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장면 1그릇 혼자 먹든, 나눠 먹든…웬 참견? -한겨례
● KT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Lohan군 妄想리
앞서 ‘‘KT’적인 생각이 대한민국 인터넷을 후퇴시키다‘는 글을 통해 IP 공유기 문제에 대한 말을 더는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 로한님글과 한겨례의 기사를 읽고 쓴웃음만 짓다 글을 쓴다. ‘일반 가정은 단속 대상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는,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인 KT의 적반하장식 답변이 오늘도 귀찮은 글을 한 번 더 쓰게 만들고 있다.
2001년 처음 제기된 IP 공유기 사용 금지는 정확히 3년 뒤인 2004년 8월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었다. 당시 KT가 IP 공유 금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인터넷 공유기를 쓰고 있는 네티즌은 물론 가상 사설망 업체까지 거세게 반발했고, IP공유기 금지 파문이 진정될 줄 모르자 급기야 국회 차원에서 정책 간담회까지 열렸다. 2005년 3월 2일, 국회 의원회관 103호에서 열린 ‘IP공유기 문제점과 해결방안 모색’이라는 토론회에는 KT와 하나로 텔레콤 인사(부장급), 정통부 사무관, 비씨파크 박병철 대표, 녹색 소비자 연대 등 이해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KT와 하나로 텔레콤은 공유기는 사용은 인정하되 추가 단말별 최저 요금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이 간담회 이전 정통부가 공유기에 물리는 추가 단말의 요금을 1만5천원에서 5천원으로 인하하도록 정책을 준비하던 때였으므로 KT와 하나로 텔레콤은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띄면서 홈 네트워크의 발전 등을 위해 사업자가 IP 공유기 사용을 양보할테니 추가 요금을 지불하라고 했던 것이다. 기업이든 일반 소비자든 공유기를 쓰고 있다면 일단 추가 요금 대상으로 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즉, 불씨가 꺼지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추가 IP에 대한 이용 요금을 명시한 개정 약관을 정통부가 승인했다는 점이다. 이를 빌미로 KT는 이미 2년 전부터 메가패스 가입자 가운데 1개 회선에 3개 이상의 단말을 공유기로 나눠 쓰는 기업 고객을 타겟으로 약관 위반에 따른 제재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도 눈에 보이는 제재 대상은 기업일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기업 고객에 대한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났을 때의 다음 타겟이 일반 소비자는 아닐 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지금 당장 일반 소비자를 제재하지 않는다는 말일 뿐이지, 언제라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재에 들어갈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미 KT 또는 하나로 텔레콤의 대다수 가입자들은 1회선 당 1단말, 또는 2단말이라는 약관 규정에 사인을 하고 이용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 약관의 위배를 들어 제재를 한다면 달리 손을 쓸 수도 없어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KT나 하나로 텔레콤이 소비자에 대한 단속이 절대 없다고 천명할 수 없는 배경에는 IP 기반 시장의 확대에 따른 수익성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IP 기반의 디지털 홈 시장이 성장할 수록 IP기반 망 사업자의 더 넓은 수익 기반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으로 예상돼 이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가까운 미래의 IPTV는 물론 인터넷 전화(VoIP), 콘솔 게임기를 통한 인터넷 게임, TV 커머스, 인터넷을 통한 감시 시스템 등 인터넷을 거쳐야 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들어가는 소비자의 부담은 점점 늘 수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향후 IP 비즈니스에 대한 업체의 미묘한 자세가 이번 공유기 사태의 발단이 되고 있고, 시장을 지배하려는 사업자와 그 시장에 종속 당하지 않으려는 소비자의 이해 충돌이 빚어낸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IP 공유와 관련된 이야기가 터져 나올 때마다 약관을 둘러 싼 이같은 소모적 논쟁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번처럼 소비자의 반발이 더 큰 이유는 이미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그 피해를 전가시키거나 더 많은 이익 증대를 위해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언제든 써먹을 수 있다는 데 있다. IP 공유 문제가 터질 때마다 더 많은 비용 지출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에 수많은 소비자들이 격렬히 반발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 이 사태를 일으큰 책임의 대부분은 소비자가 아닌 KT를 비롯한 통신 업체와 이를 묵인하고 있는 정통부에게 있다. 특히 사태를 불러온 것을 소비자의 인식으로 폄훼하지 말고 KT 스스로 소비자 입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를 권한다. KT나 하나로 텔레콤이 소비자 대상으로 영원히 단속하지 않는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한 이런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것 정도는 이제 알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이번 반발을 우습게 생각하지 마라. 지금은 반발하는 수준이지만, 언젠가 폭발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전 제 블로그에 BAD KT 마크를 달 생각입니다.
