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10, 칭찬할 수 있지만 애매한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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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LG V10의 첫 인상은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LG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거부하지도 않은 ‘슈퍼폰’이라는 이미지를 띄우기에는 첫 인상이 약하다 싶어서다. 세련된 세단 대신 우직한 SUV 같은 이미지를 강조한다지만, 어디에서도 녀석의 흡입력을 느끼기 힘들다. 튼튼하다는 메탈 소재의 양옆 테두리, 깨지지 않는 우레탄 덮개처럼 재질의 기능성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기능만 살렸을 뿐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V10에서 기대했던 이미지라는 게 어떤 것일지 곰곰히 떠올려봤다. 싸우면서 서로 닮아가고 있는 스마트폰 사이에서 떠올린 이미지는 딱 하나다. 버투(Vertu)다.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가진-때문에 대중적이지 못한-버투(Vertu)를 대중적인 느낌으로 끌어 오는 것을 기대했던 듯하다. 물론 V10은 버투와 거리가 멀디 멀다. 그만큼 판을 뒤집을 만큼 슈퍼폰의 강인한 인상을 심는 데는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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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양옆에 덧댄 메탈 소재는 잘 골랐다. 이 말은 V10을 잡아본 뒤에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메탈 테두리의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V10을 움켜 쥐는 느낌 만큼은 정말 좋다. 더불어 어떤 이유로든 V10을 떨어뜨렸을 때 화면부보다 메탈 부분이 먼저 땅에 닿으면 파손의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는데, 이건 일부러 실험하지 않은 터라 단언하진 못하겠다. V10 양옆에 덧댄 메탈 테두리에 금칠했다는 소식은 나중에 들었지만, 그런다고 더 예뻐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애매할 뿐이다.

V10의 생김새는 이쯤에서 그만 따지기로 하자. 어차피 V10의 슈퍼는 모양새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 물론 지금 말할 이어폰도 슈퍼폰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듯하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을 쿼드비트3 패키지를 보면 이런 문구가 써 있다. ‘Tuned By AKG’. AKG? 이어폰, 헤드폰 내놓는 그 AKG가 맞다. AKG가 소리를 조율했다는 것만으로도 갑자기 달라보이지만, 그래도 번들 이어폰이니 그 한계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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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G의 성향은 세밀한 소리를 표현하는 해상력에 초점을 맞춘다. 아마도 32비트 DAC를 탑재한 V10에서 소리의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AKG를 선택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저음은 순수한 쪽에 더 가깝다. 때문에 울림이 많은 저음을 좋아하는 이에게 AKG의 조율을 마친 쿼드비트 3는 기대와 다른 소리일 수도 있다.

실제로 V10에 쿼드비트 3를 꽂고 원음을 비롯한 음악을 들어보면 그 표현력은 나쁘지 않다. 이는 나만의 결론은 아니다. 대체로 소리를 들어본 이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다만 그것이 모두 그들의 성향이 맞는 게 아닐 뿐이다. 쿼드비트3의 깔끔하게 끊어지는 저음보다 좀더 풍부하게 꽉 채운 저음을 원하는데, 쿼드비트3는 풍성한 느낌과 거리를 둔다. 쿼드비트3의 기본 출력도 낮은 터라 볼륨을 최대로 높여도 시원하게 소리를 내뱉는 느낌도 덜하다. 번들이라는 한계 안에서 좋긴 해도 그 한계 이상의 이어폰이라 말하긴 애매하다.

32비트 DAC를 넣어 원음을 좀더 세밀하게 해석하는 능력이 좋고 업샘플링으로 좀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V10의 특기로 꼽을 만하다. 쿼드비트 3의 출력이 낮아서 그렇지 어지간히 출력 좋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꽂으면 V10의 힘을 충분히 느끼고 남는다. 물론 저항 값 높은 고급 헤드폰을 쓴다면 모바일 앰프 없이 버티긴 어렵다. 어차피 V10을 하이파이용으로 쓸 생각이 없는 일반적인 환경이면 모자른 점은 아닐 게다. 다만 32비트 DAC를 넣긴 했어도 정식 유통되는 거의 모든 음원들이 24비트라는 건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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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0에서 강조하고 있는 전면 듀얼 카메라는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재미삼아 갖고 놓기는 좋다. 셀카에 맞는 좁은 화각, 단체 사진에 맞는 광각 두 가지 모드를 번갈아 가면서 찍을 때 의외로 즐거워 한다. 편하게 찍으라고 넓은 화각을 넣었는데, 그것을 재밌어 하는 것만으로도 듀얼 카메라는 잘 넣었다 싶다.

