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MWC 2013은 차세대 모바일 OS 생태계 전쟁을 새로운 선수들이 다수 등장했다.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 OS도 그 주자 중 하나다. 그리고 일단 타이젠과 우분투에 앞서 출발선을 먼저 떠났다. ZTE와 텔레포니카가 파이어폭스를 실은 스마트폰을 먼저 탑재해 내놓은 때문이다. 이 제품들은 3홀의 ZTE와 5홀의 알카텔 부스, 8홀에 있는 파이어폭스 부스 등 여러 장소에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덕분에 단단히 준비하고 온 듯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고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이어폭스 OS는 HTML5를 뼈대로 개방형 웹 표준을 따르도록 만들어졌다. OS 자체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무료로 쓸 수 있으며 다른 변환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 웹을 다양한 화면의 장치에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 플랫폼간 파편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개방형 모바일OS다.
파이어폭스 OS의 특징은 HTML5에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파이어폭스 OS는 이제 새롭게 적응해야 할 모바일 운영체제다. 실제 스마트폰에서 어떻게 다루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ZTE와 텔레포니카에서 공개한 단말기를 통해 대략적인 UI구조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ZTE와 텔레포니카의 단말을 통해서 본 파이어폭스 OS는 그리 복잡해 보이진 않는다. 홈화면과 앱 화면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았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페이지를 넘기기만 하면 홈, 앱, 검색 화면이 뜬다. 홈 화면 왼쪽의 검색 페이지에서 단어를 입력하면 그와 연관된 앱들이 모두 표시되고 오른쪽에는 이용자가 설치해 놓은 앱들이 들어있다. 이 앱은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서 설치할 수 있고 분류가 잘 되어 있으며 모바일 웹을 앱 형태로 만들거나 파이어폭스의 플러그인 형태의 앱을 이것을 통해서 설치할 수도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처럼 알림 막대를 끌어내려서 빠른 설정과 알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운뎅 있느 동그란 터치 버튼을 누르면 홈으로 돌아간다.
UI만 얼핏 보면 이용자 입장에서 파이어폭스 OS는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있고 이용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는 UI의 장점을 발견하기는 힘들 수 있다. 또한 ZTE나 알카텔 모두 파이어폭스 OS를 올린 단말의 성능이 다른 단말에 비해 매우 낮아서 하드웨어를 좋아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렵긴 하다. 1GHz AP와 320×240의 3.5인치 화면, 320만 화소 카메라, 512MB의 저장공간, 180MB의 램 등 현재 나온 제품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비판할 수 없는 이유는 파이어폭스 OS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장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하드웨어에 대한 평가는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파이어폭스 OS는 PC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만든 플러그인을 그대로 가져와 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편의성 면에서는 다른 OS보다 낫고 설치 용량도 적다. 지도와 같은 서비스적인 문제가 조금 있어 보이지만, 이것 역시 노키아 맵 같은 다른 서비스로 대체되어 있고 전체적인 동작에는 큰 무리는 없으며 역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접근하는 과정 자체는 쉬운 편이다.
파이어폭스OS가 이제 시작이므로 당장 기존 시장과 경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일단 ZTE와 알카텔의 하드웨어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이다. 단지 HTML5로 흐름이 넘어가다는 추세에서 파이어폭스가 어떻게 자리를 잡고 확장할 지 두고봐야 할 부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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