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1100은 거의 10년 전에 만들어진 태블릿입니다. 최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의 법정 싸움에서 그 원형이 무엇이냐를 두고 종종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했던 바로 그 태블릿이지요.
10년 전에 만들었던 이 태블릿이 지금도 쓸만하냐면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많이 느리고 답답하니까요. 펜티엄 M 1GHz 프로세서에 램도 1GB 밖에 되지 않는데다 4200rpm 하드디스크를 넣었으니 요즘 PC와 비교해보면 그나마 펜 터치 말고는 나은 구석은 하나도 없는 셈이지요. 사실 펜 터치도 손가락 터치보다 나은 점도 있고 아닌 점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제원에 윈도7을 올리면 결코 쓸만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같은 프로그램을 하나만 실행해도 너무 느려서 쓰기가 쉽지는 않지요.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램 용량과 느린 하드디스크입니다. 처리 장치는 어떻게 하기 힘들지만, 램과 하드디스크는 바꿀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램을 꽂을 수 있는 슬롯이 하나 뿐이라 512MB 대신 DDR 1GB 모듈을 꽂아 1.5GB로 늘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문제는 하드디스크인데, 느린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SSD 뿐입니다. 문제는 앞서 말한 대로 10여년 전에 만든 PC여서 지금쓰는 SATA 방식이 아닌 E-IDE 방식의 SSD를 구하는 게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구할 수 있는 E-IDE SSD는 스마트 SSD라고 딱 한 가지만 있더군요. 아마 구형 노트북을 쓰는 이들 중에 SSD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다면 다른 선택은 없을 것 같은데, 이것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TC1100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지 몰라 일단 업그레이드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 놓겠습니다.
하드디스크가 있는 쪽의 나사를 풀고 덮개를 엽니다.
하드디스크를 아래쪽으로 끌어 당겨 단자에서 빼낸 다음 하드디스크를 꺼냅니다.
하드디스크에 보면 점퍼가 있습니다. 그 위치를 잘 봐 둔 다음 점퍼를 뺍니다.
뺀 점퍼를 SSD에 있는 점퍼에 똑같은 위치에 꽂아 줍니다. 그리고 하드디스크에 있던 가드를 풀어 SSD쪽에 조립합니다.
하드를 뺐던 것과 반대로 SSD를 조립한 뒤 덮개를 덮습니다.
조립은 어렵진 않은 데 처음에 꺼낼 때 조심해야 합니다. 막무가내로 잡아 당기면 단자가 부러질 수 있으니 힘주어 천천히 빼내는 데 중요하지요. 또한 점퍼도 제대로 꽂아 주어야 합니다.
새로 SSD를 꽂았으니 운영체제를 설치해야 합니다. TC1100은 윈도 XP 태블릿 에디션용 드라이버만 있으므로 윈도7을 설치한다면 http://auditus.tistory.com/29 글을 참고해서 설치하기 바랍니다. 윈도 7 얼티밋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드라이버는 알아서 잡히고 사운드와 그래픽, Q 메뉴 드라이버 부문만 따로 작업하면 됩니다.
SSD로 바꾸고 설치를 모두 끝낸 다음 부팅해 보니 부팅하는 데 45초 쯤 걸리더군요. 시스템이 워낙 오래되고 처리 성능도 고만하니 부팅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온갖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SSD 성능도 요즘 노트북에 쓰인 SSD에 비하면 아주 만족스럽게 나오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하드디스크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편이긴 합니다. 어쨌거나 옛날 I/O로는 지금 이 정도가 최선인 듯 싶군요.
하지만 SSD로 바꾸고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속도보다 소음이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쓸 때는 하드디스크 헤드가 움직이는 소리 때문에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으니까요. 램이 적은 만큼 메모리와 스와핑이 빈번하게 일어나다보니 하드디스크가 쉴 틈이 없었던 것이었는데, SSD는 그런 소음이 거의 없어 작업할 때 덜 거슬리더군요. 대신 이제 팬 소음만이 유일하게 거슬리는 소리가 됐습니다. 램을 좀더 늘렸으면 아무래도 SSD의 작업 효율성도 더 좋아졌으리라 보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더 쾌적한 환경이 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직 E-IDE 하드디스크를 쓰는 구형 노트북이나 TC1100 같은 태블릿을 이용하는 마니아들 가운데 약간의 투자로 성능 개선을 하고픈 이들에게 참고가 되는 글이었으면 싶군요.
IT업계의 산 증인?!ㅋ
이런 정도로는 모자라지.. ^^
1100 정말 좋은 물건이죠..
최신 규격에 좀 경량화해서 재발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이거 디자인했던 HP 개발자를 만날 때마다 이야기했는데, 먹히지 않네요. 내년 발매 10주년 기념 신모델이라도 만들었으면 좋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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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enough minerals
EIDE용 2.5 인치 SSD는 거의 전멸인데다가 너무 비싸더라구요 ㅠ.ㅠ
그나마 소개한 제품이라도 남아 있으니 다행이 아닐지…
ready boots를 한번 써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이것 개발한 사람들이 만든게 hp슬레이트 시리즈라고 들었어요~ 최근에 2가 나왔죠
그때 HP tc1100을 만들었던 이들은 이후에도 노트북부터 모든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지금 제품 뿐만 아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