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의 부활로 비스타 성공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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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마이크로소프트 피터 무어 부사장
지난 7월 중순 E3 기간 중에 열린 MS 프레스 컨퍼런스를 인터넷을 통해서 시청했습니다. 이 프레스 컨퍼런스를 보다가 해일로 스페셜 에디션에 대한 정보가 나와서 재빨리 포스팅도 했지만, 컨퍼런스를 보다가 깊이 와닿은 장면은 XBOX 360에 대한 것도 아니고 라이브나 마켓 플레이스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게임즈 포 윈도'(games for windows)에 대한 이야기, MS가 아직 PC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10여분의 상징적인 프레젠테이션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동영상이 그렇듯이 화질도, 음질도 뚜렷하게 좋지 않아 그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어 며칠 전에 마켓 플레이스에 있는 E3 동영상을 삼돌이에서 다운로드해 해당 발표 장면을 다시 찾아 봤습니다. 전반적으로 윈도 비스타의 시장성을 넓히기 위한 측면 지원이라는 성격이 강하긴 했습니다만, 이날 MS가 밝힌 게임즈 포 윈도와 (게임즈 포 윈도)라이브에 대한 적극적인 제스쳐는 그동안 콘솔 게임에 집중하던 MS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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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스튜디오 셰인 킴 부사장이 윈도용 비바 피나타를 소개할 때만 해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어 소개한 에픽 수석 게임 기획자 클리피 비(cliffy. b)가 새로운 싱글 미션과 멀티 플레이어 맵, 게임 에디터를 갖고 할리데이 시즌에 출시할 기어즈 오브 워를 시연한 뒤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지요. 기어즈 오브 워는 비스타는 물론 윈도 XP 버전으로 나오고, 삼돌이 플레이어와 함께 즐기는 크로스 플랫폼용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 뒤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부사장-이제는 전 부사장인가요?-인 피터 무어와 바통 터치를 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선 피터 무어는 올 연말까지 새로운 파트너가 된 세가, 아이도스, THQ가 게임즈 포 라이브를 위한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뭐.. 이 정도는 늘 있는 발표겠지만, 언리얼 엔진 3로 좀더 쉽게 라이브 타이틀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에픽과 ‘빅딜’을 했고 이를 통해 PC와 XBOX 360에서 좀더 가깝게 만들어주게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피터 무어가 힘주어 말한 대목은 활기를 찾은 마케팅의 노력과 최신 그래픽 기술, 그리고 역사상 게임과 가장 친근한 운영체제인 비스타라는 세가지 요소로 게임의 르네상스가 만발할 것이라고 단언한 부분입니다. 그리고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지요. 1천만 명의 PC 게이머들이 윈도 비스타로 옮길 것이라고.. 이를 위해 EA, 액티비전, THQ, 세가 등 여러 서드파티 들이 60개의 게임즈 포 윈도 타이틀을 할리데이 시즌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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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PC 게임을 대거 공개한 것은 앞서 말한 대로 비스타 때문입니다. MS가 운영체제 시장을 지배해온 배경에 게임이 있고, 또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게임을 이용해 왔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겁니다. 윈도 95에서도, XP에서도, 이번 비스타에서도 MS는 언제나 게임을 위한 최고의 운영체제라는 것을 말해왔고 실제로 게임을 발판으로 새 운영체제를 보급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대부분은 다이렉트 X가 핵심이기는 했지만, MS는 이를 운영체제에 교묘히 결부시키는 전략을 써왔기 때문에-이전 윈도에 대한 다이렉트 X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정책 같은- 결국 ‘새 게임은 새 운영체제에서 즐긴다’는 공식을 인지시키는데 성공한 셈입니다. 더구나 강력한 인지도를 가진 게임 타이틀이나 개발사의 신작을 킬러 앱으로 내세워 PC 게이머들에게 업그레이드를 압박하는 장치로 쓰고 있어서 업그레이드 효과는 의외로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위에서 피터 무어가 말한 1천 만명의 비스타 게이머도 그런 압박의 효과라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업그레이드 이유가 없는 게이머들에게는 울며 겨자먹기가 아닐 수 없지만…-.ㅡㅋ… 또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라는 또하나의 명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도 있다는.. -.ㅡㅋ)


