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출시된 HTC의 터치 다이아몬드가 받은 성적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닌가 봅니다.
외면 당하는 스마트 폰…검색 속도 느리고 요금도 부담
보급형에서 고급형까지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성하고자 했던 SKT의 전략적 선택이었다고는 해도 500대라는 처참한 성적표는 정말 할 말 없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비록 출시가 많이 늦기는 했지만, 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터치 다이아몬드였기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부가 될 것으로 봤는데 너무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듯 싶군요. SKT는 몰라도 터치 다이아몬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희망을 걸었던 HTC는 더욱 쓰라린 마음을 달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늘 이런 결과가 나오면 ‘만약에’라는 가정을 하게 마련인데요. 만약에 HTC와 SKT가 터치 다이아몬드가 아닌 다른 모델을 선택했다면 그 결과는 또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이를 테면 아래와 사진 같은. ^^
“뭐야? 터치 다이아몬드잖아?”라면서 낚였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아닙니다. 이것은 터치 다이아몬드를 기반으로 만든 HTC 퓨즈(FUZE) 입니다. 먼저 출시된 HTC 터치 프로(touch pro)의 AT&T 버전이지요.
어제 잠깐 봤던 HTC 퓨즈는 간단히 말해 HTC 터치 다이아몬드 아래에 슬라이딩 키보드를 붙인 스마트폰입니다. HTC 터치 다이아몬드는 얇은 게 특징이지만, HTC 퓨즈는 키보드 때문에 두껍습니다. 엑스페리아 X1보다 약간 더 두껍게 보입니다. 아마도 길이가 짧은 것도 그런 느낌이 들도록 하는지도 모릅니다.
슬라이드를 접은 상태는 영락없는 터치 다이아몬드와 똑같이 다룹니다. 화면에 뜬 터치 플로 3D UI의 아이콘을 누르거나 메뉴를 다루거나 기능을 수행하니, 터치를 쓰는 기능 자체는 터치 다이아몬드와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더군요. 다만 키보드를 쓰기 위해 화면을 옆으로 밀면 터치 플로 3D의 메뉴가 사라지고 키보드를 쓰는 데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하는 메뉴로 바뀝니다.
HTC 퓨즈의 키보드는 평범합니다. 별다른 특징이 없지요. 꾸밈이 전혀 없으니 그냥 좋다는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각 키들이 바싹 붙어 있는 형태임에도 의외로 키 간섭이 적습니다. 또한 길이가 짧은 바디 아래 키보드를 넣은 때문인지 각 버튼의 거리가 넓지 않아 터라 엄지의 동선이 짧아져 좋습니다. 키보드는 제법 쓸만하더군요.
HTC 터치 다이아몬드와 다른 점은 외장 마이크로SD를 넣은 대신 내장 메모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HTC 터치 프로와 달리 퓨즈는 화상 카메라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HTC 퓨즈는 그다지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쪽과 뒤쪽 모두 HTC 터치 다이아몬드처럼 반들거리도록 광택 처리했고 뒷면은 HTC 터치 다이아몬드처럼 울퉁불퉁하게 만들었지만, 고급스럽다고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약간 모자람이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확인해 보니 퓨즈의 정가는 500 달러, HTC 다이아몬드는 599달러입니다. 퓨즈를 살 때 AT&T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149달러, 터치 다이아몬드는 스프린트 요금제에 가입했을 때 200 달러 가까이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키보드와 함께 화상 통화 기능까지 가진 터치 프로가 맞을 텐데, 터치 프로와 터치 다이아몬드의 정가가 같습니다. 다만 스프린트 요금제를 적용했을 때 250달러에 살 수 있는데 이는 터치 다이아몬드보다 50달러, 퓨즈보다 100달러 정도 비쌉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3G 문제로 HTC 퓨즈보다 HTC 터치 프로가 들어왔어야 했을 겁니다. 지금 퓨즈를 통해 HTC 터치 프로를 간접적으로 살펴본 셈입니다만, 미미한 가격차에 따른 사용성의 차이를 고려하면 터치 다이아몬드보다는 HTC 터치 프로가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휴대폰 같은 저가 스마트폰보다는 확실한 이미지의 스마트폰이 더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키보드 달린 중저가 스마트폰으로서 HTC 터치 프로는 충분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이만한 가격대에 키보드를 달고 나올 수 있는 스마트폰은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어쩌나요.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이제와 HTC 터치 프로를 내놓는다고 더 많이 팔릴 것은 아닐 겁니다. 차라리 다음을 준비를 하는 게 더 낫겠죠. 얼마 전 후속기인 HTC 터치 프로 2가 발표되었는데, 그 제품이나 잘 준비해서 내놓기를 바랄 뿐입니다.
