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에 내려왔습니다. G스타를 보기 위해서, 더불어 간간히 하고 있는 이데일리 쇼룸 촬영을 겸해 벡스코를 찾았습니다. 수많은 매체들이 G스타 관련 소식은 엄청나게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 세세한 부분까지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지난 9월에 참관했던 동경게임쇼와 비교해 간단하게나마 소감 몇 자 적어봅니다.(간단하게 적는다고 해서 G스타가 볼 게 없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많이 알려진대로 G스타가 있는 우리나라와 동경 게임쇼가 열리는 일본의 게임 산업과 문화는 서로 다른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합니다. 우리나라는 PC 온라인, 일본은 콘솔이지요. 크게 보면 그렇습니다. 게임이라는 주제는 같지만, 다른 플랫폼의 게임 산업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게임 전시회인 것이죠.
때문에 두 전시장을 장악한 게임의 형태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NHN, 한게임, 엔씨소프트, 블리자드, XL게임즈 등이 내놓은 게임은 거의 모두 온라인 게임입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소니와 MS를 중심으로 캡콤, 코나미, 세가, 반다이남코 등 대형 업체의 콘솔 게임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었죠.
또한 부스 구성에도 차이가 많았습니다. 초대형 부스와 중소형 부스를 골고루 섞어 놓은 G스타와 달리 동경 게임쇼는 대형 게임 업체 위주로 대형 부스를 구성한 점이 다릅니다. G스타보다 전시 공간이 크다보니 좀더 여유있게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게 동경 게임쇼의 장점이라면, 이보다 작은 전시장 안을 빼곡하게 채워 좀더 알찬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리는 특성을 감안해 부산 지역의 개발사, 개발팀 부스를 둔 점, 모바일 컨텐츠 어워드와 보드 게임, 어뮤즈먼트, 인디게임 수상작 체험관 등 다양성에서는 G스타의 전시 구성도 뒤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G스타와 동경 게임쇼만 놓고 보면 예전과 조금 다른 점도 있습니다. 동경 게임쇼에서 올해에도 PC 게임을 거의 보기 힘들었던 반면, (올해는 조금 다르지만) G스타에서는 콘솔 게임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으니까요. 체감형 게임기인 무브와 키넥트를 홍보하기 위해 무려 5년 만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기 때문이죠. 이들은 경쟁 관계를 드러내듯 전시장 양쪽 끝에 전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모델들이 시연하는 것, 참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비슷하게 구성했는데, 참 흥미로운 구도더군요.
물론 맨 처음 공개되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줄을 서는 풍경, 게임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열정을 가진 참관객의 모습은 두 나라의 공통된 모습입니다. 또한 G스타와 동경 게임쇼 모두 자국에서 발매된, 또는 앞으로 출시할 게임들을 미리 선보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한 점은 공통점일 것입니다. 이 같은 전시회에서 하나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몇 시간씩 줄서서 기다리는 게이머들의 모습이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게 하는 원동력이겠지요. 한게임의 테라, 킹덤언더파이어 2, 엔씨소프트의 블래이드앤소울, 엠게임 워바인, 위메이드의 창천2,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 등 후회없는 품질의 게임들이 다수 출품된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다만 두 전시회 모두 온라인 게임과 콘솔이라는 벽을 깨고 좀더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모두 다른 게임 플랫폼으로 산업이 고착화된 데다 독자적 문화가 너무 강해 서로의 벽을 깨는 일이 쉽지 않지만, 콘솔 업체가 참여해 좀더 즐길 거리를 보여준 G스타가 좋은 본보기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내년에 이들 콘솔 업체가 참여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올해 이들의 활약을 감안하면 그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겠지요.
또한 동경게임쇼에서는 스마트 단말기를 위한 모바일 게임, G스타는 온라인에서 즐기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듯 합니다. 아무래도 자국 게임 업체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거나, 대응이 늦을 땐 이 같은 전시회에서 그 흐름을 본다는 것은 힘듭니다. G스타에 소셜 네트워크 게임 업체로 알려진 징가와 EA/플레이피시가 나오긴 했으나, 이들은 모두 B2B 관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게임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이를 모르고 전시장을 찾았다가 그냥 돌아간 이들도 있었고요.
그래도 G스타의 진행은 전반적으로 좋아진 듯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동경 게임쇼가 오히려 부족해 보이는 점이 더 많더군요. 이에 대해선 이미 비판을 했지만, 저는 두 전시회 모두 잘 되길 바랍니다. 두 전시회의 경쟁은 무의미하니까요. 각 게임 시장의 특성을 잘 살린 전시회로 서로 발전해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내년 G스타와 동경게임쇼에서 더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부산으로 옮긴뒤.. 전혀 못가보네요 ㅠㅠ
허걱.. 얼른 가보셨어야…
적어도 “쇼” 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면 게이머들에게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다양해야겠죠.
온라인 게임이 강성하다고 온라인 게임만 도배하거나 콘솔 게임만 있다고 PC 게임은 나몰라라 하면
결국 반쪽 짜리 게임쇼 밖에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실을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게임쇼가 문화를 선도하고 미래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길 기대해 봅니다. ^^
사실 전시회는 그 나라의 문화적, 산업적 특성을 투영하고 있기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는 없지요. 하지만 저는 두 전시회가 손을 맞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두 나라의 게임 문화와 산업을 공유한다면 양쪽의 게임 시장을 여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야만 언젠가는 다양성 문제에서 좀더 자유로워질 것 같습니다. ^^
한번쯤은 참여하고 싶은 일인
언젠가 가 보실 수 있으시겠죠~ ^^
아아.. 다녀가셨군요 ㅠㅠ
한번 연락이라도 슬쩍 해볼걸 그랬나봅니다.
전 이제 기차 타려고 부산역에 와 있답니다 🙂
아고고.. 제가 전화 드릴 걸 그랬습니다. 잘 올라오셨다는 글 봤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제가 귤 하나 사드릴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