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2세대 하이브리드 광학 드라이브, 500 달러에?

다른 분께서 먼저 글을 올렸지만, 좀전에 외국 소식을 뒤지다가 LG가 2세대 하이브리드 광학 드라이브 두 가지를 공식 발표했다는 걸 알았습니다(도대체 한국에 있는 업체의 제품 소식을 언제까지 외신 뒤져서 전해야 하는지. ㄴㅣㅇㄱㅣㅁㅣ). 모델명은 LG 슈퍼 멀티 블루 GGW-H20LI과 GGC-H20LI입니다.이 소식을 듣고 제원을 보다가 잡생각이 나서 글을 올립니다만…

하이브리드 광학 드라이브는 말 그대로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를 하나의 PC용 드라이브 안에 담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거 완전한 하이브리드라고 하기에는 약간 미심쩍기는 한데요. 블루레이 디스크는 읽기/쓰기가 다 되지만, HD DVD는 읽기만 할 수 있는 ROM만 있기 때문이지요. 종전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에 읽기만 되는 HD DVD-ROM을 포함해 하이브리드 광학 드라이브라고 말하는데, 이 개념은 플레이어에서나 바람직하지 데이터 백업을 동반하는 광학 드라이브에서는 왠지 생색내기라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하나의 드라이브 안에 두 가지를 다 갖춘 것은 적잖은 의미를 갖기는 합니다만.

한 픽업으로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 CD/DVD를 읽는 기술이 나온지 좀 됐고 LG에서도 이미 하이브리드 광학 드라이브 모델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에 신제품의 의미 외에는 별달리 이슈가 될만할 거리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보니 GGW가 499달러. 블루레이 디스크 리코딩이 되지 않는 모델(읽기는 가능)인 GGC는 399달러랍니다. 예상보다는 좀 싸다 싶긴 한데요. 잘 하면 이거 바람 한 번 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올 하반기에 블루레이 디스크 가격이 3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는 게 공공연한 이야기인데다 블루레이 디스크 특허의 법적 분쟁 문제를 해결한 소니가 블루레이 디스크용 픽업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는 터라 차세대 기록 장치의 가격 인하를 위한 신호탄이 되지 않을지 관심을 끌기는 합니다. 500달러는 그리 싼편은 아니지만, 얼리어답터의 주머니를 터는 것은 가능할 것 같군요 .

제원에서 밝힌 성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번 모델은 블루레이 디스크를 6배속으로 구울 수 있기에 50GB 듀얼레이어로 백업하는데 32분 걸린다는 군요. 25GB 싱글레이어가 16분이니까 대용량 백업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던 단점은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배속 리코딩은 23~24분 정도 걸리고요.
(문제는 미디어 가격이겠죠. 지금도 2배속 미디어는 1만원이 넘는 상황인데, 6배속은 오죽할라고요.)

블루레이 디스크를 백업하고 재생하면서 HD DVD를 함께 보고 싶은 이들은 이 드라이브가 알맞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어떤 번들이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파워 DVD로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사이버링크 번들을 넣어온 관계로 이번에도 파워 DVD가 들어 있을 것으로 짐작은 합니다만… 전에 실험한 바로는 하나의 PC에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와 HD DVD 드라이브를 함께 꽂은 뒤 깔았던 파워 DVD 울트라 에디션은 블루레이 디스크 컨텐츠는 알아채지 못하는 HD DVD 버전으로만 작동했거든요. 이번에는 그 문제를 고친 재생 소프트웨어를 넣었을지 궁금하네요.

덧> 아참.. GGW-H20LI 이전에 나온 GGW-H10N에 관한 리뷰는 CDRLabs에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http://www.cdrlabs.com/reviews/index.php?reviewid=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