덧붙임 #
HTC 터치 프로가 SKT를 통해서 나왔다면 원래 기획했던 스마트폰 제품 구성을 해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최고가 모델인 T*옴니아로 시작해 엑스페리아 X1과 HTC 터치 다이아몬드, 인사이트 등으로 순서를 맞췄는데, 여기에 키보드를 단 (저가에 가까운)중저가 스마트폰을 끼워 넣으면 저가 모델은 물론 X1까지도 잡아먹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스마트폰 제품군을 늘려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의도로 여러 스마트폰을 들여오고 있는 중에 이러한 전략을 해치는 제품을 넣기에는 부담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래저래 고민이겠군요. HTC 다이아몬드 뿐만 아니라 인사이트의 성적표를 보면 제품 구성에 변화가 불가피한데, 출시된지 얼마 안된 데다 잘 팔리는 제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를 주기에는 좀 위험이 있으니까요.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테고 전체적인 제품 구성을 바꿀 시기가 오면 얼마 전 발표한 후속 제품들과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으로 제품 전략을 새로 짜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네요.
칫솔님~
주말 잘 보내세요~
아자아자~
도꾸리님도 즐거운 유일 보내세요~ 아자아자~ ^^;
터치 다이아몬드의 경우 CF를 안해서 그럴지도 몰라요.. -.-;
엑스피리어 X1은 그래도 열심히 CF를 한 덕분에 많이 팔리니까요.. -.-;;
한마디로 마케팅에서 밀렸다는 얘기…
CF도 X1처럼 될만한 제품이었으면 진작에 했겠지요. 간보는 수준으로 들여온 제품이었기에 CF는 하기 어려웠을 거에요. ^^
아직 국내 시장에선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는 것도 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사람들에게 많이 생소하게 보이니까요..
국내소비자의 보수적인 성향을 생각하면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1년 정도후엔 다들 스마트폰에 열광하겠죠?ㅋ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말씀하신대로 보수적인 이용자들을 생각하면 인내심을 갖고 사업을 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갑자기 폭발할 시장은 아니거든요.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1년은 너무 짧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떤 스타나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바꿔 놓을 수도 있으니 그냥 지켜봐야 할 듯 싶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
들어왔으면 엑스페리아의 판매량이 떨어졌겠죠…현제 경제불황이라 사람들이 사치를 줄일려고 하고 있는데 엑스페리아의 메리트는 키보드입니다. cf 아무리 찍어봐야 만약 저게 출시되면 리뷰 같은거 둘러보면 둘을 비교할께 뻔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터치 프로를 사게되죠. 유저 인터페이스도 엑페가 많이 떨어지고… 확실히 다이아몬드는 옴니아하고 싸워야하는데 옴니아를 굳이 제압할수가 없죠. 어짜피 둘다 비싼데 한국은 이왕이면 좋은걸 사니까…(터치프로는 엑페하고 싸울수 있는 메리트 있어요) 차라리 아이폰을 도입하지…(인터넷 스피드 ㄷㄷ;;)
X1은 대부분은 키패드에 대한 강점보다 그 스타일 때문에 구매한다더군요. 디자인 면에서는 터치 프로가 엑스페리아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터치 프로로 갈 가능성이 높겠지요. 아, 다이아몬드는 UI를 뺀 그 어떤 요소로도 옴니아에 싸움을 걸만한 능력이 부족합니다. 다이아몬드가 아닌 다른 풀터치면 모르지만.
그렇군요. 왠지 탐나는 기종이네요 …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성적이 안 좋은 줄 몰랐습니다.