계속 말 바꾸면서 제한->불량사용자에 한해서->나중에는? 이러는데 진짜 적반하장도 유분수랄까요. 정 그렇게 불량사용자가 문제라면 그 사람들에게만 따로 통보하면 될 것을 말입니다.
‘NO 이랜드’ 말고 ‘BAD KT’도 나온 모양이군요? ^^
시마시마님 말씀대로 불량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용한 관리와 조치였다면 이만큼 시끄럽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이번 약관이 “기업에만 적용”된다면, 문제 없다고 보시는 건지요.
아니면 순수하게 기업에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기업에 대해서만 적용하면 문제가 사라진다기보다, 네트워크 구성과 사용 환경이 전혀 다른 기업(또는 상업) 시장과 사용자 시장을 하나의 약관으로 묶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계약자의 인터넷 또는 네트워크 환경에 맞게 약관을 분리(서비스도 분리)하고 소비자 약관에 대해서 추가 단말 제한을 없애는 것이 불씨를 잠재울 수 있지 않나 합니다. 더불어 시장 확대를 위해 마구잡이로 기업과 상업 시설에까지 일반 초고속 인터넷 망 공급 계약을 맺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제재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KT 스스로 끊어야 할 것입니다. 매번 엉뚱한 쪽의 문제로 소비자까지 불안하게 만들어 봤자 불만의 목소리만 높일 뿐 전혀 득될 게 없으니까요.
이 정책도 결국 예쩐의 인터넷 종량제 처럼
이야기만 꺼냈다가 시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겠지요.
돈벌려고 아주 생난리를 치는거같아요…
아직은 ‘생난리’라는 표현을 쓸 정도는 아니에요.
소비자를 겨냥한다면 그 때 쓸 수 있을 듯~
이제서야 트랙백을 봤습니다.
덧글에서 말씀하신 대로, 현재 KT에서 설치하고 있는 초고속통신망(xDSL 등)을 설치 가능한 사용자에 대한 기준이 없는 현 상태에서의 약관은 언제라도 일반 사용자에게 제한을 걸 수 있게 하겠다는 얕은 속셈이 눈에 보입니다.
Best case는 이번에 정통부의 승인 하에 공지된 약정이 올바르게 변경되어야 하는게 최선이겠지만 쉽지 않아 보이네요..
덧. 글 정말 잘쓰시네요…^^
아.. 로한님 찾아주셨군요.
이글의 발단은 로한님이셨으니 제가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
아무튼 기업의 이윤 추구에 대한 대비로 소비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은 이제 그만 되풀이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무슨 앵무새도 아니고 몇년마다 같은 말 반복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덧. 졸필임에도 칭찬 고맙습니다. ^^
핵심을 명쾌하게 집어내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늑돌이님. 회사로 놀러오시죠? ^^
칫솔님의 글을 트랙백해가고 싶었던건데, 이상하게 엮이는군요-ㅁ-
칫솔님이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새삼스레 KT에 대한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는..백과 다녀갑니다~
트랙백은 잘 들어온 것 같습니다. 곧 트랙백 걸겠습니다.
너무 분하더라도 조금 참으시길..
(분노 게이지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면 사이어인이 된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문제의 원인은 정통부의 묵인으로 생각되어집니다.
대부분 인정하시는 KT의 약관이 정통부의 승인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통부에서 명확히 태도를 밝혀야한다고 봅니다. 정통부 게시판에는 이미 KT의 약관이 전기통신사업법과는 반대되는 방향의 내용이니 이를 바로잡아 다시 KT의 약관을 개정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와 있더군요.
앞서 얘기하신것처럼 지금 일반 가정고객들은 전혀 문제가 없으나 기업고객들은 수시로 팝업창으로 “추가단말 계약을 하지않으면 서비스를 중지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어떤분은 완전히 “탈레반”의 심리전술과 똑같다는 악평도 하시더군요..
어쨋건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KT의 약관개정이 이루어져서 다시는 고객을 협박하는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참시니님. 논평 고맙습니다.
지금의 정통부가 소비자 편에 서서 강력한 권한을 휘두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겉으로는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시장 질서를 해친하고 하지만, 지금은 그 견제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능력을 잃었다는 게 문제겠지요.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요구는 결국 위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에서의 저항으로 밖에 해결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수많은 고객들의 피해가 결국 자신들의 피해가 된다는 사실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만이 자발적인 약관 개정으로 가는 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참시니님도 목소리를 낮추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