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가 열리기 며칠 전, 시간을 두고 두 개의 메일이 날아온다. LG의 신형 워치에 관한 자료다. 하지만 G워치의 후속이 아니다. 또 다른 이름을 쓰는 스마트 워치다. G워치라는 상표를 쓴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그 이름은 어베인(Urbane)과 어베인 LTE. ‘세련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사진으로는 매우 멋진 등장이다. 실물도 그럴까?
이른 시간부터 북적북적. 비좁은 부스를 비집고 들어가 어베인과 어베인 LTE에 다가간다. 겨우 손목에 차고 둘러본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나. 이건 남자 만의 스마트워치다.
어베인과 어베인 LTE는 비슷하게 보여도 속은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부품, 운영체제, 기능까지 서로 엉켜붙을 수 없는 제품이다. 운영체제로 나누면 어베인은 안드로이드, 어베인 LTE는 LG 웨어러블 플랫폼이다. 완전히 영역이 다르다. 어베인은 G워치와 만듦새가 다른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지만, 어베인 LTE는 이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 스마트 워치다. 단지 둘을 손목에 차는 순간 그 이미지는 여성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남자의 시계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주는 것은 어베인 LTE다. 손목에 얹어본 순간, 예상치 못한 큰 덩치와 무거움에 놀라게 된다. 만듦새는 평범한 시계일 뿐인데, 이토록 무겁다니… 보나마나 이 스마트워치는 멋진 수트를 입는 남자를 위한 것이다.
그래도 두 제품 모두 G워치 R에서 지적한 문제는 한 두가지씩 손본 듯하다. 처음부터 화면 둘레의 빗면이 낡아보이던 G워치 R과 달리 어베인 시리즈는 그 부분은 깔끔하다. 어베인은 빗면부가 없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어베인 LTE는 빗면부에 시각을 그려넣은 모양새다.
어베인의 재주는 안드로이드웨어에 제약을 받지만 어베인 LTE는 그 제약을 쉽게 벗어난다. LG 웨어러블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웨어에서 해결하지 못한 조작성과 기능을 모두 잡는 열쇠다. 어떤 운영체제인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웹OS는 아니란다. 확실히. 그 뿌리에 웹OS의 파편이 박혀 있으나 원하는 기능을 넣기 위해 모든 코드를 바꾼 상태다.
어베인 LTE는 스마트폰 없이 통화도 하고 문자도 받는다. 안드로이드웨어처럼 스마트폰의 종속 관계를 끊었다. 설치한 응용 프로그램을 옆으로 하나씩 넘기며 원하는 재주를 곧바로 실행하는 점에선 빠르다. 이통사 멤버십 서비스, 캐시비 결제, 영화표 서비스 등을 실행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응용 프로그램의 추가 설치는 아직 어렵다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는 준비한 채 대기 중이다. 세 개의 버튼으로 설정과 홈 화면, 돌아가기를 실행하고 화면을 터치해 기능을 실행한다. 세 개의 물리 버튼을 넣은 것은 이 시계의 개성과 연결된 것이라 반갑다. 작은 화면이 키보드를 어떻게 넣었을까? 숫자판은 괜찮으나 쿼티 키보드는 많이 답답해 보인다. 어베인 LTE의 모양은 시계인데 하는 일은 그냥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다.
어베인과 어베인 LTE의 성격은 지금 정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것. 그렇다면 어베인은 남성 웨어러블 제품의 브랜드가 될까? 제품의 성격보다 브랜드 성격을 더 감잡기 힘들다.
덧붙임 #
어베인 LTE에 대한 약간의 추가 설명 –
*줄은 교체가 불가능하다. 줄에 캐시비를 결제하거나 충전할 수 있는 NFC 태그가 있기 때문.
*응용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관리앱에서 가능하지만 앱스토어의 기능을 하는 LG스마트월드가 아직 개장 전이다.
*쿼티 키보드는 글씨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입력이 조금 어려운데, 이때 자판을 누르면 좀더 큰 글씨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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