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7.7과 갤럭시 노트, 웨이브 3의 인상이 너무 강해 언팩 행사에서 이 세 제품만 공개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면 새로운 모바일 장치에 관심이 쏠린 탓에 바로 앞서 발표된 새로운 카메라와 PC를 까맣게 잊고 있을 것이니까요. 특히 시리즈 5와 시리즈 9 사이를 잇는 삼성 시리즈 7 PC 제품군도 새로운 삼성에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입니다만, 날을 잘못 만난 바람에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어 버렸네요. 비운의 시리즈 7에 대해 몇 자 적습니다.
시리즈 7은 모두 세 가지 제품군
언팩 행사에서 들고 나온 시리즈 7은 원래 노트북 한 가지 였습니다. 또한 언팩 행사 직전에 공개된 제품도 노트북 제품군 밖에 없었죠. 하지만 IFA에서 전시하고 있는 시리즈 7은 모두 세 가지 종류입니다. ‘시리즈 7 크로노스’라고 불리는 노트북, ‘시리즈 7 슬레이트’라고 부르는 태블릿, 그리고 시리즈 7 올인원 멀티터치 PC 등이었죠.
시리즈 7 크로노스(Series 7 Chronos)
크롬 OS를 얹은 크롬북 시리즈 5, 얇고 가벼운 고성능 울트라북 제품군인 시리즈 9의 특성이 다른 것처럼 시리즈 7 크노로스는 고성능 윈도 노트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 7 크로노스는 13인치 모델은 없습니다. 13인치 이하 제품군은 시리즈 9이 맡고 시리즈 7 크로노스는 14인치, 15인치, 17인치 모델로 나오는 것이겠지요. 14인치와 15인치는 코어 i5, 17인치는 코어 i7을 싣고 있었습니다.
무작정 얇고 가벼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일반 노트북의 외형적인 멋을 강조하면서도 보편적인 성능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알루미늄의 은빛 색상을 그대로 살려냈고, 여기에 머릿결 문양을 넣어 심심함을 없앴더군요. 겉으로는 고급 노트북의 이미지는 잘 살렸습니다. 터치패드는 매우 크고 시원시원했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느낌도 좋더군요. 17인치는 키패드까지 달았습니다.
시리즈 7 크로노스의 부팅 시간은 19초 미만. 응용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속도가 한결 나아졌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확인이 어렵더군요. 아무튼 외형적인 완성도가 좋다는 것은 말할 수 있지만, 시리즈 9에 비하면 무겁습니다. 그래도 14, 15인치는 휴대하기 힘든 정도는 아니긴 합니다만…
시리즈 7 슬레이트(Series 7 Slate)
보는 순간 애증이 밀려오더군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일단 시리즈 7 슬레이트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죠. 이 제품은 11.6인치 태블릿 PC입니다. 한팔에 제품을 올린 뒤 손가락이나 펜으로 화면을 다룰 수 있습니다. 시리즈 7 슬레이트의 무게는 890g, 코어 i5를 프로세서로 쓴 터라 처리 능력은 좋아 보입니다. 64GB SSD를 저장 공간으로 쓴 부분은 좀 적어 보이긴 하네요.
태블릿 PC라고 하기에 일단 들어보니 생각보다 조금 무겁더군요. 한 손은 좀 버겁고 팔뚝에 걸쳐 놓으면 들고 있을 만합니다. 생각보다 제품이 두꺼운 편인데 아무래도 프로세서나 화면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어 보이더군요. 윈도 7을 얹었지만, 터치 환경에 맞는 UI는 정말 잘 넣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인터넷을 할 때 멀티 터치로 확대와 축소를 할 때는 부드러움이 없고 화면 전환도 안되는 듯 하더군요.
전통적으로 윈도가 손가락 터치에는 최적화되어 있지는 않아도 펜 터치에는 그럭저럭 잘 대응하는 편이지만, 시리즈 7 슬레이트는 왠지 손가락도, 펜터치도 아주 최적화된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시제품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좀더 작고 가벼운 펜터치 방식의 윈도 태블릿이었다면 오히려 원노트나 그림 그리기 도구를 이용하기 훨씬 좋았을 텐데요. 시리즈 7 슬레이트가 다른 스마트 패드들과 경쟁하려면 윈도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는 길을 빨리 찾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시리즈 7 올인원 PC(Series 7 All In One)
겉 멋과 스마트 기능을 살린 시리즈 9 모니터와 비슷한 컨셉이지만, 실용적 외형과 긴을 갖춘 올인원 PC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 7 올인원 PC가 시리즈 9 모니터와 비슷한 이유는 얇은 화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을 아래쪽 받침대 쪽으로 옮긴 구조 때문이죠. 덕분에 얇은 화면이 돋보이는 올인원 PC가 됐지요.
