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갤럭시 카메라가 공개되기 전에 생각했던 걱정 거리가 있었다. 가장 큰 우려는 갤럭시 카메라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정된 관념에 의해 강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며 그것이 여과 없이 비판으로 쏟아질 것이라는 점이었다. 왜냐하면 이 제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카메라의 정체성에 혼란을 줄 것이고,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비판은 비판대로 제조사가 감수해야 할 몫이고 난 그것을 대변하거나 옹호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이 카메라를 어제의 짧은 순간이 아닌 그나마 좀더 오래(?) 만져본 입장에서 이 카메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문제를 개선해야 할지 의견을 몇 자 적는다.
카메라의 골격에 부가 기능을 더한 것
일단 갤럭시 카메라의 기본 골격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카메라다. 그러니까 사진을 찍는 카메라에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기능들을 더한 것이지, 스마트폰에 카메라를 더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엎어치나 메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에 둔 단말기이고, 디지털 카메라는 디지털 이미지를 생산하는 전문 장치라는 관점에서 출발선이 다르고 하드웨어 역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모든 우선 순위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카메라의 기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 부가 기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별있게 따져보는 게 순서다. 렌즈와 센서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화질, 다양한 촬영 기법과 조작의 편의성부터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고 어제도 이 카메라의 주요 촬영 기능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대하는 자세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카메라의 기본에 접근하기보다 안드로이드와 LTE 네트워크를 지원해 이통사를 통해서 판매되는 그 판매 환경에 더 초점이 잡혀 있다. 물론 이통사를 통해 판매되는 그 방식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인식의 한계로 인해 카메라로서 봐야 할 관점 자체를 버리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닌가.
카메라에 무선 망은 필요한가?
나는 지금 무선 랜을 지원하는 NX1000을 쓰고 있다. 이 카메라는 무선 랜을 통해서 다른 장치에 사진을 전송하거나 페이스북에 업로드를 할 수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해 놓을 수 있다. 그런데 NX1000의 무선 랜 기능 중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스마트폰으로 복사하는 것이다. 그 복사의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공유의 즉시성 때문이다.
공유의 즉시성은 내가 찍은 사진을 곧바로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의 문제다. NX1000에서 사진을 찍고 공유를 위해선 인터넷과 공유된 무선 랜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선 랜은 흔한 게 아니며, 스마트폰의 태더링을 켜고 쓰기에는 연결 과정과 접속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그나마 스마트폰에 복사하는 것이 이 카메라에 찍은 사진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나는 카메라에 꼭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여기진 않지만, 만약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든 무선으로 활용하는 기능이 들어간다면 다른 장치를 통하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쪽의 결론을 갖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의 제조 비용과 네트워크 이용에 따르는 소비 지출의 증가가 그닥 탐탁치는 않지만, 그것이 편의성과 맞바꿀 수 있는 비용적 가치를 주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
카메라 관점에서 부족한 UI
내가 갤럭시 카메라에서 아쉬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안드로이드를 쓰는 것이 카메라의 기능과 성능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난 이 카메라가 좀더 순수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UI를 갖기를 바랐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터치 위즈가 아니라 갤럭시 스마트폰 만이 갖는 고유의 UI를 특화했어야 한다는 쪽이다.
사진을 쉽게 촬영하고, 기능을 편하게 다루고, 다양한 앱을 통해 즐길 거리를 가진 카메라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터치위즈 UI가 별다른 커스터마이징 없이 올라가 있고 그것이 카메라로서 가져야 할 차별화가 덜 되어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종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이들은 어렵지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전문 카메라의 인식을 약화하게 만든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이 말은 터치 위즈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우리가 카메라를 켜고 일상적으로 보는 촬영 화면을 벗어났을 때, 안드로이드 홈 화면을 보는 것에 대한 익숙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앱과 위젯이 있는 홈 화면이 메인이어야 할까? 아니면 공유(Share), 촬영(Shoot), 즐길 거리(Enjoy), 편집(Edit)이라는 특징을 살린 메뉴가 먼저 일까? 갤럭시 카메라가 가진 정체성의 혼란을 잠재우려면 UI부터 그 색채를 또렷하게 그려내야 할 것이다.
덧붙임 #
이통사가 이 제품을 어떻게 팔지 알 수 없지만, 이제 LTE 요금제의 유연성을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은 분명하다. 이 제품에 보조금을 결합한 데이터 요금제를 판매해도 결국 그 부담은 적지 않을 테니까. 이제 LTE OPMD를 미룰 수 없는 때인 것은 분명하다.
문득 궁금한게 안드로이드 기반이라면..
콜드 부팅이라던가 이런 속도는 어떤가요? 디카로서의 부팅시간의 요구사항이 있을텐데 말이죠
완전히 껐다가 켜는 건 스마트폰과 비슷합니다만, 대기 모드에서 켜는 건 일반 카메라 수준입니다.
갤럭시 카메라에 대해 제가 비판적인 글을 올렸었는데, 비판만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대안을 제시해볼까 합니다.연관글 : 갤럭시 카메라 누가 살 수 있어?http://fstory97.blog.me/70152501178
삼성전자 갤럭시 카메라
브랜드
삼성전자
1630만화소, 4.8인치LCD, 광학2
1. 갤럭시 줌의 니즈갤럭시 줌이라는 변칙적인 모델이 삼성에서 선보였습니다.[ 사진 출처 :http://hi-tech.mail.ru] 나름 저한테는 조금 끌리는 기기로서 어쩌면 2년후에는 갤럭시 줌 시리즈를 눈여겨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 사진에 대한 니즈가 매우 높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의 SNS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에
검색과 시계가 제일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것 자체가 시작부터 에러죠.
그러게요. 카메라에서 스마트폰용 UI를 보고 싶은 건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도 다음 갤럭시 카메라를 보니 개선 가능성은 없는 듯 싶더군요.