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Connection’.
HP가 지난 5월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상하이 르 로열 메르디앙 호텔에서 개최한 ‘모바일 서밋 상하이 2007’에서 내세운 주제입니다. 단 두 개의 단어 밖에 쓰지 않았지만, 한 줄도 안되는 이 문구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연결하느냐에 답할 수 있는 HP의 신제품과 비즈니스 전략, 미래의 청사진 등을 보여주기 위해 이 서밋에 세계 40여개국 300여명의 기자를 중국 상하이로 불러 모았습니다.
토드 브래들리, 연결성을 만드는 것이 HP에게 기회
HP는 이번 모바일 서밋 2007에서 세계 PC 판매 1위 기업에 어울리는 자신감을 당당히 드러냈습니다. 델의 추락과는 반대로 HP는 꾸준하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면서 끝내 PC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배경은 고객들이 의미를 둘 수 있는 혁신을 끊임없이 이뤄냄으로써 변화되는 시장에 맞는 가치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 IT 환경이나 앞으로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율, 더 좋은 제품 출시를 위한 온갖 고민을 안고 이번 서밋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를 설명한 것은 다름 아닌 토드 브래들리 HP PSG(personal systems group) 총괄 부사장입니다. HP를 대표하는 인물은 마크 허드 회장이지만, 실질적으로 HP가 PC 시장 1위에 오르도록 진두 지휘한 이가 바로 토드 브래들리 총괄 부사장입니다. 그는 9일 오전 키노트를 통해 HP가 지금 시점에 모바일 서밋 2007을 상하이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과 HP가 1위에 오른 원동력, 그리고 앞으로 HP가 무엇을 위해 혁신을 해야하는지 등을 자세히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이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모든 시장에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노트북을 비롯한 핸드헬드 장치를 통한 모빌리티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HP가 PC 시장 1위에 오른 원동력도 49%에 이르는 모바일 장치들의 판매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장치들이 HP를 시장 리더로 이끈 밑거름이 되었지만, 좋은 모바일 장치만 파는 것으로는 부족함을 꼬집었습니다. 모빌리티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을 지금 시점에서 이해해야만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지요.
토드 브래들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사람과 엔터테인먼트, 사람과 지역을 묶는 모든 연결성을 만드는 것이 모빌리티가 추구해야 할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휴대폰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PC를 이용해 아이들끼리 문자나 e-메일을 주고 받습니다. 또한 매 시간마다 아이팩 같은 장치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비즈니스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동영상과 음악, 사진 등은 집은 물론 자동차, 비행기, 열차 등 이용자가 원하는 화면이 있는 곳에서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저장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다른 장치, 다른 기술, 다른 지역에서 쓰고 있어 연결성이 약합니다. 그리고 복잡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을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쉽고 편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HP가 말하고 싶은 주제였고 이를 Making Connection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연결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닙니다. 이용자는 자기의 최신 핸드폰과 노트북, 디카 등 자랑하는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품의 가치는 어디에 연결할 수 있느냐 뿐 아니라 어떤 디자인으로 연결하느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손에 제품을 들고 있을 때 어떤 느낌인가, 사용하기에는 얼마나 간단한가, 신뢰성은 얼마나 높은가, 얼마나 풍부한 연결성을 가졌는가 등 모든 것이 융햡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죠.
토드 브래들리는 “연결성을 중시하고 차별화된 아름다운 디자인와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모빌리티 전략을 통해 HP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쟁사들이 장치의 컨셉에 매달리고 있는 동안 모든 것을 엮어주는 데 필요한 기술의 시장 표준을 주도하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혁신의 균형 잡힌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HP의 경쟁력임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키노트 이후 세션에서 지금 말한 의미의 제품과 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했습니다. HP가 준비하고 있는 내일의 모빌리티가 정말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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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글을 읽고 오해가 있으실 거라 생각이 들어 설명을 곁들입니다. 글에서 어떤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 개념도가 또렷이 보이지 않아 투덜대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또한 왜 이리 HP에 좋은 말만 하느냐, 그 메시지를 가감없이 전달하느냐 할지 모릅니다. 일부는 맞습니다만, 일부러 좋게 정리한 것은 없습니다. 이는 9일 오전 기조연설의 내용을 정리한 것일뿐 개인적인 감정을 넣은 부분은 맨 아래에 있는 한 줄 밖에는 없으니까요.
토드 브래들리 총괄 부사장은 그룹의 총 책임자로 HP가 나아갈 길을 만들고 이끄는 사람입니다. 그 역시 웬만해서는 쉽게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인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품 하나 하나에 연연해 하는 것이 아니라 HP에 맞는 더 넓은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더 많은 이용자와 시장, 수익률을 높이도록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의 몫입니다. 그림을 너무 작게, 너무 크게, 너무 현실적이게, 너무 장황하게 그려지 않으면서 균형을 유지해 나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합니다. 때문에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HP라는 거대 기업의 흥망이 좌우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든 그 대표성을 가진 이의 메시지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PC 시장 1위의 글로벌 기업인 HP PSG 그룹 대표라면 “그는 도대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이 조직을 이끄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기 마련입니다. 모든 행사의 기조연설은 그런 의문을 풀어주고 이번 MOSU 2007의 기조 연설에 나선 토드 브래들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HP PSG 그룹의 최고 관리자는 과연 어떤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가를 주목하시고, 어떻게 기회를 만드는가를 살펴보신다면 그가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실 겁니다.
(참고로 온라인, 오프라인 미디어들의 기사에는 이런 메시지는 단 한 줄도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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