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400의 070 인터넷 전화(FMC)에 대한 고찰

*이 글은 M8400 체험단에 참여하며 작성된 것입니다. M8400의 정보를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M8400은 ‘070 인터넷 전화’가 결합된 스마트폰이라는 특징을 이전부터 소개했지만, 이 인터넷 전화에 대해서는 좀더 고찰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휴대폰으로도 통화가 가능한데, 굳이 인터넷 전화는 필요하냐는 질문도 많고, 이것을 잘 쓰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고민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용자마다 그 답은 다를테지만, 나름 대로 얻은 결론을 정리해 봅니다.

 휴대폰의 연락처를 그대로 쓴다

아마도 휴대폰 요금이 일반 전화나 인터넷 전화와 비슷한 수준이면 휴대폰을 두고 따로 전화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금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다보니 업무를 보거나 통화가 길어질 것 같으면 일반 전화나 인터넷 전화끼리 통화를 하는 게 요금을 줄이는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사무실이나 집의 일반전화 또는 인터넷 전화를 써서 다른 이에게 걸 때의 상황이 참 묘합니다. 전화를 걸 상대의 전화번호를 찾는 일 때문이죠. 보통 쌓여 있는 명함을 뒤적이거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 번호를 일일이 찾아서 번호를 눌러야 하므로 그만큼 시간을 더 쓰게 됩니다. 일반 인터넷 전화 한 통 걸기 위해서 해야 할 사전 작업이 많은 것입니다.

M8400은 전화번호를 찾아서 인터넷 전화를 거는 그 시간을 줄여줍니다. 업체나 사람의 이름만 알면 전화부를 띄운 다음 초성만 눌러서 해당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고, 번호를 누르지 않고 선택만 하면 전화를 걸 수 있으므로 덜 번거롭습니다.

 주소록 관리에 더 신경쓰게 돼

하지만 M8400에서 바로 인터넷 전화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 역시 필요하긴 합니다. 인터넷 또는 일반 전화를 걸려면 상대의 휴대폰 번호가 아니라 지역 번호나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 번호가 등록해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반 통화를 통해 요금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일반적인 휴대폰 이용 환경에서 일반 전화 번호까지 등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이름과 휴대 전화 번호를 등록해 놓을 뿐이지요.

결국 일반 전화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의식하거나 노력을 따로 들이지 않으면 인터넷 전화를 걸기 위한 번호를 등록하는 건 어렵습니다. 더구나 새로 전화부에 등록할 대상에게 휴대 전화 번호와 함께 일반 전화 번호까지 물어보면 조금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일반 전화 번호를 등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M8400의 명함 인식 기능을 쓰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명함에는 휴대 전화 번호와 더불어 일반 전화 번호가 함께 있어 이를 M8400의 명함 인식 기능을 써서 텍스트로 변환해 저장하면 공들이지 않고 일반 전화 번호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명함 인식 기능을 쓰면 e-메일 정보도 함께 저장할 수 있는데, M8400에서 메일을 주고 받을 주소를 입력할 때도 이름만 선택하면 되므로 e-메일 주소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외국에 나가면 가치가 더 커져  

전화부까지 잘 정리해 놓으면 이제 조금은 쓸만해 진 셈입니다. 이후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겠지요. 가까운 곳에 있는 사설 무선 랜이나 네스팟이 있는 곳에서도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지만, 아마 사무실이나 집의 무선 랜이 아니면 거의 쓰기 어려울 겁니다. 무선 랜을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조금은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과정이 귀찮아도 꼭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외국에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지요. 아직 M8400을 들고 외국에 나가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인터넷 전화를 들고 외국 출장을 나갔던 경험이 있던 터여서 M8400의 인터넷 전화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외국에서 인터넷 전화를 쉽게 쓰려면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전화를 신청할 때 받는 공유기를 가져가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미 국내 인터넷 전화에 맞춰 세팅을 해놓은 터라 공유기만 연결하면 바로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 M8400도 이것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덩치 큰 공유기를 챙겨가야만 하는 게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KT 공유기 하나와 M8400만 있으면 외국에서도 국내와 같은 환경으로 통화를 할 수 있으니 이득이 훨씬 크지요. 이는 거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양쪽 모두 이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로밍이 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무선 랜 AP를 찾아서 전화를 걸 수 있으니 비싼 통화료를 내는 임대폰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도 감안할 만합니다.

 인터넷 전화의 착신 설정  

인터넷 전화의 맹점은 무선 랜이 없는 곳에서 통화를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이동 중에 무선 랜을 켜놓으면 신호를 찾느라 전력을 쓰므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문제점도 있기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을 벗어난 곳에서는 무선 랜을 꺼두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무선 랜을 끄면 인터넷 전화를 쓰지 못합니다. 인터넷 전화는 인터넷 망이 연결된 곳에서 쓰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동 중에는 휴대 전화로 걸고 받으면 되니까 문제가 거의 없어 보이는데, 그저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M8400의 인터넷 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것 뿐이지요.

이 문제는 착신 전환을 이용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쿡 사이트의 인터넷 전화 설정에 들어가 착신 설정을 해 놓으면 인터넷 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전화요금을 수신자가 내야 한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급한 용무가 있는 인터넷 전화가 왔을 때는 수신할 수 있으니 유용한 부분입니다.

 인터넷 전화, 선택적으로 활용할 가치는 있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M8400의 인터넷 전화는 매우 제한적으로 쓰입니다. M8400을 갖고 오래 머무는 지역이면 몰라도 지속적으로 움직인다면 무선 랜을 거의 쓰지 못하니까요. 네스팟 지역에서도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일부러 네스팟을 찾아가 전화를 쓸 수도 없을 뿐더러, 잠시 머무르는 곳에서 인터넷 전화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선 랜 설정을 해야 하는 터라 약간의 불편이 따릅니다. 또한 인터넷 전화보다 휴대 전화로 즐겨 쓰고 있는 습관도 인터넷 전화를 쓰는 데 걸림돌이긴 합니다.

하지만 집이나 사무실처럼 오래 머무르는 곳이나 외국 출장지 같은 곳에서 M8400의 인터넷 전화는 분명 활용할 가치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요금이죠. 물론 인터넷 전화를 쓰는 습관이 더 중요하지만, M8400이면 그 습관도 길러볼만할 듯 싶습니다. 

덧붙임 #

1. 한가지 개선했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무선 랜을 연결하기 전에 ‘무선 랜에 접속하면 와이브로와 3G 데이터 접속이 차단된다’는 문구가 뜨는데, 이를 무선 랜에 연결된 뒤에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다는 안내문과 합쳐서 내보내는 게 좋겠더군요.

2. 아니면 휴대폰 모드와 인터넷 전화 모드를 바로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무선 랜을 골라줘야 인터넷 전화까지 켜지도록 되어 있는데, 무선 랜 옵션에 들어가 AP를 고르고 기다리는 게 생각보다 귀찮습니다. 때문에 인터넷 전화 모드를 누르면 가장 강한 신호를 가진 AP에 자동 접속하고 인터넷 전화까지 로그인하면서 메시지는 출력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게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