실속형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던데요. ^^
그나저나 다이아몬드라는 이름 값이 아까워서 어쩌나요. 이러다 후속기 들어와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HTC터치다이아몬드는 기업용으로 들여와서 판매량이 낮았다는걸로 알고있었는데 제가 잘못 알았나보네요.. X1이 일반 사용자를 겨냥한걸로 알고있었는데
블랙베리 같은 기업용 모델도 있지만, 터치 다이아몬드는 일반인 겨냥 모델이었습니다. 옴니아, X1, 터치 다이아몬드, 인사이트는 모두 일반인이 구매 가능한 스마트폰입니다. ^^
터치프로2를 들여와야지!!!!!!!!!!!!!!!!
남들은 터치2, 터치프로2 나오는데 울나라는 이제서야 x1을 포함한 작년모델 들여오면 어쩌겠다는거냐!!!
하지만 만약 곧 후속모델을 발표하면 전모델은 x1을 포함하여 가격인하를 단행할수밖에없을테니. (누가 사겠수?)
뭐 지금 7만원요금제 2년쓰면 x1을 7만원대에 살수있긴하지만,wm7과 호환이 안되는 x1은 반대이올시다. 반대로 wm7과 호환되는 터치2 터치프로2는 땡큐.
혼잣말 주절주절
터치 다이아몬드가 나오기 며칠 앞서 그 후속기들이 MWC에서 공개되었지만, 이러한 후속기가 실제 출시를 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그 현지화나 각종 테스트, 심의 등을 마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야지요. 이제 시작했으니 앞으로 그 기간은 짧아지지 않을까 싶군요.
오..이걸 만져보셨군요…전 AT&T 대리점에서 만져본게 다인데…디자인이 좀 투박해서 쿼티 키패드가 있어도 청소년들에게 그닥 구미를 당기게 하진 않나봐요…
확실히 디자인은 투박하다는.. 그래도 버스폰은 아니고 모범택시폰 정도의 가치라면 실수요자에게 꽤 매력적인 모델일 듯 싶군요. ^^;
키보드가 붙은 제품이 들어온다고 해서 더 나은 성적이었을까요? 스마트폰이 실패한 것은 브랜드, 광고, 요금제 문제가 더 심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윈도우 모바일 폰은 줘도 안쓰겠다는 맘입니다만… 지금 삼성 멀티터치 2를 쓰고 있는데 기변금지만 풀리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기업 브랜드의 인지도가 낮고 광고, 요금제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선택지가 나열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나 얼마나 충실한 답안을 가진 제품이냐가 아닐까 싶어요. 위와 같은 제약 조건을 걸면 터치 프로의 답안이 더 낫겠다 싶은 것이지요. ^^
HTC는 브랜드파워가 우리나라에선 아직 바닥이라, 그부분이 어서 만회되어야 좀 들여올만 할텐데요
결국 좋은 제품이 답이 아닐까요? ^^
결정적인건 홍보 문제입니다…
브랜드입지도 적고, 그나마 입지가 높고 홍보효과 재대로 간 옴니아만 재대로 팔린수준이죠…
너무 앞서생각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옴니아만 잘나갔지 나머지는 완전 꽝이니까요…
윈모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스마트폰하면 뭔가 복잡하고 감히 범접하기 힘든 녀석이라는 인식이 박혀서… 건들이기 쉽지 않는녀석이기도 하죠…
엑스페리아도 CF와 온라인 광고 덕분에 요즘 판매량이 많이 올랐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인지도가 없는 HTC가 광고한다고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될만한 제품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부터 받는 게 순서 같다는… 문제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제품이 없다는 것이겠죠. ^^
애초에 윈모로인한 일반인들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도 윈모는 거부감이 들거든요…
그래서 출시예정인 윈모 6.5가 끌리긴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사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 특징을 제대로 살리는 UI를 만들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른 글로 말씀 드릴께요. ^^
으잉… 업그레이드는 2년 계약 해도 200불이더군요… 리펍이…
생긴건 진짜 괜찮은데… 내용물에 비해 넘흐 비싸서 그런가 ㅡ;
아.. 이게 200불인가요? 흠.. 아이폰보다 비싸군요. 차라리 후속 기종인 터치2를 노리는 게 나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