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모바일 서밋 상하이 2007 마지막 글

사용자 삽입 이미지HP 모바일 서밋 상하이 2007에 대한 마지막 글입니다. 사실 HP가 구상하고 있는 모바일 비디오 블로깅과 비디오 메시징에 관한 글과 경쟁사 노트북 비교에 관한 글 두 개를 더 올릴까 했는데, 너무 지쳐서 더 이상은 안되겠네요. 비디오 블로깅이나 메시징에 관한 글은 약간만 다듬어 발행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다듬는 게 귀찮기도 하고요. 이 글도 정보를 담은 글이라기보다는 그냥 후기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쓸랍니다.


사실은 후기다운 후기는 이미 줌인라이프님께서 ‘[HP 2007 MOSU] 초고속 인터넷 파이팅!‘이라는 제목으로 올리셨습니다. 전반적인 행사 이야기에 대해서는 링크에 걸어 둔 글을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 그냥 안하려니 근질근질한 이야기나 할까 합니다.


HP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비교 시연 행사
10일 행사 일정 중에서 HP가 경쟁사 노트북을 분해해서 비교하는 세션이 있었습니다. 상하이로 가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세션이었는데요. 키의 내구성, 하드디스크 보호, 배터리 안정성, 프레임 구성, 종합 테스팅 등 5개 항목을 두고 HP와 델, 레노버, 에이서의 경쟁 노트북을 뜯어서 비교해 HP가 월등히 좋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 테스트를 하면서 노트북을 뜯고, 밟고, 배터리를 분해하는 등 나름대로 재미있게 설정을 한 덕분에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취지 자체는 이해해도 전 늘 업체가 공개적으로 이런 비교를 하는 건 꽤 위험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타사 제품과 비교하는 것까지 말릴 생각은 없지만, 아무리 객관적인 비교라고 주장하더라도 외부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할 대상이 직접 내놓은 자료를 무작정 믿을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때문에 이 세션에서 나온 것을 글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HP가 테스트를 정말 많이 한다는 것은 소개할만한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9만5천 시간 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펌웨어 등을 빠짐없이 테스트한다 점만은 소개해도 나쁠 것은 없겠지요.


이 실험 중에 HP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비화가 있었는데요. 허리 높이에 있던 150g짜리 작은 구를 바닥에 놓인 모니터 화면에 떨어뜨리는 실험 중에 모니터를 보호하고 있던 화학 강화 유리가 금이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재빨리 치워서 다행이다 싶었을텐데, 하필 몇몇이 그 광경을 보고 말았군요. -.ㅡㅋ 자신감이 너무 넘친 모양입니다.


토드 블래들리와의 저녁 식사
9일 저녁에 토드 브래들리 HP PSG 총괄 부사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실 토드 부사장이나 저나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썩 내키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자리를 함께 한 것도 의미는 있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한국과 미국, 일본과 중국이 먼저 앉아 보니 4자 회담 같더군요. 나중에 인도가 끼는 바람에 판이 깨진 것만 빼고는… ^^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 참 웃지를 않더군요. 듣자하니 시니컬하다는 말도 있고, 그날 하루 종일 인터뷰를 했으니 피곤하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일본과 중국 기자들이 밥상머리에서 연신 일 얘기를 하는 통에 더 피곤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야 별 질문은 안했고요. 일 이야기 싫어할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도 싫어했고요. 그래서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그제야 표정이 밝아지네요. 첨단 장치가 된 빌게이츠의 집처럼 살지 않느냐 했더니 그건 아니라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이가 둘 있다네요. 18살과 12살.. 두 아이가 HP 신제품의 베타테스터라는 게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데 애플 TV에 꽤 부정적이었습니다. 밥상에서 오간 대화를 다 꺼내 놓자니 괜히 한심스러운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그럴 바에는 HP처럼 TV를 만드는 게 더 낫지 않나 하더군요. “그 TV를 한국에서 안팔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이 목구멍 끝에 걸려서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


풍성한 잔치상, 먹을 것도 못찾아 먹나?
사실 우리나라 지사에서 여는 기자 간담회와 달리 AP나 본사가 직접 주관하는 행사는 다른 행사보다 볼거리도 많고 재미도 있습니다. 규모가 있다보니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짭니다. 행사 하나하나 스케줄에 따라서 정확하게 움직이고 발표자의 손짓 하나하나도 사전에 미리 연습을 합니다.


HP의 비즈니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 새로운 제품에 대한 흥미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등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보여주기 때문에 긴 행사에도 덜 지루합니다. 그만큼 전달할 내용도 많습니다. 기사 재료로 쓰기에는 푸짐하게 차려 놓은 잔칫상이었습니다. 다만, 이런 잔칫상을 두고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는 분들이 계셨으니, 도대체 밥을 떠먹여 달라는 건가요? 다음에는 우리나라 블로거 10명만 데려갔으면 좋겠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1. 2007년 5월 15일
    Reply

    좋은 이야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 많은 내용을 정리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번에 저도 어떻게 좀 데려가 주시길… ^^;;;

    • 2007년 5월 15일
      Reply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이야기는 많은데 시간이 없다보니 오타도 많고 앞뒤가 안맞는 부분도 많습니다. 늑돌이님이 좋아하실만한 내용을 많이 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아이템이 적었네요 ^^; 저 역시 다음에는 블로거를 초청하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 2007년 5월 16일
      Reply

      ^^; 고맙습니다. 고생이랄 게 있나요. 졸필이라 읽으시는 분들이 고생이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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