하지만 V10의 카메라 기능을 쓰면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전면 듀얼 카메라도, 후면 카메라도 아니다. 특이하게도 동영상을 촬영할 때다. 동영상 품질이 기가막히게 좋았냐고? 그것도 아니다. 동영상을 찍는 기능이 좋았던 이유는 딱 하나. 전문가 모드에서 소리 나는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사방에서 들리는 온갖 소리를 녹음하는 게 아니라 특정 방향의 소리를 녹음하는 지향성 마이크 옵션은 의외다. V10의 지향성 마이크는 무늬만 그럴싸한 옵션이 아니다. 정말 제대로 작동한다. 취재를 위해 참석한 소규모 컨퍼런스에서 맨 뒤에 앉아 동영상을 찍으면서 지향성 마이크를 조정한 덕에 생생한 음성이 들어간 영상을 저장하고 보니 자료 수집용으로 쓰는 데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다만 UHD로 녹화할 때 용량, 배터리 소모, 발열 등 제한이 많아 5분 밖에 녹화할 수 없는 터라 녹화 해상도는 풀HD 정도로 낮춰야 장시간 녹화에 문제 없다. 동영상의 녹음 기능에 비하면 다른 촬영 기능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말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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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음질이나 카메라 같은 굵직한 기능보다 일상적으로 V10을 쓰는 상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라면 주저 않고 지문 인식이라고 할 것이다. 화면 잠금을 풀기 위한 패턴을 그려 넣거나 핀을 입력하지 않고 손가락만으로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인식 범위가 좁아 가끔 인식 오류를 경험하기는 해도 일상적으로 쓰는 데 큰 지장은 없다. 단지 지문 인식 센서가 뒤쪽 전원 버튼에 있다보니 폰을 들지 않어야만 지문 잠금으로 풀 수 있는 애매한 문제가 있다.

세컨드 스크린에 호불호가 있다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여기려 했더랬다. 사실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 기본적인 정보를 볼 수 있거나 가볍게 기능을 다루는 것처럼 세컨드 스크린은 그 활용도에 따라 평가를 받을 것이라 봤으니까. 지금도 V10의 세컨드 스크린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가끔 어두운 곳에서 볼 때 그 부분의 빛샘이 눈에 거슬리긴 해도 밝은 곳에서 티도 나지 않거니와 화면 끈 상태에서 현재 시각과 날씨 같은 가벼운 정보를 확인하고 플래시를 켜고 끄는 용도로는 제격이었으니까. 음악을 듣다가 곡을 탐색하고 멈출 때 화면의 열지 않아도 되는 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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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작정 세컨드 스크린을 향한 칭찬만 늘어놓을 수 없는 이유도 많다. 나는 세컨드 스크린을 스마트폰 화면을 켜면 저절로 꺼지도록 했는데, 몇몇 기능이 제한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등록해 놓은 지인에게 빠르게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 마저 제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세컨드 스크린을 활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카메라와 화면 캡처 둘 뿐이라는 안타까운 사실과 음량 조절처럼 세컨드 스크린을 활용해 후면 버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소한 기능 조차 없다는 점에서 활용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세컨드 스크린의 밝기를 조절하는 재주조차 없는 것도 그렇다. 세컨드 스크린은 그 무엇보다 V10의 개성을 살리는 특징이지만, 칭찬하기에 가장 애매한 부분이다.

덧붙임 #

이 글은 techG에서 가져옴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V10
    2015년 11월 11일
    Reply

    쓰다만듯한 리뷰… 글을 꼬아써서 일기어렵워요ㅠ

    오타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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