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이라도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뜬금없는 소식들이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만들곤 한다. 다소 황당하다 싶다가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것이 종종 있는데, 며칠 전 HP의 PC 사업부 매각 뉴스도 그 중 하나다. HP가 삼성을 비롯한 여러 업체에 PC 사업부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고 대만 언론이 터뜨린 것이다. 이러한 대만 미디어의 보도에 대해 HP 대변인이 즉각 나서 그것을 부인했지만, 잠시나마 입맛을 당기는 뉴스 중에 하나였다.
HP는 부인했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실제 있었다 해도 아니라고 모든 것이 확실해 지기 전까지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바닥 생리다. 그렇게 안 하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손해를 봐야 한다. 그러니 정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의심받는 모든 행동 조차 아니라고 딱 잡아 떼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아니오’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기에 조금은 찝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소문은 왜 났을지, PC사업부를 팔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딱 소설 쓰기 좋은 건수가 아닐 수 없다.
PC 부문을 팔 이유는 없다
HP의 PC사업부는 PSG다. Personal Systems Group을 줄여서 부른다. 이들이 1년에 판매하는 PC 대수는 6천만 대 이상. 지난해 4분기에만 1천700만 대가 넘는 PC를 선적했다. 현재 PC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다. PSG는 HP 전체 매출의 1/3 정도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외형적으로는 팔 이유가 전혀 없어보이는 데다, 무엇보다 1등 프리미엄까지 얹어 놓은 사업부를 선뜻 현찰을 추고 챙겨갈 업체가 많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의 PC 시장을 보면 새로운 전략을 시급하게 내놔야 할만큼 위기론은 커 보이지 않는다. 매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패드 같은 새로운 유형의 제품군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매년 두 자릿 수 가까이 성장한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돌파구가 되는 제품군과 대체 수요가 꾸준히 있었던 덕분이지만, 사실 PC가 아닌 대안이 없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어차피 PC를 써야 할 작업이 많은 터라 PC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PC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것이다.
그럼에도 팔 이유가 있을까?
무엇보다 PSG가 매물로 나오려면 HP가 큰 틀에서 전략을 새로 짜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PC 사업부를 떼어낼 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얼마나 먼 미래까지 그 사업이 지속 가능한가 여부도 그러한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제조 기업과 지역적 차이는 있지만, 올해 두 자릿 수의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새로운 제품군의 등장과 컴퓨팅 환경의 변화가 PC 수요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꼽히는 데, 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북미 시장이다. HP에게 가장 중요한 거점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지난 4분기에만 선적량이 5%나 감소했다. 그나마 아시아 지역에서 선전한 덕분에 다행히 큰 폭의 감소를 줄일 수 있었지만, 북미 시장의 변화는 HP에게 많은 것을 고민케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의 관점보다 중요한 것이 더 먼 미래를 보는 일이다. 지금처럼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PC 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장래성을 해결하고 홀로 설 수 있는 독자 생태계의 구축은 HP에게도 발등의 불이다. 이미 여러 업체가 자기만의 OS를 중심으로 하는 독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후발 주자에 가까운 HP가 급격히 변하는 컴퓨팅 환경에 대응하려면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기존의 PC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상관 없을 수 있지만, 분명 사업이 분산된 상황에서 모든 곳에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은 분명 있어 보인다.
PC 부문을 팔고 나면…
HP가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PSG 전체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매각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부는 남겨 둬야 하는데, 그것이 webOS다. HP는 webOS 기반의 터치패드 프로토타입과 팜 스마트폰 등을 공개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노트북과 PC의 출현도 예고했다. 내년이면 webOS 기반 PC와 노트북을 볼 수 있다. 모바일과 가정, 기업까지 하나의 webOS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면 HP가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엔터프라이즈 분야까지 통합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문제는 webOS 생태계가 성공을 담보해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제 출발점에 선 webOS만 믿고 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이래저래 주판알을 튕겨보면 남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때를 찾는 일이 아닐까?
덧붙임 #
이건 가설이고, 소설 같은 글일 뿐이다. 너무 진지하게 판단하진 마시라~ ^^
저는 HP에 대하 잘 아는편이 아니라 어렵게 느껴지네요^^
공부 더 해야겠어요 ㄷㄷㄷㄷ
즐거운 주말 되세요~
뭐, 꼭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거든요. ^^
일설에는 삼성이 사니 이런 소문도 돌긴 하던데
현재로서도 충분히 잘 나가고 있는 HP로서 매각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아니면 프린터가 더 장사가 잘된다고 판단한걸려나요? ㅎ
그렇죠. 그럴 이유는 없다는 게 맞지요.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 아닐까 싶어요~ ^^
전세계 PC 시장 1위 업체인 HP가 PC 사업을 분사시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담당한 webOS의 하드웨어 사업은 포기합니다. electronista에 따르면 HP의 PC 사업을 담당하는 PSG(Personal System Group)을 다른 회사로 분사시킨다는 소식입니다. webOS의 경우에는 하드웨어 사업은 포기하지만 OS의 라이센스 사업은 펼쳐나간다고 합니다. HP 측에서 확인을 거쳤다고 하네요. 이건 정말 엄청난 사건입니다. 이미..
성지 순례 왔습니다.
이번 주 로또 당첨 간절히 원하옵나이다~~~
왠지 약발이 안먹히는 듯?? 좋은 하루 ^^
성지순례 쿵!
칫솔님은 이제 예언가 하셔도 될 듯 ㅋㅋㅋ
그럴리가요. 가설과 예측이었을 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