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차 강조하지 않아도 이제 스마트폰에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쯤은 알 것이다. 스마트폰을 어디나 들고 다니기 때문에 좀더 좋은 품질의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제품을 낼 때마다 더 강력한 하드웨어와 관련 기능을 싣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갤럭시S4가 카메라와 관련한 하드웨어 부분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은 솔직히 실망스럽다. 비록 화소를 1300만까지 끌어 올렸지만, 센서와 렌즈를 포함한 더 진보한 카메라 모듈이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독특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이지 못한 점은 나중에라도 돌아봐야 할 점이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이용한 기능적인 면은 더 깊이 들여다 볼 점은 있다. 갤럭시S4가 공개한 20가지의 신기능 가운데 5개가 사진 관련 기능인 만큼 신경은 많이 썼기 때문이다. 지난 해 갤럭시S3를 발표할 때는 사진을 함께 찍은 인물을 인식하고 공유에 초점을 맞춘 반면 올해는 촬영과 활용에 더 관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올해 갤럭시S4의 카메라 관련 기능은 단편적으로 보일 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 촬영 기능이 4개, 카메라를 응용한 앱 1개, 사진을 활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1개 등이었는데, 갤럭시S4 언팩에서 맨 처음 소개했던 것이므로 이미 기능에 대해선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각 기능이 어떤 효과, 어떤 재미, 어떤 기능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봤다.
듀얼 카메라(Dual Camera)
우리 입장에서 듀얼 카메라는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LG의 옵티머스G 프로에 탑재된 비슷한 기능이 있었으니까. 이 재주는 갤럭시S4의 앞뒤에 있는 카메라를 모두 활용해 한 화면에 두 개의 장면을 담는 것은데, 이미 듀얼 레코딩이라는 기능으로 선보인 옵티머스G 프로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동영상 이외에 사진도 찍는다는 점일 것이다. 때문에 LG도 부랴부랴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진 촬영 기능을 넣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단 확대와 축소, 앞뒤 카메라 전환과 배치 등 기본적인 기능은 옵티머스G 프로의 듀얼 비디오 촬영과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결과물에서 약간 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작은 화면의 기울기가 프레임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다양한 프레임을 적용할 수 있는 점이다. 기본 프레임은 우표 모양이지만, 타원형이나 즉석사진, 하트 등 여러 모양을 선택할 수 있고 프레임마다 기울기가 조금씩 다르다. 프레임 하나의 차이지만 다른 느낌이 든다.
사운드&샷(Sound&Shot)
사운드&샷은 사진과 소리를 동시에 저장하는 것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촬영자의 목소리는 물론 주변의 소리를 함께 저장하기 때문에 사진 만으로 알 수 없는 풍경을 상상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사진과 함께 전할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사운드&샷 모드에서 촬영 버튼을 누르면 사진 한장을 저장한 뒤 오른쪽에 촬영 버튼이 녹음 버튼으로 작동한다. 녹음은 최대 9초 동안 할 수 있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녹음을 할 때 잔여 시간이 카운트되지 않는 점이다. 녹음된 이미지를 공유할 수는 있는데, 사진과 함께 음성이 재생되는 것은 갤럭시S4나 업그레이된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추후에 다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드라마 샷(Drama Shot)
아마도 DSLR의 다중 노출 기능을 써본 이들은 이 기능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다중 노출은 여러 장의 이미지를 촬영해 한 장의 사진으로 합성하는 기법으로 보통 특정 장소에 카메라를 고정해 둔 채 피사체의 위치를 바꿔 촬영하면 다른 장소에 놓여 있던 피사체가 한 장의 사진에 나타난다. 드라마 샷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DSLR의 다중 노출처럼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짧은 순간의 움직임을 연속으로 저장한 뒤 각 사진을 조합해 움직이는 피사체가 여럿 보이는 사진을 만들어 낸다.
이게 아주 재미있을 것 같은 재주이긴 했는데 언팩 현장에서 이 기능을 써보는 것은 어려웠다. 움직임이 있는 사진을 한 자리에서 찍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제품을 보느라 한 자리에 멈춰 있기 때문에 이 기능으로 사진을 찍어도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서다. 이 기능도 좀더 살펴봐야 할 듯하다.
지우기 샷(Erase Shot)
이 기능은 약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연속 사진을 찍은 뒤 괜찮은 사진을 1장 고르는 베스트샷과 비슷한 기능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기능은 다중 촬영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쪽이고 합성이 가능한 측면에서 조금 다른 기능이다. 지우기 샷은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 나타나는 불필요한 피사체를 지울 수 있다. 멋진 배경의 사진을 찍을 때 그 배경을 가리는 방해물이 나타나면 그 부분만 지워서 배경을 살리거나 또는 방해물이더라도 괜찮은 것이라면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지울 수도 있다.
이 기능을 켜고 사진을 찍으면 연속으로 5장의 사진을 찍는다. 이중에 고정된 피사체와 다른 부분이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데 지울 부분을 놔두고 나머지 붉은 색을 없애면 그 피사체만 없앨 수 있다. 다섯 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어야 하는 점에선 약간 의하할 테지만, 방해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부분과 방해물을 사진에 합성할 수 있게 결정할 수 있는 점이 베스트샷과 다른 부분이다.
스토리 앨범
스토리 앨범은 그리 복잡한 앱은 아니다. 사진과 영상을 포함한 여러 컨텐츠를 담아 시기별로 자동으로 디지털 앨범으로 제작하는 기능이다. 사진의 크기와 배치는 이용자가 크게 신경쓸 필요도 없고 화면을 가로로 눕힌 뒤 실제 앨범을 다루듯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사진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앨범에 들어 있는 사진을 찍은 장소와 날씨, 함께 했던 사람 같은 정보가 앨범에 자동으로 표시되지는 않는데, 이런 부분을 더 보강할 필요는 있었다. 사진첩 전문 인터넷 서비스인 블러브(Blurb)사와 제휴해 실제 사진첩으로 배송받아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서비스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포토 리더
포토 리더는 사진을 찍는 기능은 아니지만, 카메라를 이용하는 기능이다. 포토 리더는 카메라를 통해서 몇 가지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기능이다. 포토 리더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어 해석, 명함 인식, QR 코드 읽기 등이다. 사실 단어를 빠르게 해석하는 재주는 LG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Q트랜스레이터와 거의 같다. 하지만 이 기능에서 멈추지 않고 명함 정보와 QR 코드 읽기 기능을 함께 넣어 기능을 더 확장한 것이다.
단어 해석은 가운데 보이는 점을 단어에 대기만 하면 저절로 해당 단어의 뜻을 간략하게 풀어 준다. 단어를 보여주는 속도는 매우 빠르고 단어의 발음을 듣거나 공유도 할 수 있다. 포토 리더에서 명함 인식은 해보지 못한 대신 QR 코드를 인식해 봤는데, 사진을 찍으면 QR코드의 자리를 알아채고 웹사이트 접속이나 북마크, 공유 같은 이 QR코드와 관련된 메뉴가 저절로 뜬다. 그동안 QR코드 전용 앱을 따로 썼다면 이제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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