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삼성 테크윈 GX-10 발표회 포스트에서 예고했던 대로 오늘 펜탁스 K10D 기자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이미 아시는대로 펜탁스 K10D와 테크윈 GX-10은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같은 플랫폼입니다. 그 다르다는 일부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겠습니다.
오늘 기자 간담회는 쉐라톤 워커힐 아트센터에서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이곳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쇼 케이스가 열립니다.) 대략 50명이 넘는 기자가 온 것 같고, GX-10 발표회와 다르게 기술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쓰였습니다. K10D의 기본 구조는 GX-10과 다른 게 없습니다만 펜탁스 본사 개발자가 K10D의 주요 특징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강조한 것은 아날로그 때의 계조를 그대로 살리려 한 것과 편하게 노출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22비트 AD 컨버터는 다른 디카의 12비트 컨버터보다 1024배 많은 420만개 이상의 계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미지 프로세서인 프라임(Pentax Real IMage Engine)과 고속 DDR 2를 통해 더 빠르게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CCD 시프트에 따른 손떨림 보정으로 2.5~4스텝까지, 먼지 방지를 위한 슈퍼 프로텍트 코팅과 먼지 제거용 SR 진동에 대한 기술도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아, 지난 번 GX-10 때 잠깐 소개한 감도 우선 모드(Sv)는 이용자가 결정한 감도에 따라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자동으로 정하는 것이고, TAv는 조리개(혹은 셔터 속도) 값에 따라 셔터속도(또는 조리개)와 감도를 자동으로 잡아줍니다. 그리고 방진 방수을 위한 실링을 본체 72개 부분과 배터리 그립에 38개 부분에 했습니다. RAW 전용 버튼이나 변환, 간단한 보정은 이전과 같고요. 감도는 100-1600까지이고 부스트를 하지 않아 그 이상 고감도는 설정할 수 없습니다. 임의로 촬영한 사진을 띄워서 화이트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요.
여기까지는 K10D의 특징이지만 기자들의 관심사는 딴 곳에 있었습니다. 팬탁스와 삼성의 관계, 그리고 이번에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K10D와 GX-10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죠. 브리핑 뒤에 나왔던 질문도 이에 관한 것들이었는데 명쾌한 답을 제대로 못한 탓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기자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밝혀진 사실 한 가지는 이번 K10D는 펜탁스만의 기술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삼성 테크윈 측 엔지니어가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한 일부분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미지를 처리하는 코어 부분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테크윈 측도 일조(?)를 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펜탁스 K10D가 과연 삼성 GX-10과 어떤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 사업권을 가진 동원시스템즈 측은 좀 난감해하면서도 미세한 부분에서 차별화 할만한 것이 있다고 누차 강조를 하더군요. 가장 큰 차이는 K10D는 세로 그립이 처음부터 나온다는 것이고 GX-10은 당장 없다는 점입니다. GX-10도 세로 그립을 나중에 덧붙일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없으니 K10D의 주 타겟층인 40~50대, 여기에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세로 그립이 큰 매리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여기더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일시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디자인도 다르다던데, 사실 그건 보기 나름인 것 같고요.
세로 그립 이외에 제품의 차별화가 두드러지지 않으니 마케팅 전략에 기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정보를 얻었습니다. 일단 예상 가격은 바디만 90만원 후반대로 보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예약 판매를 통해 렌즈 포함 99만원(+9천원?)에 내놨기에 K10D의 90만원 후반대 가격은 경쟁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동원시스템즈는 펜탁스라는 브랜드와 세로 그립이 갖는 장점을 잘 이용하면 승산 있다고 보더군요. 당장 세로 그립이 필요하다면 펜탁스를, 값이면 삼성이라는 식이지요.
하지만 삼성이 갖는 또 다른 장점은 AS가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이에 대한 카드는 무엇인지 물었더니 오호라~ 펜탁스가 강남에 공식 AS 센터를 개설한다고 합니다. 이번 AS 센터는 동원 시스템즈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것이지만, 일본 펜탁스 AS 기술자가 들어와 직접 제품을 수리합니다. 부품도 원할하게 공급하고요. 기존 펜탁스 AS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사그라들지 궁금해집니다. 펜탁스는 거의 모든 코어 부품을 테크윈에 공급하고 있지만, DSLR의 AS 능력까지 다 전수해 준 것은 아니라고 하는군요. 특히 부품 교체 뒤 밸런스 교정을 해야 하는 데 이는 숙련된 전문가여야 제대로 손을 보는 것이니 아무래도 본사 기술자들이 좀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만 직영 AS 센터가 강남 한 곳이라는 게 다소 걸리긴 하네요. 그래도 종전 펜탁스 이용자들에게는 조금은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겠네요. 아, AS는 지금처럼 무상 1년이고, 핀 교정과 CCD 청소는 평생 무료랍니다.
그 밖에 펜탁스와 삼성의 관계는 지금 말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어서 생략하겠습니다. 제휴를 맺기는 했지만, 그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 하더군요. 펜탁스가 삼성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리던데, 그것과는 반대라고만 아시면 될 듯… 여튼 오늘 오후에 펜탁스 K10D에 참석하시는 일반인들께서는 호텔의 멋진 풍광도 구경하시고 창가에 있는 600mm 망원으로 강 건너 아이 파크 구경 잘 하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세로그립을 달고 들었을 때의 크기입니다. 고무그립이어서 잡는 느낌이 괜찮더군요
보너스 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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