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HTC가 국내에 작은 사무소 형태라도 잔류했더라면 올해 반전의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국내 시장이 외산 업체에 많이 닫혀 있고, HTC도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지원이 미비해 서로 가까워지기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흔들 만한 좋은 제품이 준비만 된다면 그래도 조금은 옹호해 줄 수 있었을지 모를 일이라서다.
그런 HTC의 제품이 지난 해에 없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그랬다. 그것은 HTC가 어느 순간부터 실제 변화가 없었으면서도 혁신을 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던 제품을 내놓던 때라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만듦새의 문제,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정작 과거에 집착하는 듯한 센스 인터페이스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다. 새로운 틀, 재질, 색깔을 바꿔가며 신제품이 나오지만, 언제나 검은 바탕의 디지털 시계가 보이는 HTC의 제품 사진은 똑같아 보였던 것이다.
그래도 올해에 남았다면 조금 옹호해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은 괜히 하는 소리는 아니다. 방금 문제로 지적했던 이용자 인터페이스가 잘 다듬어진 때문이다. 물론 HTC One의 UI를 말하기에 앞서 전면 틀만 볼 때 아이폰과 비슷한 이미지를 완전히 감추진 못한다. 느낌까지 모두 같은 것은 아니지만, 얼핏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위와 아래의 스테레오 스피커 위치를 알려주는 수많은 홈, 아래쪽의 로고, 홈버튼과 돌아가기 버튼이 동일 이미지를 갖게 만들진 않는다. 그나마 뒤판은 활처럼 휘어 놓은 듯 곡면으로 처리한 터라 비슷한 느낌은 많이 줄어든다. 풀HD 화면, 스냅드래곤 600과 같은 제원도 이미 경쟁 제품이 있는 터라 독보적이라 할 수 없다. 결국 어떤 사용성을 보여주느냐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전면의 부담을 극복하고 화면을 켰을 때의 센스 5.0 UI는 이전 4.0과 완전히 다르다. 커다란 시계는 사라졌고 위젯도 대폭 줄였다. 첫 화면부터 컨셉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계와 날씨도 보여주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소식이 맨 앞에 배치된다. 이 뉴스는 이용자가 정해진 목록에서 선택할 수 있다.(애석하게도 국내 매체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또한 왼쪽으로 페이지를 옮겼을 때 불필요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위젯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아래의 하드웨어 터치 버튼도 홈과 돌아가기만 넣어 버튼의 수를 줄였기 때문에 전제적인 조작환경도 변했다. 홈 버튼을 두 번 눌러 작업 전환을 하는 것으로 조작성을 바꾼 점, 세로로 스크롤하는 앱 트레이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깔끔한 구성의 설정은 확실히 달라졌다. 다만 울트라픽셀이라고 부르는 카메라의 특성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UI 자체는 단순화되어 있다.
전체적인 사용성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이전의 색깔과 확연히 달라진 인터페이스의 느낌은 좋다. 물론 이 인터페이스는 MWC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HTC는 MWC가 열리기 하루 전에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 제품을 발표하곤 했지만, 올해는 이 행사를 생략했다. 대신 그보다 일주일 앞서 뉴욕에서 야심찬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HTC ‘One’을 공개했고 그 제품을 갖고 이번 MWC에 나왔을 뿐이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돋보이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MWC의 HTC 부스가 의외로 재미있던 이유는 제품 이름대로 이 제품만 유일하게 전시해서다. 원래 HTC는 One이라는 제품 시리즈가 있었는데, 지난 해에는 One X, One S 같은 여러 이름의 제품을 다수의 제품을 깔았었고 구분을 하기도 힘들었다. 그에 비하면 이번 부스 구성은 제품의 종류는 부족하나 주목도를 끌어내는 데는 효과적이었는데, 단지 부스의 분위기가 그다지 활기차 보이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좋은 HTC 제품을 바라는 관심을 가진 이들의 기분을 띄우기에는 부스 분위기가 호흡을 같이 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런 제품을 내놓는 것을 보면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
디자인이 굉장히 이쁘네요.. HTC는 좀 투박한 면이 많았는데 이 제품은 곡선부터 ㅎㅎㅎ (그져 하얀색이라면 좋아하는 ㅡㅡ;)
아.. 이 제품 은색입니다. 정말 아이폰하고 유사점이 좀 많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