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 센스 시리즈9을 잠시 만지작 거리는 중입니다. 센스 시리즈 9은 2011년 CES에서 발표했던 슬림 노트북이지요. 사실 센스 시리즈9 이전에도 삼성은 여러 슬림 노트북을 내놨습니다. 모두 X 시리즈였는데, 제원 상에서는 상당히 얇았음에도 실제로 볼 때는 센스 시리즈9 만큼 얇다는 생각이 들만한 제품은 아니었지요. 종전에 내놨던 슬림 노트북과 다르게 센스 시리즈9은 제원뿐만 아니라 실제로 봤을 때 확실히 얇은 느낌이 들도록 외형까지 잘 다듬은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은 분명 센스 시리즈9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다른 슬림 노트북을 만들지 않았다면 오늘의 시리즈9은 없었겠죠. 과거 삼성의 슬림 노트북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었는지 가볍게 정리해 봤습니다.
센스 X360과 X460
센스 X360과 X460의 데뷔 무대는 국내가 아니었습니다. 2008년 IFA가 열리기 직전 유럽에서 두 제품이 공개되었지요. 2008년만 해도 슬림 노트북이 그렇게 많지 않은 시절이었던 터라 상대적으로 날씬해진 슬림 노트북은 관심을 끌기 좋은 아이템이었습니다.
당시 공개된 센스 X360은 가장 가벼운 슬림 노트북이었습니다. 1.27kg이니까요. 당시 나왔던 다른 슬림 노트북보다 0.09kg 정도 무게를 줄였는데, 결과적으로 13.3인치 라인에서 가장 가벼운 노트북이었지요. 하지만 아쉬운 점은 두께였습니다. 얇게 만들기는 했는데, 다른 제품득보다 확실하게 얇은 느낌이 드는 외형은 아니었지요. 일반적인 노트북을 납작하게 눌러놓은 듯한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알루미늄으로 상판 재질을 쓰고 모델에 따라 투톤 처리를 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센스 X360은 저전력 코어2 듀오 프로세서를 넣은 인텔 센트리노2 플랫폼을 썼습니다. 램은 1GB, 저장 장치는 120GB 하드디스크나 128GB SSD 중 선택할 수 있었지요. 지문 인식 스캐너와 보안을 위한 TPM 모듈, 7개의 메모리 카드를 읽는 리더와 3개의 USB, VGA/HDMI 단자 등 확장성은 넉넉했습니다. 화면 해상도는 1,280×800, 광학 드라이브는 없었고요. 더불어 5개의 USB 단자와 충전을 할 수 있도록 P-DOCK라는 도킹 스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배터리는 6셀로 10시간 쓸 수 있고, 13시간을 쓸 수 있는 9셀 배터리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당시 센스 X360의 출시 가격은 1천850~2천 유로였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300만 원이 넘었는데, 실제 국내에서도 결코 싸게 판매했던 모델은 아닙니다.
센스 X420
인텔이 2009년도에 정식으로 슬림 노트북을 울트라씬이라는 제품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이 시장에 적합한 저전력 프로세서 제품군을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센스 X420은 이 플랫폼을 도입한 노트북이었지요. 물론 앞서 나왔던 센스 X360과 X460 모두 울트라씬으로 분류되지만, 처음 만들 당시에 마땅한 제품군 분류가 없던 터라 그냥 슬림 노트북이라고 하는 정도였습니다.
센스 X420이 울트라씬 플랫폼을 달고 나왔지만, 이미지는 센스 X460과 비슷했지요. 제원을 보면 분명 얇은 두께인데, 결코 얇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게는 오히려 1.76kg으로 전작들보다 더 무거웠지요. 물론 화면이 14인치로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얇게 보이지 않아 슬림 노트북이라 말하기 애매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제원은 1년 앞서 출시된 X360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실구매자를 겨냥해 일부 제원을 낮추고 값도 내렸지요. 코어2듀오 SU7300(1.3GHz)와 3GB램, 1366×768 해상도의 14인치 화면, GMA 4500MHD 내장 그래픽, 320GB 하드디스크, 9시간 작동하는 6셀 배터리, HDMI와 VGA 출력단자, 3개의 USB 등 광학 드라이브만 빼고 모두 채워 넣었습니다. 넣을 것은 다 넣어 쓰는 데는 불편이 없으나 역시 울트라씬의 감성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은 컸습니다.
센스 시리즈9
앞서 나온 센스 슬림 노트북을 보면서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긴 순간 나온 것이 센스 시리즈9입니다. CES에서 발표했던 사진만 봐서는 얇다는 인상이 들지 않았는데, 실물을 보니 앞서 출시했던 센스 시리즈와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제원에서 밝힌 두께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접했을 때 정말 얇게 보였다는 뜻입니다. 물론 센스 시리즈9의 두께가 16.3mm여서 이전 제품과 비교했을 때 더 얇은 게 사실이지만, 이전과 같은 형태였다면 그다지 얇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센스 시리즈9의 실물이 더 얇아 보이는 데에는 착시 효과가 있는 날개 테두리 덕분입니다. 상판과 하판을 밋밋하게 만들지 않고 종이를 반으로 접었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가느다란 날개 형태의 테두리로 마감한 덕분에 전체적인 두께를 감추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죠. 센스 시리즈9을 보면 이 날개 부분만 집중적으로 보여서 안쪽의 두툼한 부분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훨씬 날씬하게 보입니다. 단자들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덮개 형태로 잘 가린 것도 인상적입니다.
센스 시리즈9은 얇은 두께 때문에 처리 성능을 떨어뜨리진 않았습니다. 저전력 코어 i5(1.4GHz)와 1366×768 해상도의 13.3인치 화면, 4GB램에 128GB SSD 등 기본기는 괜찮습니다. 한가지 아쉬움은 인텔 GMA HD 내장형 그래픽을 쓴 정도겠지요. 게임이 아닌 사진이나 동영상, 그 밖에 컨텐츠를 즐길 때 어려움은 없습니다만, 센스 시리즈9의 가치에 비하면 유일한 아쉬움이 아닌가 싶더군요.
어쨌거나 센스 시리즈9은 더 얇은 노트북을 만들려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저 제원표에서 표기되는 숫자에 연연치 않고 얇은 그 감성을 곧바로 느낄 수 있게 만들면서 동시에 처리 성능도 갖췄다는 것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돌려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욕심나는 노트북이네요. ^^
작성일 : 2011-05-24
저도 매장가서 봐봣지만..
시리즈 9 정말 탐나더군요..+.+
지금 써보고 있는데… 이거 정말 탐나긴 하네요. ^^
혹시 삼성 체험단이신가요?
센스 씨리즈는 똑같은 사양인데 다른데 150하면 180정도해서 취급안한지
3년이 넘었다는. 별셋이 배가 좀 부른 듯.
어쩌다 기회가 생겨서 써보게 됐습니다. 저도 이전 센스 노트북은 그닥 좋은 평가 안하는 데, 이 제품은 좀 다르긴 하군요.
개인적으로는 다른거 보다는 1366×768 해상도는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개발하려다가 승질 버려요 ㅠ.ㅠ
저도 요즘 좀더 높은 해상도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사진 편집하면서 점점 더 욕구가 증가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