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그제 중국 상하이 케리 호텔에서 열린 HP 글로벌 이미징 프린팅 컨퍼런스 ‘이노베이션 오브 임팩트'(Innovation of Impact) 행사에서 다수의 e프린팅 기술 프린터를 공개했습니다. 그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프린터가 한 대 있었습니다. 탑샷(TopShot)이라는 기능을 가진 레이저젯 프로 M275 프린터였지요. 아마 국내에는 이 프린터가 3D 스캐닝 프린터라고 소개되어 있을 텐데, 이 프린터를 직접 본 뒤 이 같은 표현에 조금 오해가 있을 것으로 보여서 이야기를 살짝 남겨 봅니다.
일단 이 프린터에서 말한 3D 스캐닝의 의미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3D 스캐닝이라면 사물을 입체적으로 스캔한 뒤 3D 이미지로 만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이 프린터의 탑샷은 물체를 3D 이미지화 하는 것은 아니라, 스캐너 위에 올려 놓은 작은 물체의 2D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입니다.
분명 오해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3D 스캐닝의 정확한 표현은 ‘탑샷 스캐닝'(TopShot Scanning) 입니다. 위쪽에서 촬영한다는 뜻인데, 이 용어가 이 기능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오히려 잘못 이해할 일은 없을 텐데요. 실제 탑샷 프린터를 보면 위로 카메라 모듈을 세워 올린 뒤 스캔이나 복사 버튼을 누르면 위에서 아래로 촬영을 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스캐너 위에 올려진 물체를 위쪽에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이지요. 스캐너 위에 올려진 사물 때문에 3D 스캐닝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실제로는 탑샷 스캐닝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일단 탑샷 스캐닝을 한번 해봤는데요. 제 손을 실험삼아 스캐닝을 해보니 6장의 이미지를 촬영하더군요. 컬러 복사 버튼을 눌렀던 터라 스캔 뒤 용지에 촬영한 이미지를 인쇄했습니다. 아래쪽 평판 스캔이 아닌 위쪽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이라 손등의 이미지가 출력된다는 점이 특이할 만한 점이더군요. 탑샷은 6장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한 장의 이미지로 만드는데, 촬영 단계마다 시간이 걸리다보니 전체 작업 시간이 짧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때문에 이미지 촬영 시간을 좀더 줄여야 할 것 같고, 전체적인 조명 환경에 약간 영향을 받는 편이더군요.
탑샷 스캐닝은 까놓고 말해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면서 찍는 것과 같거든요. 하지만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 나은 점은 촬영한 뒤 메모리로 옮기는 시간을 줄이는 점과 항상 같은 프레임으로 물체를 촬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좀더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찍을 때는 오히려 부족한 기능일 수 있습니다.
탑샷 레이저젯 프로 M275 프린터는 소규모 기업 및 재택 근무자를 위한 프린터이므로 모두에게 필요한 프린터는 아닙니다. 아마도 똑같은 모습의 상품을 촬영해야 하는 쇼핑 카달로그 제작자들이나 온라인 상품 판매자들에게는 쓸만한 기능이겠지요. 분명 그 쓰임새가 한정적일 수는 있지만, 탑샷 기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좀더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기능을 보강하다보면 나중에는 진짜 3D 스캐닝을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탑샷 프린터가 많이 부족해 보여도 앞으로 보급형 3D 스캐너의 시작점일 것 같은 예감이… 너무 비약이 심할까요? ^^
진짜 별의별 제품이 많네요^^ㅋㅋㅋ
아마 내년에는 진짜 3D 스캔 제품이 나올지도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