그렇다고 당장 비스타 전용 게임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발표된 게임들 중에 기어즈 오브 워처럼 XP에서도 실행가능한 것도 많습니다. 아직은 XP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냉정하게 그 시장을 버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다만 다이렉트 X 10용 게임들이 많아질수록 애석하게도 XP에서 누릴 수 있는 게임의 시각적 효과는 점점 줄어들게 될테고, 이에 따른 게이머들의 정신적인 압박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같은 게임을 즐기더라도 아무래도 눈에 보기 좋은 쪽의 만족도가 높은 건 사실이고 게이머 스스로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온 이제까지의 전례에 비춰본다면 분명 운영체제 전환뿐 아니라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 수요도 함께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은 조심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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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S가 게임즈 포 윈도라는 브랜드를 런칭한 이유는 윈도(XP와 비스타, 32비트와 64비트)에서 돌아가는 게임이라는 것을 뜻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비스타 만의 두 가지 특징을 살리는 것이기도 한데, 부모 통제 기능이나 게임 설치와 실행을 쉽게 도와주는 비스타 게임 탐색기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XP를 당장 버릴 수 없는 현실이라 기본적인 게임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대신 비스타에서 더 편하고 화려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게이머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비스타를 위해-물론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다시금 게임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먹는 자세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반가운 타이틀이 눈에 보이긴 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나온 것 중에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가 친숙한 타이틀이었고, 익히 알려진 헬게이트 런던이나 크라이시스, 스트랭글홀드, 바이오쇼크 등도 짧은 비디오 안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아, 간만에 정통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X도 나온다더군요.이 밖에 MS가 공식 발표한 게임즈 포 윈도 타이틀을 보면 좀더 기대할만한 타이틀이 있어 보입니다. 시드마이어의 문명도 새 시리즈가 나오고, 폴아웃 세 번째 이야기도 출시할 예정이네요. FPS나 TPS 액션이나 밀리터리 액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바이오쇼크나 케인 앤 린치 같은 게임들도 괜찮을 듯 합니다. 주 타이쿤이나 비바 피나타는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을테고요.

이 많은 게임을 다 즐길 수는 없겠죠. 하지만 틈틈히 즐길만한 PC게임이 별로 없었던 제게는 이번 소식은 의외로 기쁨이었습니다. 제게도 여러 게임기가 있지만, 그래도 PC를 자주 다루고 오랫동안 PC 게임을 즐겨온 터라 콘솔 게임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물론 운영체제 보급의 수단이 되든 말든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와주기를 바라는 건 저뿐은 아니라 믿습니다만.. ^^ 이 게임들 중 국내에 얼마나 많은 타이틀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는 몇몇 타이틀은 꼭 나와주기를 바랄뿐입니다. 혹시 국내에 나오기를 바라는 PC게임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아래의 이번 E3에서 MS가 공식 발표한 게임즈 포 윈도 타이틀 목록을 보시고 점찍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게임즈 포 윈도


“Age of Empires® III: The Asian Dynasties” (Microsoft Game Studios)
“Bee Movie™ Game” (Activison)
“BlackSite: Area 51” (Midway Games)
“Clive Barker’s Jericho™” (Codemasters)
“The Club” (SEGA)
“Company of Heroes: Opposing Fronts” (THQ)
“Empire Earth® 3” (Sierra Entertainment)
“Fallout® 3” (Bethesda Softworks®)
“Flight Simulator X: Acceleration” (Microsoft Game Studios)
“Gears of War” (Microsoft Game Studios)
“Hour of Victory” (Midway Games)
“John Woo Presents Stranglehold” (Midway Games)
“Juiced 2: Hot Import Nights” (THQ)
“Kane & Lynch: Dead Men” (Eidos)
“Nancy Drew®: Legend of Crystal Skull” (Her Interactive Inc.)
“Operation Flashpoint™ 2” (Codemasters)
“Rise of the Argonauts” (Codemasters)
“Rogue Warrior” (Bethesda Softworks)
“SEGA Rally Revo” (SEGA)
“Sid Meier’s Civilization IV®: Beyond the SwordTM” (2K Games)
“Sid Meier’s Civilization IV: Gold Edition” (2K Games)
“Spider-Man™: Friend or Foe” (Activision)
“Star Wars® Empire at War®: Gold Pack” (LucasArts)
“The Witcher” (Atari)
“Thrillville™: Off the Rails™” (LucasArts)
“Turning Point™: Fall of Liberty” (Codemasters)
“Universe at War: Earth Assault™” (SEGA)
“Viva Pinata” (Microsoft Game Studios)
“Zoo Tycoon® 2: Extinct Animals” (Microsoft Game Studios)

