무튼 이미 TU가 DMB 서비스를 하긴 해도 돈을 내야 하는 마당에 지상파 DMB는 공짜로 방송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저도 기대가 무척 컸습니다. 작년 12월1일 지상파 DMB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한다면서 지하철이나 산 위에서 호들갑스럽게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니 관심이 가기도 했고, 올해 이슈가 될 DMB를 기사로 안쓰면 뭘 쓰나 해서 뒤져보니 노트북용 수신 장치가 나오길래 기획하고 기사를 준비했죠. 올 1월호를 준비할 때니까 테스트하고 기사 쓴 것은 지상파 DMB를 개시한지 얼마 안됐을 때네요.
당시 DMB 테스트를 하던 초반에는 신기했습니다. 화질도 생각보다 좋고, 노이즈도 없는데다가 움직이면서도방송이 잘 잡혔거든요. 특히 차에서 시속 100km 이상 달려도 끊어지지 않았던 게 인상적이었죠. 또 지상파 DMB 수신 장치 하나만 있으면 하나의 장치에서 TV와 라디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더군요. 실제로 빠르게 달리면서 수신을 해보니 잘 됩니다. 이거 보다가 사고날 확률 확실히 높아보이긴 하더군요. 아.. 음질은 큰 문제가 없고, 채널수도 지상파로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다 나오고 YTN과 U1 등에서도 영상과 오디오 방송을 하고 있으니까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또 케이블 방송 CP들이 지상파 DMB 사업자와 제휴를 하고 있어 컨텐츠로 다채로워지고 있죠.
다만 DMB 전용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게 아쉽긴 해요 -.-; 화질은 사실 4인치 이상 넘겨서 볼 때 조금 떨어집니다. 뭐 7인치까지는 좋다고 하는데, 그냥 볼만한 수준 정도라고 생각이 들 정도고요. 노트북처럼 큰 화면으로 띄워 보기에는 ‘아니올시다’에요. 휴대폰이나 PMP 정도가 딱 맞는데, 여기서도 화면비가 4대 3이어야 더 좋네요. DMB 방송 자체가 4대 3이라 화면이 너무 넓으면 좌우가 비거나 화면을 늘여서 보여주므로 덜 또렷하답니다.
머… 요 정도 화면에서는 잘 보입니다. 그런데 DMB를 처음 볼 때는 신기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보이더군요. 기사가 나가고 한두 달 보내면서 다른 DMB 수신 장치를 테스트할 때에도 수도권, 특히 강북 은평구 쪽이나 일산 방향으로 갈수록 방송 수신이 안되는 음영지역이 많았는데 지금도 여전합니다. 지하철에서 안되는 건 물론이고요.
더구나 지방에서 지상파 DMB를 언제부터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직 지방쪽은 서비스 사업자를 고르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 이게 스케줄대로 끝날지는 알 수 없거든요. 그러고 보면 음영지역이 많다는 것만 갖고도 과연 공짜가 좋으냐고 의문이 생기는데요. 뭐.. 이 문제가 해결되면 그 때가서 ‘어디서나 생생한 방송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다행이 음영지역이 많다는 걸 지상파 DMB 서비스 업자들이 알아 해결책을 마련 중이라니까 다행인데, 월드컵 직전까지 해결될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 공짜 서비스를 즐기려면 역시 휴대폰이든 DMB TV든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장치를 하나 갖고 있어야 합니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벌써 샀겠지요. 아니면 신기해서 샀거나, 심심해서 바꾼 사람도 많을 겁니다. 휴대폰의 교환 주기가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이라니까 적어도 내년 쯤에는 이왕 바꿀 거 DMB 휴대폰으로 바꾸자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아래 포스트 중에 IT 시장에서는 이것저것 섞으면 돈이 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휴대폰이나 PMP에 DMB를 넣을 때 추가한 부품만큼 돈을 더 내고 사야 하지요. 물론 2년 뒤에는 그 비용이 많이 줄겠지만…
글쎄요.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휴대폰을 통째로 바꾸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인데.. 특히 휴대폰은 더 비싸잖아요. PMP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DMB를 본다는 이유로 50만원을 우습게 여기는 업체나 정부 관계자들 많은데.. 참… 뭐라 말해야 할런지…
아무튼 이런 DMB 수신 장치를 사면서 이용자는 DMB 수신에 필요한 값을 내게 되는데요. DMB에 쓰인 각종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죠. 뭐.. CDMA 휴대폰 사면 퀄컴에 로열티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DMB 수신 장치를 사면 H.264 같은 영상 압축 기술을 쓰는 데 요구되는 비용도 함께 내는 것이지요. 물론 DMB 기술이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어 세계에서 인정받은 표준 영상 기술을 응용한 것이라 장치가 많이 팔릴수록 우리나라가 로열티 수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많아집니다.
때문에 공짜 방송을 내세워서 DMB를 보급하고 있는 셈인데.. 글쎄.. 공짜라기보다는 정당하게 돈 다 내고 보는 방송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방송사 역시 공짜로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을 노리고 방송을 하는 만큼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니까요. 결과적으로 DMB를 공짜다 생각하겠지만, 아닙니다. 방송을 볼 때 돈이 안든다 뿐이지, DMB 수신 장치를 사는 동시에 DMB를 보는 데 필요한 돈은 이미 다 낸 것이니까요. 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에 공짜 바라다간 탈납니다. 업체들이 공짜라는 표현 써 가면서 생색내기 장사를 하는 게 ‘대략난감’ ^^ 지상파 DMB 보는, 또는 보려는 사람들은 정당하게 그 대가를 냈다는 점 잊지 마삼~
Be First to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