흥미로운 점은 이 올인원 PC도 멀티 터치가 된다는 점입니다. 1920×1080으로 표시되는 23인치 화면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띄우고 두 손가락을 좁혔다가 넓히면 그대로 화면이 축소되거나 확대 됩니다. 슬레이트와 달리 화면이 큰 터라 터치용 소프트웨어만 제대로 갖춰지면 교육용으로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프로세서는 코어 i5를 쓰고 키보드는 무선으로 작동합니다. 키보드는 모양이 예쁜데, 상대적으로 마우스가 조금 안 어울리네요.
세 가지 시리즈 7의 세 가지 도전
시리즈 7은 노트북과 태블릿, 멀티 터치 올인원 PC의 영역을 각각 나눠서 도전합니다. 시리즈 5가 크롬북, 시리즈 9이 울트라북 영역에만 도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여러 시장을 공략하는 특이한 라인업이 되는 셈이지요. 그만큼 삼성 노트북 비즈니스에서 시리즈 7이 차지하게 될 비중이 높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로노스와 올인원은 이미 그 시장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고, 슬레이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세 가지 도전에 나선 시리즈 7이지만, 언팩의 잊혀진 존재로 남게 되면 드라마틱한 시리즈가 되기는 곤란할 듯 싶군요.
덧붙임 #
그러나 시리즈 9 리미티드 에디션이 이 녀석들을 모두 평정할지도…
슬레이트는 좀 안습. 크로노스와 올인원은 땡기는군요. ^^;
더구나 다음 주에 윈도 8 슬레이트를 삼성이 내놓으면 그걸로 게임 오버일 가능성이 높죠. ㅜ.ㅜ
시리즈7 중 크로노스와 올인원이 듣보잡이 되어버린건 맞는데(…) 7 슬레이트만은 좀 예외로 두셔야…
기존에 아수스 EP121을 눈여겨보고 있던 층이 상당히 눈길을 주는 모델이라 국내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는 모델이죠. 사이즈 등은 EP121과 거의 같은 스펙이고…
다만 현재까지 다들 와콤 디지타이저가 탑재된 것으로 알고 열광하고 있는데 와콤 디지타이저가 탑재되지 않았다는 말도 있어서, 만약 전자일 경우 일부 계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출시 때도 그대로 받겠지만 후자일 경우는 아마 그 순간 다들 짜게 식을 것 같군요.
아.. 코어 i5를 쓴 EP121도 컴퓨텍스에서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둘다 비추입니다. HP TC1100 수준의 하드웨어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아무튼 슬레이트 형태의 윈도 태블릿은 그 컨셉에 대해 좀더 고민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ㅜ.ㅜ
그래도 제품 다양화를 시키는 노력은 가상하네요
네, 이런 시도는 어쨌든 환영할 일입니다. ^^
슬레이트는 아무래도 윈도우8이 깔리면 괜찮을 것 같은데..
뭐 윈8이 괜찮다면요
그렇잖아도 다음주에 윈도8 시제품이 공개된답니다. ^^
작고 가벼운 펜터치 방식의 윈도우 태블릿이라..
윈도우 태블릿 중 저 사양에 저녀석보다 가벼운 제품이 있기는 한가요…? 아톰 태블릿중 가벼운 제품조차도 저것에 비해서 그다지 가볍진 않던데 말이죠. 그리고 대부분의 윈도 태블릿의 크기는 저정도 또는 저것보다 약간 큰 정도죠.
솔직히 슬레이트7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 따위와 비교할 제품이 아니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겠더군요. 애초에 타겟도 다르고, 실제로 용도도 다르니까요.
메인보드 폼팩터는 7년전의 센트리노 플랫폼을 넣은 tc1100보다 훨씬 나아졌고 성능도 좋아진 반면,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 때보다 훨씬 못했습니다. 또한 아톰 계열의 태블릿 중에 HP 슬레이트 500처럼 이보다는 가벼웠던 제품도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이런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큰 듯 합니다.
흠.. 확실히 tc1100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슬레이트는.. ntrig에 아톰이라 좀 거부감이 없잖아 있더군요.
단지 윈8출시와 함께 좀 더 완성도 높은 녀석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