게임즈 포 윈도 라이브


“The Club” (SEGA)
“Gears of War” (Microsoft Game Studios)
“Juiced 2: Hot Import Nights” (THQ)
“Kane & Lynch: Dead Men” (Eidos)
“Universe at War: Earth Assault” (SEGA)
“Viva Pinata” (Microsoft Game Studios)

** 덧> PC게임 시장 규모는 2004년 11억 달러를 기점으로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조금씩 하락하다가 지난해 9억7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소폭 상승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전체 콘솔 시장 규모 48억 달러에 비하면 1/5 수준 밖에 되지 않는 규모였지요. 비스타를 통한 MS와 관련 업체의 대대적인 게임 마케팅이 PC게임 시장의 활력을 불어 넣을지도 기대해 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3 Comments

  1. 2007년 7월 30일
    Reply

    PC게임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미련이 많습니다^^
    MS건 어디건 PC게임이 좀 더 많이 발전하고 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

    덧) 벙개… 몹기 기다려지는군요.

    • 2007년 7월 30일
      Reply

      전략적이든 아니든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덧) 저도요!

  2. 2007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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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도 친숙한 게임 타이틀들이 보이네요..^^;;

    다만, 이젠 PC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지쳐버렸습니다..흑;;
    PS3로 그란투리스모5를 하는 그 날까지..

    (…)

    • 2007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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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코즈에서 소식 접하고선 스크린샷 찾아본다는게 깜빡하고 있었는데, 칫솔님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뽐뿌만 받았지만요..ㅠ
      ㅋㅋㅋ”

    • 2007년 7월 31일
      Reply

      뽐뿌… 거 무서운 건데.. ㅋㅋㅋ
      이번 그란 5 운전적은 참 마음에 들게 바뀐 듯.. 하지만 와이드 TV가 아니면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게 문제겠군요. ^^

  3. 2007년 7월 30일
    Reply

    MS의 PC게임전략은 아마 먹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토렌츠니 공유프로그램 때문에, 그리고 꽤 많이 보급된 온라인에 연결된 콘솔이 있어 굳이 설치하고 하드공간을 필요로하는 PC게임을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WOW나 마비노기 등등 굳이 그래픽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의 오묘한(?)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아직 MS제국은 인정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거기에 무겁고 쓸데없는 비스타의 특성에 무거운 게임은 더더욱 최악의 조합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덧)MS 망해라!

    • 2007년 7월 30일
      Reply

      비스타가 무겁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만… 이번 ‘게임즈 포 윈도’의 목표 중에 하나는 설치에 대한 간편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라 아마도 게임 설치에 대한 다른 해결책을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답니다. ^^

      덧)결론은 ‘MS여~망해라’군요 -.ㅡㅋ

  4. 2007년 7월 31일
    Reply

    저는 게임에 미련이 없습니다.
    저는 중2이후로 게임을 안하고있죠..
    그래서..뭐..MS가 뭔짓하든 상관안하렵니다..ㅡ_-ㅋ

    • 2007년 8월 1일
      Reply

      오옷… 약간은 ‘범생이’스러운 느낌이 드는데요? ^^;

    • 2007년 8월 1일
      Reply

      범생이 같으면 뭐해요..공부를 잘해야죠..ㅜㅡ

    • 2007년 8월 1일
      Reply

      그럼 지금부터 게임이라도 잘 하는게… ^^

    • 2007년 8월 1일
      Reply

      게임에는 저~~~엉말 관심이 없어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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