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게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쓰는 이용자로서 1년 만에 또다른 후속작을 직접 본다는 건 역시 반가운 일이다. 어제 저녁 언팩 2013 에피소드 2가 끝난 뒤 갤럭시 노트3를 이리 저리 둘러봤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펜이 핵심인 터라 해마다 이 펜의 사용성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펜과 관련된 기능들일 수밖에 없다. 이번 갤럭시 노트3는 전작에 비해 펜의 입력 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 듯한 느낌이다.
S펜을 쓰는 느낌이 달라지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펜을 이용하는 장치다보니 펜 자체에 의외로 많이 신경쓰게 된다. 갤럭시 노트2의 S펜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했다. 장치에 비해 펜이 의외로 두꺼워서 쥐기 편했던 반면 펜 끝이 딱딱한 플라스틱이라 볼펜으로 유리판에 글을 쓰는 느낌이 강했다. 개인적인 바람은 이 펜에서 끝만 바꿨으면 했는데, 사실 그 바람과 반대로 이뤄진 듯 하다. 펜 끝은 바뀌었는데, 전반적인 부피가 살짝 얇아진 탓이다. 새 노트의 펜 끝은 약간 고무 느낌을 살린 터라 볼펜으로 유리판에 글을 쓰는 것보다는 덜 미끄럽긴 해도 글을 쓰는 느낌은 더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조금 얇아진 펜은 이전보다 쥐는 느낌을 더 좋게 만든 것은 아니라서 새롭게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S펜으로 쓰는 동작의 일관성
S펜으로 쓰는 것뿐 아니라 제조사가 만든 새 기능을 기본 앱과 더불어 시스템 전체에서 일관된 동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든 장치의 숙제다. 특히 S펜처럼 특화된 기능을 특별히 지원하지 않는 앱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대한 요구는 끊임이 없었는데, 일단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해결했다. 하나는 모든 앱에서 일관된 작업을 할 수 있는 메뉴를 띄우는 것과 다른 하나는 모든 입력에서 S펜 필기를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다.
먼저 모든 앱에서 일관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에어 커맨드다. 에어 커맨드가 S펜으로 빨리 실행하는 바로 가기 기능 정도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앱에서 S펜의 주요 기능을 실행해 스크랩이나 액션 메모, S파인더 등의 기능을 통해 좀더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든다. 이용자가 S펜을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는 앱에서도 원하는 작업을 바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쓰는 쪽의 일관성이다. 일단 갤럭시 노트의 S펜 이용자들은 이전보다는 펜 입력 측면에서 일관된 두 가지 기능을 쓸 수 있다. 다이렉트 펜 입력은 모든 입력 화면에서 키보드의 필기 기능 전환을 켜는 게 아니라 입력 창에 뜨는 버튼을 누름으로써 곧바로 필기 인식 모드로 전환한다. 어떤 앱에서나 입력 창 안에서 이 버튼이 살짝 나타나 필기 입력 화면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좀더 넓은 화면에서 손쉽게 글을 써 변환할 수 있다. 액션 메모도 마찬가지. 이용자가 메모판에 글을 쓰거나 숫자를 입력하면 이를 곧바로 일반 문자로 인식해 전화 걸기나 위치 찾기, 인터넷 검색 키워드로 바로 입력할 수 있다. 이 기능도 에어커맨드를 통해 여러 앱에서 실행할 수 있고 실제 해당 작업을 위해 일일이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조작의 효율성은 좋아졌다.
다양한 스크랩 기능
갤럭시 노트로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은 역시 잘라서 붙이는 기능들이다. 지난 갤럭시 노트2에서 사물을 오려 아이디어 노트에 넣는 스크랩북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 중 하나였는데, 이를 좀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특히 잡지 형태로 만들어 내는 스크랩북은, 아이디어 노트와 달리 오린 이미지를 좀더 보기 좋은 형태로 배열하기 때문에 나중에 꺼내보기 쉽도록 해 놓았다. 여기에 좀더 공책의 느낌이 들게 하는 탬플릿을 가진 S노트도 여러 모로 변화가 많았는데, 아마 메모나 글을 자주 남기는 이들에게는 좀더 쓸만한 환경이 되어 가는 듯 보인다.
개인 서명을 이용한 잠금 해제
아마 갤럭시 노트3의 여러 기능이 있어도 이것보다 더 직관적인 S펜의 기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는 대부분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풀어야 하는 데 이는 유출이나 유추하기 쉽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갤럭시 노트3는 이러한 잠금 화면 해제와 다르게 개인 서명을 로그인에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카드 결제 서류에 서명하듯이 잠금 화면의 서명란에 쓰기만 하면 잠금 화면이 풀리는 것이다. 개인 서명은 옆에서 보더라도 한번에 따라하기 힘들어 실제로 스마트폰의 정보를 아무나 볼 수 없게 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개인 서명 로그인 기능이 한국어 모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에 대해선 우리나라에 돌아가는 대로 좀더 자세하게 확인해봐야 할 듯 싶다.
브루스님 블로그에서 여쭸었던 질문에서 s펜으로 뒤로가기와 메뉴버튼이 눌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점도 s펜으로 하는 동작의 일관성 향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흐.. 잡설이 길어졌네요. 여쭤보려는 점은 펜으로 버튼이 눌린다면 이제 제스쳐가 사라진건지 혹시 테스트 해보셨나요,…? 사실 이전에 펜 제스쳐는 꺾어야해서 뒤로가기와 메뉴버튼 누르는게 불편했었거든요.
맞습니다. 그 부분도 일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S펜의 백버튼 터치는 원래 갤럭시노트 8부터 지원되던 것이어서 노트3만의 특징으로 꼽지는 않았고요. 그러고보니 뒤로 가기 제스처에 대해선 확인이 덜되었네요. 이 부분은 다시 확인해서 말씀드리도록 하죠.
앗, 감사합니다 u.u. IFA 현장에 계셨다니 정말정말 부러워요 ㅠㅠㅠ. 조심히 돌아오세요!
백 버튼 제스처는 없어졌습니다. S펜으로 백버튼을 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뺀 듯하네요.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